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실버서퍼(silver surfer) second value / 인생설계(Senior)

2015/03/13 10:56

 

.청년들의 일자리도 부족한데 그 틈을 중장년층이 비집고 들어가고 있다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은퇴연령은 더 빨라지고 수명은 길어지면서 시니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기에 나오는 반응이다. 하지만 젊으나 늙으나 일은 해야 하기에 이러한 논쟁은 끝이 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사회의 일자리 과제가 그저 문제가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사회의 큰 이슈꺼리가 될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아예 취업을 포기해 버린 취포생, 20대에 스스로 비정규직을 퇴직하는 이퇴백, 인문계 졸업생의 90%가 논다는 인구론까지 사회의 아픔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내용들이 회자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라는 하나마나한 조언만 계속하고 있다. 


은퇴를 한 사람들이 청년의 일자리에 오래 버텨서도 안 되겠지만 고령층이 해야 할 일을 젊은층이 다 차지해서도 안 된다. 청년들의 일자리도 부족한데 그 틈을 중장년층이 비집고 들어가고 있다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은퇴연령은 더 빨라지고 수명은 길어지면서 시니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기에 나오는 반응이다. 하지만 젊으나 늙으나 일은 해야 하기에 이러한 논쟁은 끝이 나지 않을 것이다. 


고령층의 일자리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면서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하여 청년층과 고령층의 ‘세대충돌’ 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는 매스컴도 있다. 최근에는 60대 이상의 실버세대가 2~30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바리스타와 큐레이터직종까지 도전장을 던지고 있어 청년층과 고령층의 일자리 경계도 없어지고 있다는 표현이다. 애들싸움이 어른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일자리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만도 아니다. 일자리가 있다해도 반정도는 비정규직이다. 예전의 아버지 세대들이 정규직으로 받아오던 그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도 어쩔 수가 없다. 기업이 버티기가 힘이 드니인건비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 제도를 도입한것이다. 정규직 사원들을 위한답시고 경쟁적으로 올려 놓았던 복리후생의 부담과 위기를 이제서야 느끼게 된 것이다.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1위를 한 어떤 공항은 7천명의 직원들 중 10%정도만이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모두 비정규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위 비정규직 백화점인 셈이다. 비정규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공항의 특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쥐어짜는 행태로 경영효율을 유지한다고 생각하니 씁쓸하기 그지 없다. 공항근로자들의 근속기간이 5년 정도이기에 그냥 쥐어짜는 1회용 서비스를 위해서 몸을 던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말이다.


반대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서 사회적으로 호평을 받은 사례도 많다. 어떤 대형유통업체에서 2006년에 비정규직 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조치를 단행하여 매스콤의 집중조명을 받은 적이 있다. 유통업체가 직원을 정규직화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직원 수가 곧 인건비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첫째,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애사심의 척도인 이직율이 낮아져 조직의 안정성을 높였다는 점 둘째, 고객을 상대하는 계산오류나 불만접수가 줄었다는 점이다. 계산오류나 고객들의 불만은 고객접점의 만족도이기에 고객의 만족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요인이다. 셋째, 사회봉사 참여율이 높아졌고, 연간 기부금액도 늘어났다. 첫째와 둘째는 기업이 좋은 점이고 셋째는 우리사회에 도움이 되는 선순환인 셈이다. 


"무엇보다도 내게는 원칙이 하나 있다. 모든 사람은 사회적으로 관련된 무언가를 하나는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들의 개미집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누리려면 모든 사람은 아주 작은 부분일지라도 타인에게 이바지해야 한다는 점이다."(베르나르 올리비에, 떠나든 머물든)


경영효율을 위한 고용의 유연성도 지켜야 할 과제이긴 하지만 청년층의 비정규직 비율을 늘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가는 디딤돌이 되어야 하는데, 한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이 되다보니 신분고착이라는 사회의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올 때 한번의 선택으로 평생의 좌우하는 신분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면서 비정규직의 설움을 몸으로 겪어내다 보면 그들에게 남는 것은 사회를 향한 악과 분노뿐이다. 1~2년의 수습이라 생각하면 훈련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재계약으로 꿈을 잃고 시회의 낙오가 돼버리는 비정규직이 더 많아서 하는 소리다. 청년들의 비정규직을 줄이고, 고령층의 비정규직을 늘려야 하는 이유이다.

 

꼭 비정규직의 업무가 있어야 한다면 이는 중장년층의 비정규직 업무로 만들어주고, 중장년층이 맡고 있는 정규직 업무는 청년층의 업무로 전환해 주어야 한다. 비정규직을 인건비 절감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정규직이 할 수 없는 부수적인 일이나 중장년층에 적합한 업무로 한정해서 운용하자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규직의 복리후생제도를 손보는 것이 제일 우선이 되어야 한다. 현재 정규직의 복리후생 제도를 그냥 놔두서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가장 기분 나쁜 것이 줬다가 뺏는 것이긴 하지만 이미 복리후생으로의 기능을 잃어버린 함목이나 과보호 항목들은 언젠가 정비하고 가야 한다. 


물론 정규직으로 뽑았다가 경기가 어려워지면 그에 따른 해고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흘러 나가는 수문이 잠겨 있는대 들어오는 문을 열어 놓을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채용도 쉽게 하고, 내보내는데도 쉽게 할 수 있어야 고용이 활성화 된다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정규직을 뽑지 않으려는 기업의 노력은 경기가 어려울 때 해고가 쉽지 않아 내놓는 고육지책이기 때문이다. 

 

고용의 유연성도 한번 들어가면 그곳에서 평생 뼈를 묻어야 한다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아니라 고용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어디서든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또 능력이 떨어지면 내보낼 수 있는 평생고용의 개념으로 가야 하는데 우리는 어디든 한번 들어가면 그것으로 끝이니 문제가 아닌가? 나는 이미 들어와 있으니 나가지 않으려 하고, 그 댓가로 우리 젊은이들의 길을 막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능력이 떨어지면 쉬쉬하고 내보낼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나오게 하는 통로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일자리가 더 많아진다. 일부 기업의 정규직에게 너무 과보호 조항을 만들어 놓다 보니 이러한 부작용이 이제 기업들에게 한계로 다가오고 있다. 과보호 정규직 채용을 꺼리게 되다보니 쉽게 해고 할 수 있는 비정규직을 찾고, 그래서 재계약이라는 명분으로 눈가림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일자리에는 청년들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있고, 중장년층에게 적합한 일거리로 구분되어야 한다. 힘을 많이 쓰고 다이내믹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일은 젊은이들에게 맡기고. 단순 업무나 반복적으로 하는 일 그리고 경험이나 연륜이 필요한 부수적인 업무에는 중장년층에게 맡겨야 한다. 말은 쉽지만 구분이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방향을 정할 수 있지 않은가? 


이와 같은 구분을 두부 자르듯이 일률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업종을 억지로 정하고 있는 것과 같이 청년층의 업무와 중장년층의 업무를 구분해서 그들의 경계를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 사회의 청년층의 비정규직을 줄여나가고, 대신 시니어 계층의 정규직 업무를 파트타임이나 비정규직으로 해서 기업의 부담을 들어주어야 한다. 

 

한쪽에서는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를 치고 있고, 또 소수의 정규직 근로자들은 너무 많은 근로시간 때문에 아우성을 치고 있는 현실이다. 근로시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근로시간은 OECD국가 중에서 가장 길고, OECD회원국 평균인 1749시간에 비해 무려 25% 더 많은 시간이다. 일이 있는 사람은 죽도록 해야 하고, 일이 없는 사람은 그냥 백수이다. 정말 화끈한 민족이다. 


서울대 백희영교수에 따르면 젊은 직장인 10명중에서 8명 이상이 일주일에 한번 이상 야근을 한단다. 사생활도 없고 건강도 나빠지고 가족이나 친구의 관계도 소원해지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노사정 위원회의 2020년의 목표를 2010년 OECD회원국 평균(1749시간)보다 높은 1800시간으로 잡고 있으니 해결은 요원한 듯하다. 빠른 시일에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근로시간을 단축하게 되면 우선 추가적인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게 된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도 25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긴다. 이렇게 해서 늘어나는 일자리는 청년, 여성 그리고 베이비부머들이 골고루 나누어 가진다면 일자리 문제해결에 약간의 도움은 될 것이다. 


아버지 혼자서 장시간 일을 하는 것에서 부부나 자녀들, 그리고 은퇴자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일하는 사람만 죽도록 해야 하고 나머지는 뒷켠에 물러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자리 나누기를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왜 쉽사리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문제는 인건비다. 12시간 일하는 것을 3시간분만 떼어서 적립한 비용으로는 정규인력을 채용할 비용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복리후생때문이다. 


정규직의 경우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고정비용이 많기 때문에 임시직이 많아지고 있다. 근로시간의 단축을 통해 고용창출을 시도한 사례를 보아도 그렇다. 1980년 네덜란드에서 범사회적 합의를 통해 시행한 바세나르(wassenaar)협약이 그것인데 이때 창출된 일자리의 80%가 임시직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는 강제할 수 있어도, 정규직 일자리를 강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문제라는 말이다. 


그래서 근로시간 2193시간을 1800시간까지 줄이게 되면 40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볼 순 있지만 임시직을 양산한다는 부작용도 있다. 근로시간 단축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장시간 근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하고 또 업무에 대한 집중력과 창의성을 해치는 요소가 된다. 


근로시간 줄이기는 단지 노동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해서는 되는 문제가 아니라 산업현장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근로제도의 틀을 새로 짜는 문제라면 먼저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언제까지 이 지리한 논쟁을 계속해야 하는지, 그 틈바구니에서 신음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작고 왜소한 꿈은 어떻게 해결해 줄것인지가 궁금하다. 


우리사회에는 노인 같은 청년이 있고, 청년 같은 노인도 있다. 이제 나이를 기준으로 노인으로 재단하고 이를 기준으로 능력여부를 판단해서도 안 된다. 일본의 경우에도 1996년에 마련된 고령사회대책은 노인에 대한 시혜적 복지대책이 중심이었고, 2001년에는 고령자가 일할 수 있도록 고용과 취업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이 주가 되었고, 2012년에는 노인에 대한 정의를 바꾸는 강수를 두었다. 65세 이상도 부양받는 대상이 아니라 ‘인생 90년 시대’ 를 전제로 고령자들의 취업을 적극 지원하는 내용이다. 


영국 등 선진국의 베이비부머들이 고령층에 새롭게 편입이 되면서 실버서퍼(silver surfer)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버서퍼는 어르신이면서 인터넷은 물론이고 스마트 폰과 테블릿 등 각종 스마트 기기조작에 젊은이 보다 능한 사람들을 말한다. 여가시간은 물론이고 경제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 IT산업의 핵심동력이 되고 있다 한다. 


그래서 파이낸셜 타임즈는 영국 국부의 절반을 점하고 있는 55세 이상의 실버서퍼족을 자국의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을 키운 일등공신으로 묘사하고 있다. 산업혁명이 해가 지지않는 영국을 만들었다면, 스마트혁명은 나이들지 않은 실버서퍼족을 탄생시켰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런 결과로 영국의 55세에서 64세의 연령대의 30% 이상이 SNS를 활용하고 있고, 또 SNS 산업성장의 1등 공신은 20대의 젊은이가 아닌 실버서퍼족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요즘은 70대라도 50대, 60대에 못지않은 원기와 활력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많다.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는 학력수준도 높고 산업화경험도 풍부하다. 이들이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자기 몫을 다하며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같은 노인이라 하더라도 육체와 정신을 어떻게 단련하느냐에 따라 정신적 육체적 건강의 연령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하는 구체적인 대안이 저성장의 고리를 끊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주변의 SNS 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최신의 SNS 활용기술에 눈을 돌리게 되고 그러한 기술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학교다닐 때 이정도로 열심히 했다면 뭐라도 벌써 이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 SNS 활용기술은 배우고 배워도 끝이 없는 것같아 당황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배우려는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걸 보면 그다지 늦은 편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이제 우리 시니어들도 그저 앉아서 사회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기 보다 우리가 모든 세대가 어룰려서 잘 살 수 있는 작은 단초를 마련해서 실행에 옮기는 일을 해야 한다. 시니어를 위한 일자리가 없다고 불평만 할 것아 아니라 영국의 실버서퍼와 같이 인터넷은 물론이고 스마트 폰과 테블릿 등 각종 스마트 기기조작을 새로 배워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젊은이들보다 스마트 기기 조작에도 뛰어나고 전문분야의 SNS 활용도 훨씬 나은 수준이 된다는 것을 목표로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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