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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압감을 이겨낸 한마디…"내 선택을 믿자"
온그린 뒤 평균 1.58타…컴퓨터 퍼팅, 낙천성 덕분
중압감을 이겨낸 한마디…"내 선택을 믿자"
온그린 뒤 평균 1.58타…컴퓨터 퍼팅, 낙천성 덕분
제68회 US여자오픈골프대회를 앞두고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처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의 메이저대회 3연승 도전이라고 대대적인 관심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박세리의 시즌 최다승(5승) 돌파,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한 시즌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 등으로 연일 보도가 쏟아졌다.
박인비와 그의 멘탈 코치인 조수경 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장(44·사진)은 이에 맞춰 대회 기간 내내 매일 전화통화를 하며 마음에 두고두고 생각할 한 가지 주제를 새롭게 정했다. 그것은 스윙비법 같은 기술적인 측면이 아닌 강한 멘탈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내 선택을 믿자’
조 소장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론의 집중 조명은 박인비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며 “눈에 보이고 귀로 들리는 외부의 자극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필드에서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들이 택한 결론은 ‘내 선택을 믿자’는 것이었다. 조 소장은 “1번홀부터 18번홀까지 내 공 앞에서 어떻게 집중할 것인가를 위해 ‘내 선택을 믿자’고 주문했다”고 한다. 그는 이어 “어떤 클럽이 손에 쥐어지든, 내가 본 라인이 맞든 틀리든 공 앞에서 자신있게 스윙을 하고 내려오자는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낙천적인 성격이 강한 멘탈로 이어져
조 소장은 “박인비의 낙천적인 성격은 하늘이 준 큰 선물”이라고 했다. 수영의 박태환, 리듬체조의 손연재, 체조의 양학선, 골프의 유소연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멘탈을 지도하는 조 소장은 “낙천적인 성격을 갖고 태어난 선수가 있고 트레이닝을 통해 멘탈을 강화한 선수가 있다”며 “박인비는 선천적으로 강한 멘탈을 갖고 있으면서 트레이닝을 통해 멘탈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박인비는 자신이 믿고 있는 사람이나 목표에 대해 낙천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며 “불안한 요소가 표출되고 감성적인 고비가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그 믿음을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이끌어가는 의지가 있다”고 평했다.
이런 강한 멘탈은 미국에서 ‘퍼팅 대가’로 불리는 데이브 스톡튼도 인정했다. 그는 “좋은 퍼팅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한다”며 “박인비는 어떤 라인에서든 멘탈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어떤 압박감 속에서도 루틴이 변하지 않는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박인비의 올시즌 온그린 뒤 평균 퍼팅수는 1.702타다. LPGA투어 1위다. 이번 대회에서는 1.58타로 더 낮아졌다.
○남기협과 ‘약혼’에 박인비의 최근 상승세에는 약혼자이면서 코치를 맡고 있는 남기협 KPGA 프로가 있다. 둘은 7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연습을 하다가 알고 지냈고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2011년 말 약혼한 직후 남 코치는 8개월간 스윙 교정 작업을 거쳐 현재의 박인비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인비는 “오랫동안 골프를 쳤지만 임팩트 직후 클럽이 어떤 길로 빠져나가야 좋은지 몰랐으나 오빠(남 코치)가 터득한 노하우를 알려줬다”며 “그동안 릴리스는 오른손이 왼손을 덮는 식으로 했으나 왼손이 리드하는 릴리스로 바꾸면서 골프 스윙의 원리를 터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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