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현장] 오거스타 속 작은 섬의 주문 '아멘 코너'

 



< 사진 캡션: 가운데 위치한 그린은 12번홀 그린, 오른쪽에 보이는 다리 위쪽이 13번홀 티잉그라운드 >

아멘 코너 관람석이라고 부르는 강의실의 골프학 수강생은 숨죽이고 플레이를 지켜보다 탄성을 자아내길 반복한다. 파4인 11번홀의 세컨드 샷부터 시작되어 파3인 12번 홀과 파5인 13번 홀까지 이어진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갤러리들의 함성이 클럽하우스 곁을 지키고 있는 메인 리더보드의 숫자들 보다 더 빠르게 선수들의 성적을 알려주는 것으로 특징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할 정도로 갤러리들의 목소리, 함성, 발걸음, 환호성이 특별하다. 하지만 이것과는 전혀 동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있다. 바로 그곳은 12번 홀 그린이다. 흔히 우리는 이 곳을 '아멘 코너'라고 알고 있다. 필자가 직접 느껴보니 그곳은 갤러리들의 환호성과 함성이 다른 홀들에 비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11번홀 그린과 12번홀, 13번홀이 이어져 있어 마치 하나의 독립된 섬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른 홀에 비해 동떨어져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선수들은 12번 홀에 대해 " 마스터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죠." 라고 표현하다. 아멘 코너는 엽서에서 볼 수 있음직한 광경, 코스를 이어주는 멋진 다리(브릿지), 11번 홀 세컨드 샷 부터 12번홀, 13번홀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선수들의 샷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지 갤러리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그래서 고요하다기 보다는 많은 갤러리들로 가득한 작은 섬에 온듯한 느낌이 더 강했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선수들이 티잉그라운드에 설때면 자연의 소리, 클럽을 잡은 두 손과 움직임, 왜글을 통해 헤드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정도만이 들릴 정도로 일시적으로 고요해지며 아멘코너는 경건하게 침묵을 유지하는 듯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파4의 11번홀이 앞에 있고 위험한 유혹을 하는 파5의 13번홀이 뒤를 잇는 12번 홀은 대회 초창기부터 마스터스의 주축이었고 상징처럼 여겨져 모든 선수들이 이 코스에 설때면 고도의 집중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골퍼들이 155야드 파3인 이 홀의 그린에 올랐을 때 그들을 맞이하는 그 소름끼치는 차분한 분위기는 바람과 '래(Rae)의 시냇물'이 골퍼들의 볼을 집어삼켜서 가장 까다롭기로 손꼽히는 티 샷을 해결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보상과도 같은 것이다. 나흘내내 이곳에서 버디를 하지 못하고 그린 재킷의 꿈을 물에 빠뜨린 많은 선수들 또한 공감하는 바다.

'골프 작가의 보비존스' 라는 허버트 워렌 윈드 덕분에 11번홀 12번, 그리고 13번홀은 54년 동안 '아멘코너'로 통했다. 윈드는 < 미국 골프의 이야기 > 라는 권위 있는 책들로 유명하고, < 뉴요커 > 같은 잡지에 쓴 골프 에세이로 더 유명하지만 1950년대에 창간한지 얼마 안됐던 <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 라는 스포츠 주간지에서 근무했었다. 윈드는 예일과 캠브리지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음악을 사랑했다. 옛날 노래의 한 소절이 그의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는 아놀드 파머의 우승으로 돌아간 1958년도 마스터스의 대한 기사를 작성하고 이런 제목을 붙였다. '운명의 코너', 바로 아멘 코너인 것이다. 윈드에게 아멘코너는 11번 홀 후반부와 짧은 12번홀, 그리고 긴 13번홀의 전반부를 의미했다. 데이비드 오웬이 쓴 클럽의 역사를 보면 초창기 오거스타내셔널의 회원들이 이 세 홀을 종종 이 세 홀을 '물의 고리(water loop)' 라고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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