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CEO 임정욱
라이코스 임정욱 대표 조회수: 6060
트위터에 소문난 스타가 있다. 현재 4만 5천명의 팔로워와 소통하고 있는 라이코스(Lycos) CEO ‘임정욱’.
대학 졸업 후 조선 일보 기자, 조선닷컴 기획부장, 조선일보 JNS 대표이사 사장, Daum 본부장 등 다양한 경험을 했던 그는 지금 미국과 한국, 이스라엘을 오가며 일을 하고 있다.
학창시절 임정욱은...
“저는 재수를 해서 89학번이에요. 그 당시 해외여행이 자유화가 되던 시절이었죠. 아버지께서 일본에 아는 분이 계셨는데,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일본에 있는 그 분의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어요. 그 때 일본 사람이 어떻게 일을 하는 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두 달 다녀오고 나니 일본이라는 나라가 재미있고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것이 동기부여가 되어 열심히 일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그 때부터 외국 생활을 동경했던 것 같아요. 대학교 3학년 때는 미국 LA에서 은행 관련 인턴을 할 기회가 생겼어요. 미국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각 나라 사람들은 일하는 방식이 다르구나’ ‘일본인은 성실하게 일하고, 미국인들은 창의력이 대단하구나’를 느낄수 있었죠."
“이외에도 학창시절에 이것저것을 하다 보니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었죠. 영어나 일본어를 공부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하고 싶은 모든 분야에서 직접 일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앞서 말씀 드린 은행이나 무역상사 인턴을 통해 동경하는 것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또 모르는 선배에게도 다가가 관련 직종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었어요. 이렇게 저는 대학생 때 제 미래 진로를 알아내려고 많이 노력했었습니다."


기자에서 IT분야로...
“사실 저는 제가 기자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그저 어린 시절 다양한 것을 읽고 지식을 쌓다 보니 남들 아는 만큼 알게 되어서 기자 시험에 붙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갑자기 IT분야로 방향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중학교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어요. IBM이나 애플 컴퓨터를 조립하고,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잡지를 구독하여 읽기도 했습니다. 컴퓨터가 바꿀 미래에 관심이 많았죠. 그래서 저는 기자가 되었을 때에도 IT담당기자를 꿈꿨어요.”
준비하지 않으면 해고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1998년도에 IMF 금융위기가 닥쳤었죠. 저는 당시 조선일보 사장실에서 회사 경영 부분에 관여하는 일을 맡았었어요. 수많은 직원들이 정리 해고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준비하지 않으면 언제든 정리해고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를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도전해보자'라는 생각에 휴직을 하고 MBA공부를 하러 떠났습니다. IT 커리어를 이어 나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IT가 강한 학교이자 실리콘 밸리에서 가까운 버클리에서 공부하기로 결정을 내렸어요.”
“하지만 가서도 시련이 있었죠. 1999년 닷컴 버블이 붕괴되면서 실리콘밸리 내의 모든 회사에서 인턴 동결이 되고, 경기가 악화되면서 외국인이 일을 하기가 어려웠어요. 2002년에 석사 졸업 이후에는 한국, 조선일보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공부했던 것의 payoff는 서서히 돌아왔다고 생각해요. 같이 공부했던 classmate의 도움을 받기도 했었고, 또 실리콘밸리라는 동네를 잘 알게 된 경험이었으니까요.”

임정욱에게 CEO란...
“CEO는 회사에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CEO 한 사람으로 인하여 그 회사의 모든 것이 바뀔 수 있습니다. 조직은 최상위에서부터 문화가 생깁니다. 또, 흘러 내려가는 리더쉽도 큰 영향을 미치죠. CEO가 비도덕적이거나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하면, 조직 구성원들에게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최상위의 리더십과 도덕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CEO가 다른 생각을 품고 있으면 모든 구성원들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이는 회사 전체에 큰 불이익을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적 기업의 CEO의 경우 겪는 어려운 일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이 언제나 어려워요. 시차가 반대여서 업무 시간이 겹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또 한국은 영어로 의사표현이 쉽지 않아서 컨퍼런스 콜이 부족해요. 반면, 이스라엘이나 인도인들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상당히 aggressive(공격적, 적극적)하죠. 그래서 언제나 서로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CEO가 가져야할 덕목으로 첫 번째는 Trust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죠. 두 번째는 Integrity입니다. 한국어로는 청렴이라고 하죠. 마지막으로는 Vision입니다. 본인이 길게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해요. 신뢰, 청렴, 비전을 모두 융합하여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CEO가 꼭 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게 일어난 변화...
“저에게 인생을 바꿔놓은 기회는 여러 번 있었어요. 예기치 않게 기자가 되었다던지, 조선일보 일본어판 자회사를 창업하여 CEO를 맡았었다던지, 갑자기 라이코스 CEO가 된 것도 하나의 터닝포인트에요."
“최근에 있었던 인생의 전환점은 ‘트위터’를 취미생활로 갖게 된 것이에요. 처음에는 트위터에 메모 형식으로 짧게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하려던 것이, 지금은 수많은 분들과 소통을 하는 수단이 되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 있을 때보다 미국에 있으면서 더 유명해졌고, 또 한국 분들과 소통할 수 있다니. 의외의 일이죠.”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고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 자신에게도 공부가 됩니다. 어떤 사건이나 이슈에 대한 저의 생각을 요약하여 140자 트윗으로 링크를 걸어 올린다는 것은, 일종의 노트에 메모하는 것과 같아요. 공부할 때에도 적으면서 외우잖아요. 그런데 또 제 메모를 수천명이 보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메모를 더 잘, 정확히, 그리고 빠르게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또, 트윗을 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줄 뿐만 아니라 저에게 있어서도 지식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정보를 나누면 더 많이 돌아오거든요. 예를 들면, 제가 어떤 제품에 대해 의견을 표출하는 트윗을 올리면 실제 그 제품을 개발한 엔지니어에게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어요. 또, 각계 전문가들의 말을 실시간으로 듣고, 그들과 지속적으로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효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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