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는 것은 읽는 다는 것이다.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마음을 읽고
세상의 보이는 변화를 보고 보이지 않는 변화의 이면을 읽고
먹구름이나 천둥이나 번개를 보고 비가 올 것임을 읽고...
작은 징후나 조짐을 보고 커다란 변화가 몰려 올 것임을 읽는다.

늘 똑같이 보는 사람은 똑 같이 세상을 읽는다.
틀에 박힌 눈으로 보는 사람은 틀에 박힌 방식으로 읽는다.
세상을 다르게 읽고 싶은가?
그럼 세상을 다르게 봐야 한다.
세상을 다르게 보고 싶은가?
그럼 세상을 다르게 읽어야 한다.

이 처럼 세상을 보는 일과 세상을 읽는 일은
톱니바퀴처럼 엮여져 있어서
다르게 보려면 다르게 읽은 앎이 있어야 하고
다르게 읽기 위해서는 다르게 보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특히 보는 것을 바꾸고
본것에서 다르게 뭔가를 이끌어내가 위해서는
내가 지금까지 읽은 앎을 통해 축적된
인식의 깊이와 넓이가 바뀌어야 한다.

내가 볼 수 있는 시력(視力)은
지금까지 내가 본 역사적 기록, 시력(視歷)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멋진 광경이나 의미심장한 장면을 봤어도
그것을 읽어낼 수 있는 인식의 지평과 깊이가 없다면
그저 어제 봤던 방식대로 보일 뿐이다.
보이는 것만 보면서 틀에 박힌 방식대로 세상을 읽을 수 밖에 없다.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다른 것을 읽고 싶고
어제와 동일한 현상이지만 거기서도 뭔가 다른 것을 읽어내려면
나의 앎이 바뀌어야 한다.

그 앎의 체계와 구조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바로 독서다.
그래서 남다르게 읽지 않으면
늘 남을 읽기 전에 읽히는 삶을 살 수 밖에 없고
세상을 남다르게 읽고 남다르게 구상한 사람의 사유체계에 구속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읽지 않으면 읽히고
읽지 않으면 많은 것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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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님의 사진.
유영만님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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