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의식에 대한 생각
나는 이번선거에서 안철수가 완주를 했다면, 그를 지지했을 것이다. 그가 예전에 청춘 콘서트에서 이런 말을 했다.
- 박경철 : 안 선생님은 의학계에서 그런 이야기가 있다. 계속 의학 연구를 했다면 굉장히 촉망받는 의사가 되었을 텐데, 왜 어두컴컴한 밤에 컴퓨...
나는 이번선거에서 안철수가 완주를 했다면, 그를 지지했을 것이다. 그가 예전에 청춘 콘서트에서 이런 말을 했다.
- 박경철 : 안 선생님은 의학계에서 그런 이야기가 있다. 계속 의학 연구를 했다면 굉장히 촉망받는 의사가 되었을 텐데, 왜 어두컴컴한 밤에 컴퓨...
터 앞에서 바이러스 연구하고 백신 만들고… 아무튼 왜 그런 선택을 하셨는가?
- 안철수 : 사회에 대한 부채의식이었다. 27년간 학교를 다녔다. 학교를 남들보다 훨씬 오래 다녔는데, 사회에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혜택을 많이 준 덕분이었다.
내가 이러한 우리세대의 부채의식에 대해서 읽었던 글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페친 하태경님의 책 "민주주의는 국경이 없다"라는 책의 서문이었다. 마침 책이 옆에 있으니 서문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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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386 벗들에게
이 책은 나와 함께 이 시대를 부둥켜 안고 살아왔던 모든 386 세대를 위한 것입니다. 내가 386 벗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제 과거의 낡은 부채의식에서 벗어나 미래를 보자는 것입니다. 많은 386 세대는 아직도 과거 운동권에 대한 채무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 채무의식은 다양한 형태를 띱니다. 친구들이 거리로 나가 독재타도를 외칠 때 도서관에서 공부했다는 죄책감, 동지들이 공장에 위장취업할 때 그들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마음의 빚, 동지들이 공장에 위장취업할때 그들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마음의 빚, 분신하고 투신해간 친구를 떠올릴 때마다 찾아오는 통렬한 부채의식, 최전선에서 싸우다 감옥에 간 사람들을 생각할 때 마다 느껴지는 미안함.
우리 386 세대는 이런 다양한 과거의 아픔과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왔습니다. 물론 그것이 마음의 빚이 되어 시대와 역사를 생각하는 긍정적인 힘들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분명 건강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채의식은 갈수록 우리사회에 불건전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반미종북주의 때문입니다. 바로 반미종북주의 때문입니다.
80년대를 진솔하게 회고해봅시다. 크게 두가지 경향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민중에 대한 사랑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입니다. 우리는 이 열망때문에 엘리트로서의 특권을 버리고 공장으로, 농촌으로 들어갔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뜨거운 열정 때문에 우리는 거리에서 최루탄을 뒤집어 쓰면서도 '타는 목마름으로'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한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그것은 처음에는 사회주의였고 좀 지나서는 친북주의 또는 종북주의였습니다. 80년대 중반 이후 운동권은 친북주의 NL이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또 종북과 반미는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다녔습니다. 80년대에는 밈ㄴ주주의와 친북이 대립되는 경향인지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80년대만 하더라도 북한이 정치범수용소에 20만을 가두어놓고 전체 인민을 3대계급(핵심,동요,적대계급)으로 나누어 통치하는 반민중적 독재정권임을 몰랐습니다. 북한은 비록 일당체제였지만 적어도 지도자는 인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그런 사회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탈북자가 점점 많아지면서 우리는 북한의 본질을 분명하게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북한정권은 우리가 싸웠던 박정희, 전두환과는 비교도 안되는 독재정권입니다. 북한이 외치는 반미는 단지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종북은 곧 독재에 대한 지지임이 분명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와 종북은 절대 양립할 수 없음을 명백히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많은 386세대가 과거에 민주주의를 함께 외쳤다는 그 추억때문에 아직도 종북주의를 비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심회 사건과 3대세습문제에서 보듯이 민노당은 여전히 종북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386들은 민노당을 감싸주고 있습니다. 통일연대 등 친북적인 단체들에 대해서도 여전히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권대통합을 지지하는 386 세대의 모습에서도 과거의 부정적 유산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보입니다. 야권대통합이란 크게 민주당과 민노당의 대통합입니다. 지금 민주당의 대다수 의원들은 민노당에 종북주의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야권대통합을 밀어부칩니다. 또 많은 386세대가 이 통합을 지지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자라면 종북주의자들과는 결코 연대할 수 없습니다. 종북주의는 독재의 이념이기 때문입니다. 종북주의와의 통합은 마치 파우스트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과 같습니다. 권력을 얻기 위해 민주주의라는 영혼을 종북주의에게 파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종북주의와의 무원칙적인 통합에 386 세대가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80년대에 대한 우리 모두의 부채의식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나 민주주의와 종북주의를 구분하지 않는 한, 우리 386 세대는 역사적 진보의 주체가 아니라 역사의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부채의식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종북세력이 아니라 북한 독재정권의 억압과 기아를 못견디고 탈출한 탈북자들과 북한 민중들입니다. 우리가 정말 부채의식을 느껴야 될 사람들은 이제는 노동귀족이 되어버린 대기업 노동자들이 아니라 저임금에 시달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우리 386들은 장점이 많습니다. 시대에 대해 고민할 줄 알고, 정의와 진리에 대한 열정이 강합니다. 개인보다도 공동체를 앞세우며 공공선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압니다. 그런데 이런 장점들이 점점 퇴색하고 있습니다. 바로 진보와 반미종북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맹목적 반미주의와 종북주의는 결코 진보가 아닙니다. 386세대는 아직도 우리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종북주의와 반미주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민노당을 비롯한 친북좌파단체들에 대해서는 결연한 비판의 매를 들어야 합니다. 권력의 달콤한 과실을 따먹기 위해 종북주의와 무원칙하게 타협하는 386 권력지상주의자들도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합니다.
386세대는 이제 더이상 20대 대학생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중추들입니다. 386의 어깨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해서는 386 세대의 새로운 각성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이 책을 쓴 이유입니다.
하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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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러한 우리세대의 부채의식에 대해서 읽었던 글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페친 하태경님의 책 "민주주의는 국경이 없다"라는 책의 서문이었다. 마침 책이 옆에 있으니 서문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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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386 벗들에게
이 책은 나와 함께 이 시대를 부둥켜 안고 살아왔던 모든 386 세대를 위한 것입니다. 내가 386 벗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제 과거의 낡은 부채의식에서 벗어나 미래를 보자는 것입니다. 많은 386 세대는 아직도 과거 운동권에 대한 채무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 채무의식은 다양한 형태를 띱니다. 친구들이 거리로 나가 독재타도를 외칠 때 도서관에서 공부했다는 죄책감, 동지들이 공장에 위장취업할 때 그들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마음의 빚, 동지들이 공장에 위장취업할때 그들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마음의 빚, 분신하고 투신해간 친구를 떠올릴 때마다 찾아오는 통렬한 부채의식, 최전선에서 싸우다 감옥에 간 사람들을 생각할 때 마다 느껴지는 미안함.
우리 386 세대는 이런 다양한 과거의 아픔과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왔습니다. 물론 그것이 마음의 빚이 되어 시대와 역사를 생각하는 긍정적인 힘들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분명 건강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채의식은 갈수록 우리사회에 불건전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반미종북주의 때문입니다. 바로 반미종북주의 때문입니다.
80년대를 진솔하게 회고해봅시다. 크게 두가지 경향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민중에 대한 사랑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입니다. 우리는 이 열망때문에 엘리트로서의 특권을 버리고 공장으로, 농촌으로 들어갔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뜨거운 열정 때문에 우리는 거리에서 최루탄을 뒤집어 쓰면서도 '타는 목마름으로'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한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그것은 처음에는 사회주의였고 좀 지나서는 친북주의 또는 종북주의였습니다. 80년대 중반 이후 운동권은 친북주의 NL이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또 종북과 반미는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다녔습니다. 80년대에는 밈ㄴ주주의와 친북이 대립되는 경향인지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80년대만 하더라도 북한이 정치범수용소에 20만을 가두어놓고 전체 인민을 3대계급(핵심,동요,적대계급)으로 나누어 통치하는 반민중적 독재정권임을 몰랐습니다. 북한은 비록 일당체제였지만 적어도 지도자는 인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그런 사회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탈북자가 점점 많아지면서 우리는 북한의 본질을 분명하게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북한정권은 우리가 싸웠던 박정희, 전두환과는 비교도 안되는 독재정권입니다. 북한이 외치는 반미는 단지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종북은 곧 독재에 대한 지지임이 분명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와 종북은 절대 양립할 수 없음을 명백히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많은 386세대가 과거에 민주주의를 함께 외쳤다는 그 추억때문에 아직도 종북주의를 비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심회 사건과 3대세습문제에서 보듯이 민노당은 여전히 종북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386들은 민노당을 감싸주고 있습니다. 통일연대 등 친북적인 단체들에 대해서도 여전히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권대통합을 지지하는 386 세대의 모습에서도 과거의 부정적 유산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보입니다. 야권대통합이란 크게 민주당과 민노당의 대통합입니다. 지금 민주당의 대다수 의원들은 민노당에 종북주의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야권대통합을 밀어부칩니다. 또 많은 386세대가 이 통합을 지지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자라면 종북주의자들과는 결코 연대할 수 없습니다. 종북주의는 독재의 이념이기 때문입니다. 종북주의와의 통합은 마치 파우스트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과 같습니다. 권력을 얻기 위해 민주주의라는 영혼을 종북주의에게 파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종북주의와의 무원칙적인 통합에 386 세대가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80년대에 대한 우리 모두의 부채의식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나 민주주의와 종북주의를 구분하지 않는 한, 우리 386 세대는 역사적 진보의 주체가 아니라 역사의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부채의식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종북세력이 아니라 북한 독재정권의 억압과 기아를 못견디고 탈출한 탈북자들과 북한 민중들입니다. 우리가 정말 부채의식을 느껴야 될 사람들은 이제는 노동귀족이 되어버린 대기업 노동자들이 아니라 저임금에 시달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우리 386들은 장점이 많습니다. 시대에 대해 고민할 줄 알고, 정의와 진리에 대한 열정이 강합니다. 개인보다도 공동체를 앞세우며 공공선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압니다. 그런데 이런 장점들이 점점 퇴색하고 있습니다. 바로 진보와 반미종북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맹목적 반미주의와 종북주의는 결코 진보가 아닙니다. 386세대는 아직도 우리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종북주의와 반미주의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민노당을 비롯한 친북좌파단체들에 대해서는 결연한 비판의 매를 들어야 합니다. 권력의 달콤한 과실을 따먹기 위해 종북주의와 무원칙하게 타협하는 386 권력지상주의자들도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합니다.
386세대는 이제 더이상 20대 대학생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중추들입니다. 386의 어깨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해서는 386 세대의 새로운 각성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이 책을 쓴 이유입니다.
하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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