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길의 놀라운 편집의 힘]
브랜드 이미지에 스토리텔링을 입혀라
묶고 섞어 융합하라
김용길 동아일보 편집부 기자 harrison@donga.com

최근 ‘티핑포인트’ ‘블링크’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스티브 잡스의 위대성은 발명이 아닌 편집(editing)에 있다고 평가했다. 글래드웰은 잡스의 진정한 천재성이 디자인이나 비전보다는 개량해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편집력에서 비롯한다고 본 것이다. 편집력은 융합 능력이다. 우리는 융합의 시대에 산다. 요즘 융합의 의미는 공학적 측면보다 사회적 메시지로 더욱 강력해졌다. 융합은 ‘서로 다른 성질이나 현상이 결합해 새로운 물질 또는 현상으로 거듭남’을 뜻한다. 융합은 학문 간 통섭, 기술적 컨버전스, 장르적 퓨전 등과 궤를 같이한다.

국제선 비행기의 주 기내식으로 뜬 비빔밥은 융합의 본질을 가장 명쾌하게 말해준다. 마이클 잭슨은 유명한 비빔밥 애호가였다. 밥, 무생채, 호박나물, 버섯볶음, 당근볶음, 고사리나물, 콩나물을 한 그릇에 담아 고추장을 넣어 비빈 뒤 김가루나 참기름을 얹으면 형언할 수 없는 맛이 나온다. 개성 있는 여러 식자재가 고추장과 참기름이라는 묘한 양념을 만나 뜨거운 돌솥에서 섞일 때 한식 대표작이 태어난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고성능 휴대전화기의 명칭이 아니다. 스마트폰은 전화기, 카메라, 녹음기, 전자수첩, MP3플레이어, 전자책, 시계, 사전, 라디오, TV, PDF신문, 번역기 등 무궁무진한 기능을 합쳐 놓았다. 모바일 시대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스마트폰에 집약했다. 그와 동시에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대화 도구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대응한다. 이 때문에 재래식 정치인은 몰락하고 트위터리언이 급부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왜 융합의 시대인가. 20세기 대량생산 시대엔 유용한 기술과 첨단 성능이 주목 대상이었다. 기술 집약체인 ‘하이테크’의 매력이 시장을 이끌었다. 현재 한국 제품은 세계인에게 뛰어난 정보기술(IT)로만 인식된다. 융합적 인간 감성이 빠졌기 때문이다. 21세기 제품은 브랜드 이미지에 의해 좌우된다. 스토리텔링 파워를 가진 명품 시장은 더 커질 것이다. 제품과 소비자의 공감대, 사용자의 감성적 만족도가 제품 선택의 결정적 요소가 됐다. 앞선 기술 자체만으론 부족하다. 센시빌리티(Sensibility), 스타일(Style), 스토리(Story) 즉 3S를 담은 ‘하이터치’ 제품이어야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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