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곡을 연주하는 첼리스트의 우뇌 신경회로 리듬을 보면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띤다고 한다. 이처럼 일체감은 한사람의 좌뇌와 우뇌보다, 다른 두 사람의 뇌와 뇌 사이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좋은 음악을 들을 때, 좋은 영화를 볼때, 내 머리 안에서 좌뇌와 우뇌가 결합하는 강도보다 함께 그것을 향유한 다른이의 뇌와 느끼는 일체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정이입을 통해 공감을 끌어내는 사회 지능이 사회적으로 하나로 모이면 그 위력은 핵무기에 버금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개인에게도 마찬가지다.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개인은 매력이 없다. 정확히 말해 설사 매력이 있다손 쳐도 누구도 그의 매력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똑똑한 것도, 돈이 많은 것도, 잘생긴 것도 다소용 없다, 자아도취적인 매력은 더 이상 매력이 아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핵무기에 비유했듯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낸다.

그렇다면 공감의 폭과 깊이를 확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품격 있는 말’이다. 입‘구(口)’3개가 모이면‘품(品)’자가 된다. 사람의 품격은 입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아무리 잘 차려입어도 말에 품격이 없으면, 그 사람 자체도 품격이 없어 보인다.

품격있는 사람이 되려면 입을 열었을 때 단 한마디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향취가 풍겨야 한다. 자기만의 향취가 담긴 말을 사용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하는 화술이다. 동경 긴자의 유명한 마담 마스이 사쿠라는 경험을 통해 체득한 성공적인 관계를 위한 대화법을 말했다.


 

 


첫째, 상대와 말할 때는 ‘여럿 중에 하나’ 가 아닌 ‘오직 당신뿐’ 이라는 자세로 대하라. 누구나 특별한 대접을 받길 원하며, 내가 유일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바란다.

둘째, ‘기분은 직구로, 협상은 변화구로’ 던져라. 현재의 기분을 에둘러 표현하다 보면 오해를 사기 쉽다. 쓸데없이 오해를 살 바에야 차라리 가벼운 신상 얘기는 직구로 던지고, 변화구는 진중한 협상에서나 구사하는 것이 좋다.

셋째, 상대가 불평불만을 쏟아놓을 때는 대화의 속도를 늦춰라. 흥분하면 대화의 초점도 흐려지기 마련이다. 제지해봐야 불평불만만 커진다. 즉 흥분을 가라앉히는 게 상책이라는 것이다.

넷째, 상대가 관심을 보일 때는 한걸음을 물러서라. 관심이 시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상대의 관심을 지속시키려면 곧장 반응 하지 말고 다소 무관심해 보이는 게 좋다. 연애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다섯째, 대화의 마지막은 항상 희망적으로 매듭지어라. 대화의 마지막이 찝찝하면 서로에 대한 존재감도 불편해진다. 희망이 있어야 마음 깊은 곳에 서로를 각인하기 쉽고, 그래야 다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알기 전에,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게 있다. 상대를 설득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것.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설득이 아니라 공감에 있다. 실제로 사람이라는 존재는 어지간해서 설득당하지 않는다.

설득된 듯이 보이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배-피지배의 관계일 때가 대부분이다. 공감은 마음과 마음의 파장이 만나 서로에게 조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공감 없이는 감동도 없다.

공감력을 키우려면‘심파티코(simpatico)’를 높여야 한다. 심파티코란 상대가 자신을 심정적으로 이해하고 진실하게 대한다고 느낄 때 생기는 친근감이다.

또한 원활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는 비언어적 신호를 제대로 읽지 못해 그에 맞는 행동을 하지 못하는 이른바‘디세미아(dyssemia)’에도 주의해야 한다. 흔히 우스갯소리로 이야기 하는 말귀를 못 알아먹는‘사오정’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상대방의 감정과 필요를 눈치 채고 알아서 반응하는‘아마에’도 중요하다.

일본인들은 바로 이 아마에를 가장 높은 덕목으로 삼는다. 겸양의 차원이 아닌 감정이입의 감수성 차원에서 아마에를 이해하면, 자연스레 디세미아에도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다.

(정진홍,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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