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의 경쟁력 은 스토라텔링, 브랜드여 스토리를 만들어라!

흔히들 벨기에의 오줌싸개 동상과 덴마크의 인어공주 동상,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을 명성과는 달리 볼거리가 없는 '유럽의 3대 실망'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이들이 세계 최고 관광지가 된 것은 각자 가지고 있는 강한 스토리의 흡인력 때문이다.

'제4의 사회'인 정보화시대를 지나면 다음 '제5의 사회'의 주제는 스토리가 엮어내는 꿈과 감성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는 정보화시대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디지털 피로도'도 또한 크게 증가해 감성이 뒷받침되는 스토리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관광뿐만 아니라 이제는 기업경영, 국가경제의 각 부문에서도 스토리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대성공은 상품의 성능, 우월한 효용성, 그리고 애플의 브랜드 가치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인간승리 스토리가 날개를 달아준 것도 한몫을 했다.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난 데다 암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극복한 화려한 스토리는 고객을 사로잡는 드라마가 되기에 충분하다.

일본 아오모리의 '합격사과' 이야기이다. 일본 최대 사과 재배지인 이곳에 1991년 태풍이 몰아쳐 90%의 사과가 떨어졌다. 망연자실한 농부들에게 마을 이장이 제안을 했다. 남은 10%의 사과를 가지고 '이 사과는 어떤 경우에도 떨어지지 않는 합격사과'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값이 일반 사과의 10배였지만 수험생 학부모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그해 피해를 만회할 만큼 날개가 돋친 듯 팔렸다.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상하이엑스포 한국관에서 영상관의 '코러스 시티'가 최고 인기를 누리는 것도 발레리나가 꿈이었던 어린 장애 소녀에게 웃음을 찾아주고 방 안에서 도시로 나오게 하는 감동스토리 때문이다.

반도체의 성공을 이뤄낸 삼성의 혁신스토리, 허허벌판에 조선소 말뚝만 박아놓고 달랑 돈에 새겨진 거북선 하나로 선박수주를 이끌어내 세계 최고 조선 국가를 만든 현대의 도전정신, 동업은 망한다는 속설을 깨고 성공한 분가를 이뤄내고 있는 LG의 우애 스토리 등 우리에게도 기업열전은 많다. 또 지난 외환위기 때 보여준 국민들의 금 모으기 스토리는 한국 경제의 브랜드가 되고 있다.

'제4의 사회'에서 성공한 IT강국 코리아가 또 한 번 도약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한 이 시기에 우리 경제와 기업에 무엇보다도 이러한 스토리의 뒷받침이 절실하다. 가격과 품질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지목받던 한국이 이번 국제경제 위기를 역샌드위치로 잘 극복해가고 있긴 해도 우리 기업이나 상품은 아직 세계 고객의 마음을 끌어들일 이렇다 할 스토리를 엮어 내지 못하고 있다.

기술경영과 디자인 부문의 혁신이 핵심이긴 하지만 '그 상품, 그 기업' 하면 반드시 따라붙는 스토리 없이는 마니아 고객 확보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는 정치ㆍ사회 각 부문에서 다 통용되는 이야기다.

정치가 고객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표장사라고 한다면 표심을 움직이는 스토리 개발은 필연적이다. 이런저런 바람보다, 그리고 어설픈 가두댄스보다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개발해 전달하는 것이 더 확실한 길이 아닐까. 흔한 사회공헌활동을 알리는 정도로는 고객에게 먹혀드는 스토리가 나오기 어렵다. 마음을 짠하게 만들고, 예상치 못한 반전과 역발상이 터져 나오고, 도저히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난관을 뚫어내거나 몰래한 선행이 알려지는 등 극적인 요소들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또 기업마다 이런 스토리를 찾아내고 개발하는 'CSO(Chief Story Officer)'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환익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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