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새로운 미래가 온다 (A Whole New Mind: Why Right-Brainers Will Rule the Future )
저자: 다니엘 핑크 (Daniel H. Pink


 

오른쪽 뇌가 세상을 바꾼다(제1부)
- 좌뇌 주도형 사고가 우뇌 주도형 사고보다 우선시되고 있는 현사회에서

다니엘 핑크는 왜 우뇌가 미래를 지배하는가? 라는 부제를 들고 이 책을 써내려간다. 좌뇌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이성적, 분석적, 논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뇌는 비언어적, 비선형적, 그리고 자연이 인류를 존속시키기 위해 설계해 놓은 본능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좌뇌와 우뇌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주요 차이점이 있다. 


1. 좌뇌는 몸의 오른쪽을, 우뇌는 몸의 왼쪽을 통제한다. 
2. 좌뇌는 순차적이지만 우뇌는 동시적이다. 좌뇌는 차례로 벌어지는 순차적인 사건을 인지하는데 뛰어나나, 우뇌는 사물을 동시에 인식하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3. 좌뇌는 본문해석에 강하고 우뇌는 맥락에 강하다. 누군가가 "호세 가슴은 몬태나 주 크기만 하다"고 말한다면, 좌뇌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우뇌를 불러 모순을 해결토록 할 것이다. 우뇌는 호세가 비정상적으로 큰 가슴을 가진 것이 아니라 그가 그만큼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좌뇌에게 설명할 것이다. 
4. 좌뇌는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우뇌는 큰 그림을 그린다.



 
양쪽 뇌는 모두 중요하다. 건강하고,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양쪽 뇌를 모두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각개인ㆍ조직ㆍ사회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보면, 우리 대뇌의 활동이 서로 대비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논리적이고 순차적인 추론 방식에 더욱 편안함을 느낀다. 이들은 변호사, 회계사, 엔지니어가 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전체적이고 직관적이며, 비선형적인 추론에 더욱 익숙하다. 이들은 창작자, 연예인, 상담가가 되는 경향이 있다.

 첫 번째 부류를 좌뇌 주도형 사고라고 하는데 이들은 정보화 시대에 우대받는 완고한 조직에서 높이 평가받으며 학교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두 번째 부류는 우뇌 주도형 사고라고 불리는데 정보화 시대에 여러 조직에서 무시당하며 학교에서 소홀히 여겨진다. 우리 사회의 다방면에서 좌뇌 주도형 사고가 우뇌 주도형 사고보다 우선시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뚜렷한 변화의 징조가 보이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삶을 급격히 재구성할 것이다.
 
물론 좌뇌형 재능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그 동안 과소평가되고 무시되었던 우뇌형 재능(예술적이고, 초월적이며, 장기적 안목과 심리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재능)이 도약하고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는 혼란스런 변화임에는 틀림없지만 한편으론 고무적인 변화이기도 하다.

- 지식근로자의 미래: 좌뇌형 노동력에서 우뇌형 노동력에 대한 수요의 급증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1909–2005)는 변호사, 의사, 회계사, 엔지니어 같은 전문직 종사자를 지식근로자라고 부른 바 있다. 지식근로자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일에 활용하고 보수를 받는 사람이다. 지식근로자가 되기 위해 거쳐야할 시험인 SAT, GMAT, LSAT, MCAT 등은 전형적인 좌뇌형 사고를 측정하는데, 이 같은 시험이 엘리트 집단 및 중산층 사회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문지기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력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가 구축된다. 미국을 비롯한 모든 선진국들이 좌뇌형 지식근로자 양산에 노력해온 결과 세계경제는 발전을 거듭했고 생활수준은 크게 향상되었다. 그런데 이제 학력의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오늘날 삶의 모습을 표현하는 단어는 풍요라고 할 수 있다. 좌뇌는 우리를 부자로 만들었다. 우리는 드러커가 명명한 지식근로자 집단의 힘 덕분에 상상할 수 없는 생활수준을 누리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풍요는 역설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거침없이 늘어난 부가 아름답고, 영적이며, 감각적인 가치를 강조하면서 우뇌적인 감수성에 무게를 실어준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는 중산층이 디자인에 마음을 빼앗겼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을 디자인 하고 있으며 그가 디자인한 쓰레기통은 거의 300만개가 팔려나갔다. 쓰레기통이 대히트를 쳤다는 것은 좌뇌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지만, 풍요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사람들이 아름다운 쓰레기통을 찾는 것이다. 풍요의 시대에 상품의 이성적, 논리적, 기능적인 면에만 호소하는 것은 옳지 않다. 눈을 즐겁게 하지 못하거나 정신적인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물건은 팔리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최근 인도, 필리핀, 중국의 좌뇌형 지식근로자들이 북미와 유럽의 좌뇌형 전문직 종사직들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떠올랐다. 최근까지 미국의 프로그래머가 연봉 7만 달러의 풍족한 급여를 받으면서 하던 일을 20대 인도 젊은이가 음식점 매장점원 정도의 급여를 받으면서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매년 인도의 대학들은 약 35만 명의 엔지니어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포춘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소프트웨어 업무를 인도에서 아웃소싱하고 있다. 

이처럼 모든 종류의 좌뇌형 화이트칼라 업무가 세계 곳곳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2015년까지 약 330만 개의 일자리가 미국에서 인도, 중국, 러시아 등지로 흘러갈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맞아 지식근로자들은 해외에 있는 경쟁자보다 더 어려운 일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기보다 관계구축 업무를 수행하고,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고, 단일요소를 분석하는 것보다 큰 그림을 합성하는 우뇌형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지난 세기 기계들은 인간의 물리적 힘을 대신했지만 21세기 과학기술은 기계가 인간의 좌뇌를 대체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월급 200달러에 고용할 수 있는 인도의 회계사들이라도 터보텍스 프로그램이 처리할 수 있는 간편한 회계업무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영국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는 소프트웨어는 프로그래머가 하루 걸리는 작업량을 단 1초 만에 해치울 수 있다. 자동화는 의사들의 업무도 바꿔놓고 있다. 온라인 프로그램들은 환자들이 컴퓨터 스크린에 나타나는 물음에 답해 가면서 의사들의 도움 없이 기초적인 진단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와 비슷한 경향은 법률분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법률회사들은 변호사들이 고소득과 사회적 명예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준 정보독점의 벽을 허물고 있다. 이혼처리나 여러 가지 법률 문서 제작 등은 변호사를 통해 비싼 가격에 처리했던 것과 달리 인터넷을 통하면 말도 안되는 헐값에 처리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제 좌뇌형 전문가들로 하여금 컴퓨터가 대신할 수 없는 능력을 요구한다.

 
- 정보화 사회에서 개념과 감성의 사회로: 하이컨셉 및 하이터치 재능

다니엘 핑크는 개념과 감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우리는 효과적으로 개발한 하이테크 능력을 이른바 하이컨셉 및 하이터치 재능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하이컨셉은 예술적, 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 트렌드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들을 결합해 뛰어난 발명품을 만들어 내는 능력 등과 관계가 있다. 하이터치는 마음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과 관계가 있다.
 
하이컨셉과 하이터치와 가장 관계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의료계를 보면 최근 많은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이야기 치료라는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진단이 발달해 가고 있더라도 환자들의 이야기에 올바르게 귀 기울이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예일대 의대생들은 예술작품의 감상력을 기르는 훈련을 받고 있다.

미술공부가 학생들을 현명한 의사로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대학당국의 판단 때문이다. UCLA 의대생들은 환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1일 입원환자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감성의 시대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다국적 기업 GM을 살펴보자. 최근 동사의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오른 로버트 루츠는 해병대 출신의 근육질 몸매를 갖춘 70대 백인 남성인데 뉴욕타임스와의 취임 인터뷰는 인상적이다. “우뇌적인 접근법을 좀 더 사용할 것입니다. 나는 우리 회사가 예술적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란 엔터테인먼트이자 움직이는 조각품인 동시에 수송수단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산업화 시대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GM이 스스로 예술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대학 졸업생들의 하버드 MBA합격률은 약 10%인 반면, UCLA 예술대학원의 합격률은 3%에 불과하다. 왜 그럴까? GM마저 예술산업을 표방하는 시대에 MFA(미술학 석사)는 가장 인기 있는 자격조건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들 예술대학원 졸업생들은 전통적인 경영대학원 졸업생들의 자리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MFA가 MBA를 대체하는 요인은 두 가지이다. 첫째, 아시아의 부상에 따라 MBA 졸업생들은 현 시대의 블루칼라 노동자가 되어 가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저렴한 인도 MBA를 고용하고 있으며 향후 5년 동안 미국 금융서비스 기업의 50만개 일자리가 인도를 비롯한 저비용 국가로 이전될 것이다.
 
동시에 기업들은 공급과잉 시대를 맞아 자신들의 상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위하여 물리적인 아름다움과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해야 할 필요성이 생겨났다. 그러므로 예술대학원 졸업자의 하이컨셉 재능은 경영대학원 졸업자들이 처리하는 좌뇌형 기술보다 귀중한 가치로 대우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고등학생들은 좋은 직장과 행복한 삶이 보장된 약속의 땅으로 가기 위해 SAT란 사막을 건너야 한다. 그런데 예일대 교수인 로버트 스텐버그가 개발한 SAT 대체테스트는 굉장히 흥미롭다. 스텐버그의 테스트는 학생들에게 뉴요커라는 잡지에 실린 만화를 제시하고는 비어있는 말 풍선에 재미있는 말을 적어놓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아직 실험단계이지만 이 테스트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얼마나 학업을 잘 수행할 수 있는지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 SAT보다 2배 정도 성공적이었다. SAT에서 늘 차이를 보이던 인종그룹간의 차이 또한 스텐버그의 테스트에서는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러한 결과는 현행 SAT 시험이 하이컨셉시대에 많은 직업들이 요구하는 핵심요소인 하이터치 재능(동정, 배려, 정신적 고양 등)을 측정하지 못함으로써 이러한 재능의 소유자들이 성공에 이르는 길을 막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감성지능(EQ)”이라는 책을 쓴 다니엘 골만도 직업에 따라서는 상상력, 남을 즐겁게 해주는 능력, 재치 등 계량화가 어려운 하이컨셉ㆍ하이터치 능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미래인재의 6가지 조건(제2부)

1. 디자인

 “단순히 기능만 갖춤 제품, 서비스, 경험, 라이프 스타일 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이와 함게 시각적으로 아름답거나 좋은 감정을 선사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야 경제적, 개인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새로운 시대의 사람들은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상관없이 예술적인 감수성을 길러야만 한다. 물론 누구나 위대한 화가가 될 수는 없지만 오늘날 우리 모두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디자인은 양쪽 뇌를 사용하는 새로운 사고의 대표적인 재능이다. 예를 들어 가구디자이너는 똑바로 서서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탁자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효용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 탁자는 기능성을 뛰어넘어 심미안을 갖춘 소비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의미가 있어야 한다. 효용은 좌뇌적 사고에 가깝고 의미는 우뇌적 사고에 가깝다. 오늘날 이 두 가지 중에서 효용은 흔하고, 저렴하며, 상대적으로 쉽게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의미가 더욱 중요한 가치를 갖기에 이르렀다.
 
디자인의 대중화는 비즈니스의 경쟁논리를 바꿔놓았다.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가격이나 품질 같은 요소를 통해 경쟁해 왔다. 그러나 일단 이 같은 기본 조건을 충족시키고 나면 기발함, 아름다움, 의미등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요소를 갖고 경쟁해야 한다. 미국에는 운전자의 수보다 많은 자동차가 존재한다. 이 말은 자동차를 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쟁이 치열한 탓에 자동차 가격은 내려가고 품질은 올라갔으며, 이제 디자인이 소비자의 결정을 좌우하는 핵심기준으로 남았다. 주방 또한 디자인에 새로운 부가가치가 생기는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가정의 주방 서랍을 열어 보면 고양이 모양의 병따개, 싱긋 웃고 있는 스파게티 스푼, 큰 눈에 가늘고 긴 다리를 가진 파스타를 삶는 데 쓰는 브러시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날 상품들은 좌뇌적 효용에서 우뇌적 의미로 순식간에 그 중요성이 옮겨간다. 휴대전화를 생각해 보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휴대전화는 사치 품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기 개성을 표현하는 액세서리 같은 필수품이 되었다. 요즘 소비자들은 얼굴에 치장을 하듯 휴대전화의 화면을 꾸미고 원래 기능과 관계없는 것에 돈을 쓰고 있다. 한해에 사람들이 벨소리를 꾸미는 데 들인 돈은 35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디자인이 일상용품을 예쁘게 만드는 것 외에 무슨 대단한 효과가 있겠느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다면 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드러난다. 플로리다주 팜비치카운티 유권자 중 5,237명은 투표용지에 앨 고어와 극도 보수성향의 팻 뷰캐넌 후보를 함께 표기했다. 따라서 이들의 투표용지는 무효 처리되었다. 부시는 단 537표로 플로리다 주의전체 투표인단을 차지할 수 있었다. 뷰캐넌의 아찔한 활약과 수천 장의 무효표를 유발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나쁜 디자인이다. 당황스럽게 생긴 나비모양의 투표용지가 수천 명의 유권자들을 착각에 빠뜨렸고 결국 앨 고어가 대권의 꿈을 접게 만든 것이다. 팜비치카운티가 투표용지를 디자인할 때 몇몇 예술가만 참여시켰더라도 미국 역사의 진로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디자인은 아웃소싱하거나 자동화하기 어려운 하이컨셉 재능이며 비즈니스에 점점 더 경쟁우위를 부여하고 있다. 예전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좀 더 얻기 쉬워진 좋은 디자인은 우리 생활에 즐거움과 의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조그만 지구를 모든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디자인 감각을 배양하는 일이다.

2. 스토리

“우리시대의 삶은 정보와 데이터로 넘쳐나고 있기에 강력한 메시지를 쏟아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디선가 누군가는 분명 여러분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낼 것이다. 또한 본질적으로 설득,의사소통,자기이해 등은 훌륭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의 밑받침이다.”
 
우리의 경험, 지식, 사고 대부분은 스토리로 정리된다. 그러나 스토리가 우리 사고방식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화 시대에 있어 스토리는 그에 합당한 평판을 받고 있지 못하다. 스토리를 팩트(Fact)의 신뢰감이 덜 가는 동생쯤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하이컨셉 시대에 스토리를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시각은 직업적인 면에서나 개인적인 면에서 위험한 일이다. 
 
오늘날 팩트는 곳곳에서 거의 무료로, 그것도 빛의 속도로 얻을 수 있다. 무언가를 알고 싶다면 인터넷을 통해 검색 한번이면 몇 초안에 알 수도 있다. 이처럼 팩트에 광범위하고 즉각적인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각의 팩트는 그 가치가 과거보다 덜 중요해졌다. 오늘날 중요해진 것은 이러한 요소들을 한데 엮어 문맥과 감성적 임팩트를 제공하고, 스토리(풍부한 감정처리가 곁들여진 문맥)를 다루는 능력이다.
 
스토리는 하이컨셉과 하이터치의 교차점에 존재한다. 먼저 스토리는 하이컨셉이다. 뭔가 다른 문맥을 통해 우리가 어떤 사실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스토리는 하이터치다. 스토리는 항상 감정처리가 곁들여 지기 때문이다. 포스터의 유명한 말을 부연하면, "왕비가 죽고 왕이 죽었다"는 팩트이고, "왕비가 죽자 왕이 상심한 나머지 세상을 떠났다"는 스토리다. 요약하고, 문맥을 만들고, 감정에 호소하는 능력은 하이컨셉 시대에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일상적인 지식근로의 상당 부분이 컴퓨터와 외국에 있는 우수한 좌뇌형 인간에게 넘어감에 따라 스토리에 의해 구현되는 정형화하기 어려운 능력이 더욱 중시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됨에 따라 우리는 삶의 의미를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될 것이다. 스토리는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수단이다. 로버트 맥키는 할리우드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그는 3일짜리 세미나를 통해 맥키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에게 훌륭한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다. 지금까지 4만 명이 그의 스토리 강좌를 듣기 위해 600달러의 돈을 선뜻 지불했다. 그리고 그에게 사사한 학생들은 스물여섯 차례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맥키를 찾는 새로운 부류의 사람들이 생겨났다. 기업의 임원, 경영자, 그리고 전통적인 비즈니스 종사자들이다. 기업들은 스토리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타인을 설득하는 산업(광고, 컨설팅, 카운슬링 등)의 규모는 미국 전체 GDP의 25%를 차지한다. 이런 산업에서 약절반가량이 스토리적인 요소에 힘입는다고 가정한다면, 스토리는 미국 경제에서 한 해 약 1조 달러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스토리는 비즈니스에 또 다른 중요한 충격을 주고 있다.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스토리는 개인과 기업이 공급과잉 시장에서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스토리는 물건을 파는 수단을 넘어서, 좌뇌만으로는 통과하기 어려운 이해를 향한 관문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모두가 자신의 삶에 대한 작가가 되어야 한다.

3. 조화

“산업화 시대 및 정보화 시대에서는 집중과 전문화가 요구됐다. 하지만 화이트칼라 업무가 아시아로 넘어가거나 소프트웨어로 인해 줄어듦에 따라 그와는 반대적인 특질에 부가가치가 생겨났다. 즉 작은 부분들을 붙이는 능력이다. 현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은 ‘분석’이 아니라 ‘통합’이다. 즉 큰 그림을 볼 수 있고 새로운 전체를 구성하기 위해 이질적인 조각들을 서로 결합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조화를 이루는 사고는 작곡가와 지휘자가 갖고 있는 특정한 능력이다. 이들은 여러 그룹의 악보, 악기, 그리고 연주자를 배합해 전체적으로 어울리는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기업가와 발명가도 오랫동안 이러한 능력을 발휘해 왔지만 오늘날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시대에는 특히 중요한 재능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후기 정보화시대에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다양하고 독립된 분야 사이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요소들을 연결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의 대상을 다른 입장에서 조명하고 유추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다음 세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폭넓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 발명가, 은유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그들이다.

과거에는 한 분야에 상세한 지식만 보유하고 있어도 성공이 보장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에게 큰 보상이 돌아가고 있다. 다니엘 핑크는 그런 사람들을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이라 부른다. 그들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개발하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며, 다양한 인생경험을 즐긴다. 철학교수이자 피아니스트로서 쌓은 기술과 경험을 살려 경영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앤디 터크, 목사 겸 소아과 의사 글로리아 화이트해먼드, 오페라 작곡가이자 첨단 음악장비 개발자인 토드 마초버, 복잡한 의류 디자인에 수학을 접목한 제인 반스 등이 그런 사람들이다.
 
강력한 아이디어는 두 개의 기존 아이디어를 단순히 결합하는 데서 나오기도 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광인 존 파벨은 즐겨 메는 배낭의 가죽끈 때문에 어깨에 자주 멍이 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뉴욕 여행길에 브룩클린 다리를 건너면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발견했다. 그는 현수교의 구조를 기존의 배낭에 접목시켜 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에코트랙이라는 이름의 편리하고 쉽게 메고 다닐 수 있는 배낭을 탄생시켰다. 발명과 발견은 대부분 기존의 아이디어를 새로운 방법으로 재조합하는 데서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를 해보려는 의지는 조화의 능력을 개발하는 가운데 나온다.

은유는 조화를 이루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다. 우뇌를 활용함으로서 ‘귀좀 빌려줘’ 등의 표현을 하고 이해 할 수 있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은 일반인보다 4배나 많은 독서장애를 갖고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독서장애 전문가인 샐리 셰이위츠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독서장애자는 직관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다. 나아가 큰 그림을 볼 줄 알며, 단순화에 뛰어나다. 
 
다니엘 골먼은 대기업 임원들에 관한 연구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돋보이는 실적을 올리는 사람들과 평범한 사람들을 구별하는 단 한 가지 정신적 능력은 패턴의 인식, 즉 큰 그림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는 리더들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미 있는 트렌드를 추출해 내고 미래에 대한 전략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해준다. 

4 . 공감

“논리적인 사고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능력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정보가 풍부하고 분석적인 도구가 발전한 세계에서 논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성공을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쉽게 말해 다른 동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유대를 강화하며, 다른 이를 배려하는 정신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공감이란 자신을 다른 사람의 처지에 놓고 생각하며 그 사람의 느낌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 사람의 눈으로 보고, 그 사람의 감정을 느끼는 능력이다. 공감을 통해 우리는 논쟁의 다른 면을 볼 수 있고, 비탄에 잠겨 있는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으며, 비방의 말을 쏟아놓는 대신 노여움을 자제할 수 있게 된다. 공감은 자기인식을 형성하고, 부모와 자식간 유대를 돈독히 하고,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사회윤리의 발판을 마련한다. 좌뇌형 화이트칼라의 업무가 세계 곳곳으로 옮겨지면서 공감의 능력이 적게 요구되는 업무들은 선진국에서 대폭 사라질 것이다. 

물론 남은 일자리는 사람들 사이의 미묘한 상호작용에 대한 좀 더 깊고 폭넓은 이해를 요구할 것이다. 그동안 감정적인 능력과는 거리가 멀다고 여겨져 왔던 법률분야를 예를 들어 보자. 기초적인 법률조사의 상당 부분은 영어를 말할 줄 아는 다른 나라 변호사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변호사들이 살아남을 것인가? 고객들과 공감할 수 있고 그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변호사들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들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말 속에 잠재된 숨은 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배심원의 표정을 읽음으로써, 배심원을 설득해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변호사가 상대방과 감정적 공감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은 과거부터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하지만 언제든 대체할 수 있는 변호사가 있는 현시대에는 이러한 능력이 남과 차별화될 수 있는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공감의 능력은 21세기 노동시장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직업적 기술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공감은 생활윤리이자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해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남성과 여성 중 누가 더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날까?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이 남성보다 표정을 잘 읽고 거짓말을 잘 가려낸다고 한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여자애들이 남자애들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잘 추정하며 얼굴표정을 잘 분간한다고 한다. 배론코헨은 여성의 뇌는 선천적으로 감정 동조에 뛰어난 능력을, 남성의 뇌는 선천적으로 이해와 시스템 구축에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남성의 뇌는 좌뇌형 사고와 비슷한 의미로 들리고, 여성의 뇌는 우뇌형 사고의 하이컨셉 접근과 비슷한 듯 보인다. 그렇다면 누구나 우뇌의 여성적인 측면을 활용해야 한다는 뜻일까? 그렇다. 물론 우리 뇌에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부분을 무시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공감은 지성의 일탈도 아니요, 지성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도 아니다. 때로 우리는 초연함을 견지할 필요가 있지만 많은 경우 타인과 동조를 이룰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이 두 가지 태도 사이에서 침착하게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하이컨셉의 시대는 남녀 양성적 사고를 절실하게 요구한다.

5. 놀이

“웃음, 명랑한 마음, 게임, 유머가 건강 면에서나 사회적 성공 면에서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중해주는 증거들은 많다. 물론 진지해져야 하는 때도 분명 존재하낟. 그러나 지나친 진지함을 사회상활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개인적인 풍요로운 삶도 망치고 만다. 하이컨셉, 하이터치 시대에는 업무적으로나 일상생활 면에서 마음의 여유를 즐길 필요하 있다.”

다른 재능과 마찬가지로 놀이는 음지에서 벗어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하는데 있어 호모루덴스(유희의 인간)는 호모사피엔스(현명한 인간)만큼이나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놀이는 일이나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물론 개인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놀이의 중요성은 게임, 유머, 즐거움의 3가지 측면에서 분명해지고 있다. 1970년대 이래 징병제가 끝나고 탈냉전 시대가 도래하면서 젊은이들은 군복무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젊은이들을 군대로 끌어들여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던 와딘스키 대령은 사관생도들이 비디오게임에 빠져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몰입하고 있는 PC게임에 접근을 시도하기로 하고, 자신의 계획을 군 병력 감소 문제로 고심하던 펜타곤 고위 장성들에게 설명했다. 충분한 예산을 지원받은 대령은 군 생활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을 제작 했고 이백만명 가량의 회원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주말마다 오십만명이 플레이할 정도의 히트를 쳤다. 

오늘날 비디오 게임은 급성장하는 산업이자 주목받는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게임은 수백만 명의 취미인 동시에 수만 명의 일터, 특히 양쪽 뇌를 사용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 산업은 예술, 프로그래밍, 수학, 인지심리학 분야 간 구분에 반대하는 대신 여러 분야의 헝겊들을 모아서 이들을 한데 엮어 커다란 벽걸이 융단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물론 게임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프로그래밍 업무가 아시아로 이전됨에 따라 게임 전문가에 대한 요구사항도 달라지고 있다. 코딩 작업자에 대한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아티스트, 프로듀서, 스토리텔러, 디자이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코드보다는 예술에 의존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오늘날 많은 예술학교들이 게임아트 및 디자인 분야의 학위를 수여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머는 우뇌의 강력한 특질들, 즉 상황을 앞뒤 정황과 연결하는 능력, 큰 그림을 감지하는 능력, 다른 견해들을 새롭게 결합해 정렬하는 능력을 아우른다. 유머는 기술적으로 사용되면 기업경영의 윤활유가 된다. 유머는 적개심을 줄여주고, 비판을 비껴가게 하며, 긴장을 완화시키고, 사기를 높이며, 어려운 메시지의 의사소통을 도와준다. 조사결과 높은 성과를 보이는 관리자들은 다른 관리자들보다 유머를 2배 정도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유머를 사용하는 재능은 높은 감성지수를 갖고있음을 나타내며, 넓은 의미에서 경영에 필요한 특질이라 할 수 있는 감수성과 효과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이제 유머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하이컨셉의 시대에 점점 가치를 더해가는 정교하면서도 특별한 인간의 재능이 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모든 일과가 늘 조금씩 늦게 시작된다. 하지만 작가가 경험한 카타리아 박사의 웃음클럽의 경우는 예외다. 아침 6시 30분, 43명의 사람들이 느슨한 반원을 그리며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면서 걸어갔다. 동시에 소리 맞춰 호호, 하하하 라고 계속해서 크게 웃었다. 그 후 40분에 걸쳐 작가는 예전에 해보지 않았던 행동을, 그것도 공개된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했다. 카타리아 박사가 만든 웃음클럽의 목적은 생각 없는 웃음이다. 인간은 갓난아기 때부터 웃는다. 실제로 어린아이들은 하루에 백 번 이상 웃는다. 하지만 어른들은 열 번도 채 웃지 않는다다. 그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요가식 웃음을 주고받으면 조건부 행복에서 무조건적인 즐거움으로 옮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은 많다. 연구에 따르면,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여주고 면역시스템을 강화한다고 한다. 게다가 웃음은 심장 혈관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박동 4 수를 늘리며, 신체장기에 더 많은 피를 공급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웃음이 사회적 활동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만족스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혼자 있을 때는 잘 웃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옆에서 킬킬 웃을 경우에는 자신도 웃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웃음이란 공감을 전달하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형식이기 때문이다. 웃음클럽은 4가지 좋은 요소(요가, 명상, 에어로빅, 사교)를 결합해 다섯 번째 유용한 소질(공감)을 만들어낸다. 

6. 의미

“우리는 숨 막힐 정도로 풍요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물질적 풍요는 수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생존투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줫으며, 좀 더 깊은 의미를 모색하도록 이끌었다. 목적의식, 초월적인 가치, 그리고 정신적인 만족감이 그것이다.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은 필수적인 재능으로 떠올랐다.”

1942년 나치 정권 아래 탄압받던 유태인 중에 빅터 프랭클 이라는 심리학자가 있었다.  그는 정신적 웰빙 이론을 개발하여 심리학 분야에서 주목받던 인물이었다. 그는 수용소에서 동료 수감자들의 정신 상태를 관찰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가다듬고, “사람의 주된 관심사는 즐거움을 얻거나 고통을 피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는 데 있다” 고 했다. 
 
21세기에 들어선 현 시대는 과거 어느 때보다 의미를 추구하는 삶을 영위할 환경이 조성되었다. 먼저 선진국 사람들은 빈곤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생존투쟁에서 벗어나 더욱 풍요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 헌신할 수 있게 됐다. 
 그 외에 베이비붐 세대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지금껏 지내온 날보다 적기에, 정신적인 것을 추구하며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고 있다. 한편 기술은 가차 없이 데이터를 쏟아내 우리를 과다한 선택에 잠겨 버리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모든 요인이 어울려 의미를 추구하게 만드는 이상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의미의 발견이야 말로 하이컨셉 시대에 필요한 여섯 번째 재능이다. 개인, 가정, 기업이 의미를 찾는데 있어 양쪽 뇌를 모두 활용하는 새로운 사고의 길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정신적인 의미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최소한의 정신적 가치가 삶을 향상시킨다는 사실 때문만이라도 우리는 정신적인 가치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조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평균 혈압이 낮고, 종교생활을 하면 심장질환, 자살, 그리고 암에 따른 사망확률이 줄어든다고 한다. 

정신적인 면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강한 영역은 비즈니스 분야다. 이안 미트로프와 엘리자베스 덴턴은 『미국 주식회사의 정신적 가치에 대한 회계보고서』라는 보고서를 살펴보면,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는 큰 흐름을 읽을 수 있으며 기업 경영진이 그런 욕구를 감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정신적인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기업목표와 효과적으로 연계시키는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높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 달리 말해 정신적인 가치를 일터에 접목시키면 기업목표에 좀 더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서, 돈 못지않게 의미를 제공하는 직장을 선호하는 개인들이 늘어나는 동시에 정신적인 가치에 대해 주목하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셀리그먼은 심리학이란 학문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셀리그먼의 연구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비밀을 밝혀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셀리그먼은 유쾌한 삶보다 상위의 삶을 좋은 삶이라고 불렀다. 좋은 삶이란 인생의 주요 영역에서 자신의 독특한 강점을 잘 살려 만족을 얻는 삶을 의미한다. 그러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일에 대한 시각도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이어지는 일종의 죽음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천직으로 바뀌게 된다. 좋은 삶은 기업에도 유익하다. 더 많은 행복은 높은 생산성과 높은 수익을 실현시켜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삶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다.
 
셀리그먼은 "인간이 불가항력적으로 추구할 수밖에 없는 세 번째 형태의 행복이 있는데, 이는 의미의 추구다. 다시 말해 자신보다 큰 무엇인가를 위해 이를 전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수백만 권이 팔린 비즈니스 우화다. 이 이야기는 변화란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불평하기보다는 변화 속으로 뛰어들어 대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자세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하이컨셉의 시대에는 아시아와 자동화가 끊임없이 우리의 치즈를 옮겨 놓고 있다. 하지만 풍요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미로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미로보다는 미궁(labyrinth)이란 표현이 더욱 적절한 곳이다. 미궁은 나선형 보행코스다. 미궁에 들어서면 길을 따라 중심으로 이동한 뒤, 중심에 멈춰 서서 다시 되돌아 나오는 것이 목적이다. 미로가 분석을 통해 해결 하는 퍼즐이라면 미궁은 일종의 움직이는 명상의 공간이다. 미로는 갈피를 못잡게 만들지만 라비린스는 중심으로 인도한다. 미로에서는 길을 잃을지 모르지만 미궁에서는 자기 자신을 잊을 수 있다. 미로는 좌뇌를 움직이게 하고 미궁은 우뇌를 자유롭게 만든다.

 물론 미궁이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보화시대에서 하이컨셉의 시대로 이동하면서, 좌뇌중심적 사고에서 우뇌중심적 사고로 이동해가는 것, 논리와 분석적 사고에 예술과 감정을 불어넣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중요하다. 빅터 프랭클이 말했듯이 이상적인 삶은 두려움 속에서 치즈를 추구하는 삶이 아니다. 그보다는 여행 자체가 목적인 미궁과 더욱 비슷할 것이다.


결론적 제언 

다니엘 핑크는 이 책의 제3부에서 결론적 제언 형식으로 새로운 미래의 비즈니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몇가지를 다루고 있다. 그는 새로운 미래의 비즈니스는 이전까지는 간과되어 왔던 ‘왜’ 일을 해야 하는가 하는 의미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앞으로의 비즈니스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일부터 제거해 가며 꼭 해야 할 일만 해야 더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새로운 미래의 비즈니스에는 적절한 감정 이입이 필요하며. 이제는 업무에 인센티브 시스템을 없애야 한다. 다시 말해 이제는 당근과 채찍을 없앨 때라는 것이다. 그것은 협업을 망칠 뿐이다. 대신에 새로운 동기부여의 3원칙으로서 이제까지 그가 위에서 길게 서술한 바대로 ‘주도성’과 ‘전문성’ 그리고 ‘목적의식’을 심어주고 자극해야 한다. 다시말해 내적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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