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信)·해(解)·행(行)·증(證)
불교를 믿는다 함은 부처님이 깨닫고 설하신 진리의 법을 믿고, 이해하고, 이에따라 수행하여, 마침내는 수행에 대한 과위를 증득 한다는 교리체계입니다. 이러한 교리체계를 신(信)·해(解)·행(行)·증(證)이라고 합니다.
화엄경에서는 불자의 종교적 믿음과 실천에 대해 신(信)·해(解)·행(行)·증(證)이라는 네 가지 범주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신(信)이란 부처님과 참다운 불법의 가르침과 승가를 올바로 믿는 것을 말하며, 해(解)란 불법의 가르침을 바로 이해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행(行)이란 믿고 이해한 바를 몸소 실천하는 것을 말하며, 증(證)이란 우리도 부처님과 같이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불법을 믿는다는 것은 이 같은 경전의 말씀에 근거해서 신해행증의 체계에 따라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1. 바른믿음(信) 불교신행의 기초는 믿음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러나 불교에서 말하는 믿음은 유일신적(唯一神的) 종교의 믿음과는 그 개념이 다릅니다. 믿음이란 무조건적인 믿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믿음과 교리가 무엇인지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 그 믿음은 맹목적 신앙이 될 소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에는 "믿음으로써 거센 흐름을 건너고 정진(精進)으로써 바다를 건넌다."라고 설하고 있습니다. 참다운 믿음을 갖는 것은 마치 거친 파도를 건널 수 있는 든든한 뗏목을 타는 것과 같습니다. 그만큼 바른 믿음을 선택하는 것은 종교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인 것은 분명합니다.
2.철저한 깨달음 하지만 불교는 믿음의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의 종교라고 할 만큼 깨달음을 중요시합니다. 바른 믿음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우리가 해탈하거나 구원받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깨달음이 없는 믿음은 미신이나 맹신 (盲信)이 되기 쉽고, 철저한 깨달음은 바른 믿음이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지성적 이해와 학습만 있고 믿음이 없으면 그것은 무미건조한 지식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바른 믿음이 되기 위해서는 그 믿음의 진리성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수적이며, 종교적 이해가 지식으로 머물지 않으려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3.적극적 실천 믿음과 깨달음이 성숙되면, 이에 의한 실천이 따라야합니다. 깨달은 진리와 그 진리에 대한 확신은 생활속에서 행위로 나타나야 합니다.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뗏목을 타는 것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노를 저어서 고해(苦海)를 건너 열반의 저 언덕[彼岸]으로 건너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숫타니파타]는 믿음의 배를 타는 것에 머물지 말고 정진의 노를 저어 고해의 바다를 건너라고 설합니다.
이렇게 믿음 못지 않게 바른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부처님을 믿고 받든다'라는 의미를 지닌 '신앙(信仰)'이라는 말보다 '믿고 실천한다'는 의미를 가진 '신행(信行)'이라는 표현을 주로 씁니다.
4.원만한 삶(證) 비록 믿음이 순일하고 교리적 이해가 깊다고 할지라도 보살행과 같은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향기 없는 꽃처럼 무미 건조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신해(信解)가 믿음과 이해라는 정신적인 지혜의 문제였다면, 여기서 설명하는 행증(行證)이란 실천과 그 실천에 따른 성취에 관한 부분입니다.
아무리 믿음이 투철하고 그 믿음에 대한 이해가 깊고, 경전과 교리에 대해 해박하게 알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행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이타행(利他行)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개인적 차원에 머물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참다운 믿음과 이해는 '나'라고 하는 작은 울타리를 뛰어넘는 대승적 보살행이 뒷받침되어야합니다. 이 같은 믿음과 이해와 실천과 증득에 대해 화엄경은 선재동자가 여러 선지식을 찾아뵙고 마침내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가는 구법행(求法行)을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선재동자는 맨 처음 믿음과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받고 진리를 향한 보리심을 냅니다. 그리고 구법행에서 여러 선지식을 만나 가르침을 받은 뒤 마지막으로 진리와 수행을 상징하는 보현보살의 가르침을 받고 마침내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선재동자의 구법행은 바로 믿고, 올바로 이해하고, 보살행을 몸소 실천하고, 마침내 깨달아 진리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신해행증의 과정으로 설해져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불자에게서 믿음과 실천이란 새의 두 날개와 같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자리와 이타는 수레의 두 바퀴처럼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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