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은 자신이 무슨 체질인지 알고 계세요? 사상체질에서 말이죠.
한의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은 체질이 참 궁금한 것 같습니다. 환자분들을 진맥하고 상담하면서 꼭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그런데 선생님, 그럼 전 무슨 체질인가요?’입니다.
인터넷에서 체질에 대해서 검색을 해 보면, 체질 알아보는 방법, 체질별 먹어야 할 음식, 먹지 말아야 할 음식 등 체질에 따라 건강하게 사는 방법, 혹은 체질별 다이어트 방법 등 정말 읽어보고 싶지도 않을 정도로 많은 정보들이 등장을 합니다.
동무 이제마 선생이 사상체질을 주창했을 때,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이 될 것이라고 상상을 하셨을까 참 궁금합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사상체질이란, 태음인(太陰人), 소음인(少陰人), 소양인(少陽人), 태양인(太陽人)의 구분을 말합니다. 무엇이든 구분을 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하겠죠. ABO혈액형을 나눌 때는 적혈구 표면의 항원과 혈청의 항체 간에 나타나는 항원항체 반응을 기준으로 하고, Rh혈액형은 붉은 털 원숭이의 혈구로 면역된 토끼의 혈청을 사람 적혈구에 작용해 응집 여부에 따라 구분을 합니다. 어렵죠? 저에게도 외계어처럼 보이는군요. 사상체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생각됩니다. 체질을 구분하는 기준은 내재적 성격, 외재적 성향, 체형적 기준, 자주 발생하는 질환 등이 있으며, 이를 종합해 장부 간의 조화와 허실을 판단해 체질을 결정하게 됩니다. 역시 외계어죠? 결국 중요한 것은 ‘무슨 체질’이냐는 것입니다.
사상체질을 구분하는 정량적 지표, 즉 수치화된 기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체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게 됩니다. 실제 여러 곳의 한의원을 다니며 체질을 물어 본다면, 심하게 말하면 가는 곳 마다 다른 체질을 말할 정도로 일관성이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보이는 체질감별에 대한 내용을 보더라도 태음인 같기도 하고 소양인 같기도 하고, 아니면 태음인 같기도 하고 태양인 같기도 한 등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희대 한의대 사상체질의학과에서 체질 진단을 표준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현재 가장 표준화된 체질 진단법은 QSCC란 설문지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잠깐! QSCC의 결과는 단일한 체질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태음인입니다’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태음성향 XX%, 태양성향 ○○%, 소음성향△△%, 소양성향 □□%로 결과가 나옵니다. 기대에 좀 못 미치나요? 아날로그인 한의학과 디지털인 양의학간의 차이입니다.
그래도 대략적인 체질 감별은 개인의 성향을 알아보는데 도움이 됩니다. 어깨가 넓다, 하체비만이다, 머리가 유난히 크다,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등 외형적 요소를 체질 감별에 많이 사용을 하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성격적 요소까지 결부를 시킨다면 100%는 아니더라도 50% 이상은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체질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시는 환자분들께는 제가 다시 두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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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닐 때 어떤 식으로 공부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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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과목을 깊게 판다. 하나의 과목을 마무리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면 다른 과목을 공부하기 힘들다.
- 2. 한 과목에만 집중을 하지 못 한다. A과목을 공부하다 지치면 B과목을 공부한다. 깊이는 없지만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 3. 순간 집중력이 강하다. 문제 푸는 것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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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한 번에 다 옮기기 버거운 양의 짐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거리는 그리 멀지 않고, 한 묶음이 아니라 나눠서 옮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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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힘에 부치지 않을 만큼 나눠 여러 번 옮긴다.
- 2. 무리가 되지만 한 번에 다 옮긴다.
- 3. 다른 사람에게 옮겨 달라고 부탁을 한다.
- (4.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이 늘 있다.)
위의 질문에서 둘 다 1번이면 소음성향이 강한 사람이며, 2번은 태음성향, 3번은 소양성향입니다. 두 번째의 4번은 태양성향입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00%는 아닙니다.
시중에 자기계발서, 학습법에 대한 책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러나 저마다 공부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공부를 잘 하는 누군가의 방법을 그대로 적용을 시키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과 같습니다.
체질별 학습 특성에 대해 간략하게 적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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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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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자리에 앉아 꾸준히 공부를 한다.
- 2. 원리를 파악하는데 주력하며, 원리를 파악하지 못하면 학습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 3. 관심 영역이 좁으며, 자신의 관심 영역에 대해서는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 4. 무조건 외우라고 하면 잘 외우지 못한다.
- 5. 한두 과목에서 자신감을 잃으면 모든 과목에 대해 자신감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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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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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영역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
- 2. 원리를 모르면 일단 외운 후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낙천적이다.
- 3. 자유로운 환경에서 학습능률이 오른다.
- 4. 오락이나 만화, 판타지 소설 등에 관심을 가지면 끊기 어렵다. 끝을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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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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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순간 집중력이 강하다.
- 2. 타인의 평가가 학습능률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남에게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한다.
- 3. 끈기가 없다.
- 4. 풀이 방법은 빨리 익히고, 순발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왜 그렇게 풀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는 드물다.
살펴보는 것처럼 각각의 체질들은 학습에 있어 장단점이 명확합니다. 소음인의 경우 몰입도는 좋지만 과목별 시간배분에 문제가 생깁니다. 태음인의 경우 만물박사라는 말을 듣지만 깊이가 없죠. 소양인은 상황이나 원리는 잘 파악하지만 심리적인 요인에 발목을 잡힙니다. 태양인의 경우가 없는 것은 보기도 힘들 뿐 더러, 사실 공부를 즐기지 않아서입니다. 그 대신 창조적이죠.
공부를 잘 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체질별 학습법도 필요 없고, 여러 자기계발서의 학습방법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본인이 하고 있는 대로 충실히 하면 됩니다. 아래의 조언은 늘 만족하지 못하는 다수를 위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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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성향의 학습법을 가진 학생들이라면 이렇게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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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활이 규칙적이고 약속을 잘 지키는 소음인은 평소에도 자신이 싫어하는, 혹은 잘 하지 못하는 과목에 공부시간을 배분해 두세요.
- 2. 원리를 파악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깊게 들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 중, 고,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차이가 있듯이 단계에 따라서 아직은 몰라도 되는 원리들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알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마음에는 들지 않더라도 배워야하는 선과 알고 싶은 선 사이에서 타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3. 한 가지에서 실패를 한다면 너무 소심하게 계속 생각하지 말고, 한 번 더 나아가 보세요. 한 번의 실패가 모든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억지로 자신감을 만들 수는 없지만, 적어도 노력을 한다면 이전 보다는 확실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 4.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마치 내 탓인 것 같은가요? 그렇지 않다는 것 아시죠? 만약 그러한 일이 있다면 당사자와 가볍게 이야기해 보세요. 고민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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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성향의 학습법을 가진 학생들에게 부탁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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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게임이나 만화, 소설은 절대 가까이 하지 마세요. 공부에는 쉽게 싫증을 내면서 유독 노는 것에는 강한 승부욕을 보이는 태음인입니다. 소음인은 노는 것에는 정말 관심 없고, 소양인은 조금만 해보다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접어버립니다. 태음인들은 정말 잡기(雜技)를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 2. 낙천적인 태음인은 긴장하는 일이 잘 없지만, 트라우마 등으로 인해 두려움이 생기면 지적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당신은 잘 할 수 있으니 언제나 즐겁게 공부하세요.
- 3. 글쓰기 싫어하는 당신, 일기를 써 보세요. 생각이 많은 태음인은 한 번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기 때문에 논리가 부족합니다. 아니면 생각하는 것을 말이나 글로 다 표현을 하지 못해 논리가 부족해 보입니다. 평소에 일기를 쓰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충실히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 4. 학교 교실이나 도서관처럼 규격화된 공간에서 공부하기가 힘들죠? 복도에서 공부하거나, 서서 공부하거나 아니면 야외에서 공부하는 등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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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성향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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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그마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날 거에요. 늘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안정시키세요. 다른 체질에 비해 유독 감정변화에 민감한 소양인들은 학습능력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2. 공부를 할 때 시간을 정해 놓는다면, 그 시간에서 10분만 더 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세요. 조금씩 끈기 있게 공부하는 버릇을 길러 주어야 합니다.
- 3.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죠? 소양인에게 칭찬은 춤을 추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비보잉 수준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칭찬도 중요하지만, 자존감을 살리고 스스로를 칭찬하세요.
- 4. 지적을 하는 사람들, 부모님, 선생님, 선배 혹은 동료를 미워하지 마세요. 잔소리의 이면에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부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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