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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武 李濟馬의 四象醫學과 佛敎의 影響
박성식
동국대학교 분당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목 차>
Ⅰ. 머리말
Ⅱ. 사상의학에서 ‘四象說’과 ‘體質論’의 특징
1. 사상의학의 이론체계로서 ‘四象’의 의미
2. ‘사상인’이 지니는 체질론의 특징
3. 사상인 장부대소의 결정과 性情
Ⅲ.. 사상의학과 불교의 관련성에 대한 검토
1. 이제마의 삶과 불교
2. 사상의학의 연원과 불교의 영향
3. 불교의 四大說과 사상체질
4. 이제마의 저서에 언급된 불교
Ⅳ. 맺음말
<한글요약>
사상의학은 한의학의 한 분야로 알려져 있지만 기존 한의학과는 다른 독특한 이론체계를 갖고 있는 한국 고유의 의학이다. 사상의학의 창안자인 東武李濟馬는 사람을 太陽人, 少陽人, 太陰人, 少陰人의 네 체질로 구분하여 체질에 따라 잘 걸리는 병이 다르고 치료 약물도 다르다는 것을 주장했다.
이제까지의 대부분 사상의학 관련 연구들은 의학과 유학사상을 토대로 독창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불교와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본 연구는 이제마가 사상의학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나 사상의학의 이론적 측면에서 특징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사상의학과 불교의 관련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하였다.
喜怒哀樂性情의 차이로 나타나는 사상인의 심리적 특성은 黃帝內經의 七情으로는 설명이 어렵고, 유학적인 심성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유학적인 측면에서도 사상의학의 심성론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이제마의 저서에 周易, 孟子,中庸, 大學에서 유래된 구절과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단지 인용되었다는 이유로 사상의학이 유학사상에 기반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제마는
기존 유학 사상에 대한 해석 보다는 자신의 고유한 철학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용하였기 때문이다.
이제마가 겉으로는 불교에 대하여 유학사상과 비교하는 내용으로 주로 언급하지만, 소양인의 吐血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불교도의 생활과 같은 수양법을 강조한 것을 보면 내면에서는 불교를 다르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는 사상인 체질의 특성이 불교의 地․水․火․風四大와 관련시킬 수 있는데, 태양인은 風, 태음인은 地, 소양인은 火, 소음인은 水의 성질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보았다. 또 이제마의 사상의학은 유학적 배경, 의학적 배경, 서양의 4체액설과의 관련성 등과 같이 어느 한 사상에 관련을 두기에는 너무나 독창적이므로, 좀 더 시각을 확대하여 사상의학에서 불교 영향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주제어
四象醫學, 佛敎, 李濟馬, 四大, 四象體質
Ⅰ. 머리말
四象醫學은 朝鮮末期咸興출신의 李濟馬에 의하여 창안된 의학이다. 이제마(1837∼1900)는 의학자이기 전에 철학자이며, 어려서부터 무예를 좋아하여 스스로 호를 東武라고 하였다.
근래에 들어 사상의학과 이제마에 대한 관심이 다양한 분야에서 높아지고 있지만, 사실 이제마와 사상의학에 대한 평가는 지금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루어져 왔다. 崔南善은 “開化의 創을 成하는 발명적 독창력을 이론적 방면에 縱橫히 발휘한 자”라하였고,1) 1939년 조선일보사에서는 한국 역사에서 걸출한 위인을 간추려 소개한 조선명인전을 출간했는데 이 책에 선정된 위인 98명 중에 이제마가 들어 있다.2) 조선명인전에 이제마의 전기를 쓴 인물은 李能和인데, 이능화는 조선명인전 보다 앞서 발행한 조선불교통사에서 이제마와 사상의학을 소개하고 있다.3)
사상의학은 한의학의 한 분야로 알려져 있지만 기존 한의학과는 다른 독특한 이론 체계를 갖고 있다. 한의학의 기저에는 陰陽五行論이란 이론체계로 사람과 자연의 현상을 설명하고 氣의 변화와 움직임을 관찰한다. 한의학의 다양한 이론과 논쟁들은 陰陽五行論을 수용하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한의학의 이론은 黃帝內經을 바탕으로 한 道家的배경이 토대가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마는 五行대신에 四象을, 五臟六腑대신에 四臟四腑를 중심으로 한 이론을 제시하였다.4) 그는 사람을 太陽人, 少陽人, 太陰人, 少陰人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면서 각 유형에 따라 병을 앓는 것이 다르며, 당연히 병을 고치는 약물도 달리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했다.
1) 최남선, 時文讀本제4권, 李東武, 육당최남선전집 제8권(서울: 현암사, 1973), p.559. 시문독본은 1916년에 신문관(新文館)에서 출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강신익 외, 의학오디세이(서울: 역사비평사, 2007), p.187. 강신익은 “이제마가 을지문덕, 세종대왕, 이순신, 장영실 등과 함께 당당히 등재되어 있다. 개항 이후의 인물로는 그가 유일했으며, 의학 분야의 인물로는 그를 제외하면 허준만이 있었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3) 李能和, 四象學說人稟性情, 朝鮮佛敎通史下篇(京城: 新文館, 大正七年) pp.1066~1077.
4) 사상의학의 원전에 해당하는 東醫壽世保元에는 肺脾肝腎의 四臟과 胃脘胃小腸大腸의 四腑를 언급할 뿐 五行에 대한 내용은 없다. 하지만 東醫壽世保元四象草本卷에는 “肺象木脾象火肝象金腎象水”와 같은 내용이 있으나 기존 한의학의 장부 개념(肝-木, 心-火, 脾-土, 肺-金, 腎-水)과는 다르다.(박성식 역해, 東醫壽世保元四象草本卷(서울: 집문당, 2002), p.138.참고)
그동안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사상의학을 활용한 연구들이 있다. 한의학계5)뿐만 아니라 철학6), 윤리학7) 심리학8), 정치학9) 경영이나 리더십 등10)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되어지고 있으며, 혹자는 이제마를 기독교의 바울11)과 관련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사상의학의 학문적 배경에 대하여 李乙浩는 사상의학을 창안한 이제마의 사상적 배경은 유학사상의 經學的배경에서부터 찾아야 한다고 하였고,12) 이능화는 芸菴韓 錫地(1709〜1791)13)와 周易에서 이제마 학문의 연원을 찾기도 하였다.14) 그러나 이제마의 학문은 사상적 연원을 확인하기 어려우며 사상의학의 독창성은 의학사나 사상사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15)
이제까지 사상의학 관련 연구들은 대부분 한의학과 유학사상을 토대로 독창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불교의
영향에 대해 언급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저자는 이제마가 사상의학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나 사상의학의 이론적 측면에서 불교의 영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5)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은 그동안 한의학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특히 사상체질의학회(구사상의학회)가 중심이 되어 연구하고 있다.
6) 최대우, 이제마의 철학(서울: 경인문화사, 2009), 참조.
7) 김윤기, 이제마 사상철학의 윤리론 연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박사학위논문,2005.
8) 한덕웅, 한국유학심리학(서울: 시그마프레스, 2003), pp.394~410.
9) 정복철, 조선 정치철학의 합례주의 인성론 : 이제마의 사상철학과 몸의 정치학, 경희대학교박사학위논문, 2002.
10) 황태연, 사상체질과 리더십(서울: 도서출판 들녘, 2003), 참조
11) 임병식, 바울과 이제마의 만남(서울: 가리온, 2002), pp.6~10. 임병식은 기독교의 바울과 이제마를 연결시킨다. ‘내몸이 성전이다’라고 말한 바울과 ‘중인의 몸이 성인의 장부와 동일하다’고 한 이제마의 말이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외침으로 이를 근거로 바울과 이제마는 만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12) 이을호, 東武四象說의 經學的基調, 韓國改新儒學史試論(서울: 박영사, 1982), pp.360~385.
13) 한석지에 대해서는 “한석지 : 1709년(숙종 35)∼1791년(정조 15). 조선 후기의 문인. 호는 운암(芸菴)․호산자(湖山子). 함흥 출생. 일생이 병고와 빈곤․고적의 연속이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명선록 明善錄≫을 완성하여 재질과 성실을 나타냈다. 또한, 시가에 대한 교양이 있어 국문가사 <길몽가 吉夢歌>를 지어 사상을 표현하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역대인물종합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인용함)
14) 이능화는 동무가 운암 한석지를 학문의 연원으로 삼고 격물치지하고 궁리진성하는 것은 주역에서 나왔다고 언급하고 있으나, 사실적 타당성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公於經術, 宗韓芸翁先生, 而其格物致知窮理盡性, 出自易學, 著有東武遺稿, 格致考, 東醫壽世保元等書, 創四象學說, 蓋其學卽心理也, 性理也, 生理也, 醫理也.” (이능화, 조선불교통사 하편, 앞의 책, p.1066.)
15) 이을호, 李東武四象說論巧, 哲學硏究 제7집, 1972, p.1.
이을호는 “동무 이제마의 四象說은 비록 그가 유학의 바탕위에서 성장했다손 치더라도 어디에도 師承관계를 댈 길이 없을 만틈 독창적이다”라고 하였다.
Ⅱ. 사상의학에서 ‘四象說’과 ‘體質論’의 특징
1. 사상의학의 이론체계로서 ‘四象’의 의미
최근에 사상의학이 세간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만큼 잘못 알려진 부분도 많다. 흔히 사상의학을 체질에 따라 적합한 음식을 가려 먹는 체질분류학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사상의학은 체질분류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지니는 선천적인 체질 특성으로 인한 질병, 후천적인 인격 수양의 방법까지도 제시하여 건강을 얻고자 한다. 또 사상의학에서는 체질에 따른 음식이나 약물, 질병의 치료와 같은 부분에만 그치지 않고 인간에 대한 탐구로 논의의 장을 확장시켰다.
이제마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인간에 대한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의문을 제시한다. 그는 인간에 대한 문제에서 출발하여 실천적인 수양론과 윤리적 건강론으로 연결하고 자신의 치료 경험과 결합시켜 새로운 의학으로 발전시켰다.
사상의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용어는 ‘四象’이며, 이제마에 있어서 의학이나 철학은 모두 ‘사상’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므로 사상의학의 기본 이론체계는 ‘四象論’이라 할 수 있는데, 사상의학에 대한 이해는 이제마의 ‘사상’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이제마의 ‘사상’이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먼저 周易과의 관계이다. 이제마는 東醫壽世保元, 四端論에서 四象人의 체질 명칭을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으로 규정하고 네 체질의 장부를 설명하고있다.16)
이 태양, 소양, 태음, 소음의 ‘사상’은 주역에서 근거한 말이므로 사상의학은 주역에서 연원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이능화는 “동무공은 운암 한석지를 학문의 연원으로 삼고 格物致知하고 窮理盡性하는 것은 周易에서 나왔다”17)고 전하고 있다.
또 체질이 4가지로만 구분되는 이유도 주역에서 太極→兩儀→四象으로 구분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四象에서 八卦로 분화될 때부터는 卦라 하지 象이라 하지 않는다. 象은 모든 삼라만상의 변화를 태양, 소양, 태음, 소음 4가지로 요약한 개념이기 때문으로 본다.18) 그러나 사상의학에 말하는 太少陰陽人의 사상인이란 말은 체질적 명칭으로만 이해할 필요도 있다. 이제마는 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16)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人稟臟理 有四不同
肺大而肝小者 名曰太陽人
肝大而肺小者 名曰太陰人
脾大而腎小者 名曰少陽人
腎大而脾小者 名曰少陰人”
17) 이능화, 조선불교통사 하편, 앞의 책, p.1066.
18) 김종덕 외, 이제마평전(서울: 한국방송출판, 2002), pp.291~292.
"저서 중에서 장중경이 논한 바
태양병, 소양병, 양명병, 태음병, 소음병, 궐음병은 병증의 이름으로 논한 것이고,
내가 논한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은 인물의 이름으로 논한 것이니,
이 두 가지를 혼돈하여 보지 말아야 할 것이고 또 싫증내고 번거롭게 여기지 않은 연후에야 가히 뿌리와 줄기를 찾아내고 가지와 잎을 채취할 수 있을 것이다."19)
19) 東醫壽世保元, 醫源論,
“原書中 張仲景所論
太陽病少陽病陽明病太陰病少陰病厥陰病 以病證名目而論之
余所論太陽人少陽人太陰人少陰人 以人物名目而論之也
二者不可混看 又不可厭煩然後 可以探其根株而採其枝葉也”
그러나 현재 사상의학 연구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견해는 사상의학에서말하는 ‘사상’이 주역의 용어에서 빌려온 말이지만 그 실체적 의미는 中庸을 비롯한 四書에서 ‘사상’의 개념이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이다.20) 그 근거는 이제마의 철학사상이 주로 담긴 格致藁를 통해서 찾을 수 있다. 즉 격치고, 儒略의 처음 부분을 보면, 이제마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를 事․心․身․物의 넷으로 구분하고 상호관계를 설명한다. 이 부분은 이제마의 저서 중에서 가장 초기 저술에 해당하는데 사․심․신․물의 ‘사상’으로 기존의 유학을 요약하여 설명한다.
20) 전국한의과대학 사상의학교실, 개정증보 사상의학(서울: 집문당, 2004), p.69.
"사물은 몸에 깃들고, 몸은 마음에 깃들고, 마음은 일에 깃든다.
사물이란 머무는 것이며, 몸이란 움직이는 것이며, 마음이란 깨다는 것이고, 일이란 결단하는 것이다.
근면으로 머물고, 능력으로 움직이며, 지혜로 깨닫고, 성실로 결단한다.
모든 사물은 머무르고, 모든 몸은 무리를 이루고, 모든 마음은 모이며, 모든 일은 펼쳐진다.
어짊으로 거처하고, 의로움으로 무리를 이루고, 예의로 모이고, 지혜로 펼친다.
사물은 무수히 많은 것이고, 몸은 하나고, 마음은 하나이고, 일은 무수히 많은 것이다.
모든 일은 크고, 한 마음은 작은 것이고, 한 몸은 가까운 것이고, 모든 사물은 멀다.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공평하게 하는 것은 큰 것이고, 사물에 이르러 앎을 이루는 것은 작은 것이고,
뜻을 성실히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은 가까운 것이고, 자신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은 먼 것이다."21)
21) 格致藁, 儒略,
“物宅身也 身宅心也 心宅事也
一物止也 一身行也 一心覺也 一事決也
勤以止也 能以行也 慧以覺也 誠以決也
萬物居也 萬身群也 萬心聚也 萬事散也
仁以居也 義以群也 禮以聚也 智以散也
物萬也身一也 心一也事萬也
萬事大也一心小也 一身近也 萬物遠也
治平大也 格致小也
誠正近也 修齊遠也”
여기서 이제마는 格致誠正의 修己와 修濟治平의 治人으로 설명되는 유학사상이 사․심․신․물의 ‘사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22) 이와 같이 사․심․신․물의 네 영역으로 제시된 ‘사상’은 이제마의 철학체계를 관통하는 개념으로 인간을 중심으로 한 우주, 자연, 사회 그리고 인체를 논의하는 四元構造23)의 틀로 사용한다. 그러므로 이제마 철학과 의학의 기저에 흐르는 ‘사상’을 사․심․신․물의 ‘사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아가 사․심․신․물의 ‘사상’에 각 네 가지의 사단을 언급한다.
22) 이을호, 한국개신유학사시론, 앞의 책, p.364.
23) 이을호, 李東武四象說論巧, 앞의 논문, p.3. 이을호는 이제마의 四象을 구조적 원리로 파악하여 ‘四元構造’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였다.
"표정 짓고 말하고 보고 듣는 것은 일의 네 가지 시작이다.
분별하고 생각하고 묻고 배우는 것은 마음의 네 가지 시작이다.
굽히고 펴고 오므리고 뻗는 것은 몸의 네 가지 시작이다.
뜻 담력 염려 생각은 사물의 네 가지 시작이다.24)
24) 格致藁, 儒略,
“貌言視聽 事四端也
辨思問學 心四端也
屈放收伸 身四端也
志膽慮意物 四端也”
전체적인 사상설의 구조는 이렇게 복합적이다. 각각의 사․심․신․물의 ‘사상’에 각 사단으로 제시된 貌言視聽, 辨思問學, 屈放收伸, 志膽慮意의 복합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이제마의 사상설을 이해하는 관건이 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사․심․신․물의 ‘사상’을 몸에다 연결시켜 설명한 점이다.
이제마는 형이상학적인 우주론이나 본성론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를 곧장 몸에다 연결하여 생리적인 기능과 결부시키고 있다. 동의수세보원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인체를 지칭하면서 다음과 같이 연결시키고 있다.
"귀와 눈과 코와 입은 천기를 관찰하는 것이고, 폐와 비와 간과 신은 인사를 수행하는 것이고,
턱과 가슴과 배꼽과 배는 앎을 주관하는 것이며, 머리와 어깨와 허리와 엉덩이는 행위를 주관하는 것이다."25)
25) 東醫壽世保元, 性命論,
“耳目鼻口 觀於天也 肺脾肝腎 立於人也
頷臆臍腹 行其知也 頭肩腰臀 行其行也”
또 이제마는 孟子의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仁義禮智의 ‘四端’이 대표적이다. 이제마는 인의예지 ‘사단’을 체질에 따른 심성을 설명하는 중요 개념으로 사용하며, 맹자의 頑夫, 懦夫, 鄙夫, 薄夫26)의 개념을 빌려와 心慾의 네 가지로 鄙․薄․貪․懦를 제시한다. 즉 심욕에 따라 사람을 구분할 때는 “禮를 버리고 방종하는 사람을 鄙人, 義를 버리고 안일을 즐기는 사람을 懦人, 智를 버리고 자기를 꾸미는 가벼운 사람을 薄人, 仁을 버리고 지극히 욕심이 많은 사람을 貪人”27)이라 하였다.
또 동의수세보원의 편명이 性命論, 四端論, 擴充論으로 구성된 것으로 미루어 이제마가 특히 맹자에 친화를 보이고 있어 이제마 철학의 ‘사상’은 ‘사단’에 가깝다고 보는 견해28)도 있다.
이상에서 사상의학의 기본 이론체계는 사․심․신․물의 ‘사상’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주역에서는 태극 양의 사상 팔괘로 나타나는 세 단계의 변화과정을 거쳐29) 物象인 팔괘가 형성된다고 보고 사상보다는 팔괘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제마는 태극은 心이고, 양의는 心身이고, 사상은 事心身物이며, 팔괘는 사심신물의 양면상으로 설명한다.30) 주역에서의 사상은 팔괘로 분화되는 중간자의 의미가 되지만, 이제마는 사상을 더 이상 분화하지 않는 실제적 개념의 物象의 개념으로 보고 삼라만상을 모두 ‘사상’의 범주로 해석한다.31) 예를 들면 사람의 사상은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이고, 계절의 사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고, 방위의 사상은 동서남북이고, 장부의 사상은 肺脾肝腎이고, 인의예지는 人性의 사단이고, 放縱, 飾私, 貪
慾, 偸逸의 마음은 심욕의 네 가지 치우침이고,32) 健剛柔順은 性理의 四偏이고, 喜怒哀樂은 情欲의 四偏이다.33)
그러므로 사․심․신․물의 ‘사상’은 모든 사물과 인간과 사회를 인식하는 기본적인 도구이자 틀로 작용하여, 사상철학만이 아니라 사상의학에서도 이론의 근간이 된다.34) 의학적인 내용이 중심이 되는 동의수세보원에서는 사․심․신․물의 ‘사상’이 天․人․性․命35)이란 용어로 바뀌어 사용되지만 그 설명의 방법이나 구조는 동일하다. 이제마는 “事는 곧 天이고, 物은 곧 사람이며, 몸은 곧 命이고, 마음은 곧 性이다”36)라고 사․심․신․물과 천․인․성․명을 연결시키고 있다. 동의수세보원의 천․인․성․명의 구조는 인체를 중심으로 우주와 사회현상을 결부시켜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심․신․물 대신하여 제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26) 孟子, 萬章下, 第1章 “故聞伯夷之風者 頑夫廉 懦夫有立志…… 故聞柳下惠之風者 鄙夫寬 薄夫敦”
27)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人趨心慾 有四不同 棄禮而放縱者 名曰鄙人 棄義而偸逸者 名曰懦人 棄智而飾私者 名曰薄人 棄仁而極慾者 名曰貪人”
28) 이창일, 사상의학 몸의 철학 마음의 건강(서울: 책세상, 2006), p.49.
29) 周易, 繫辭傳, “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 四象生八卦 八卦生吉凶 吉凶生大業”
30) 格致藁, 反誠箴, “易曰 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 四象生八卦 八卦定吉凶 吉凶生大業 太極心也兩儀心身也 四象事心身物也 八卦 事有事之終始 物有物之本末 心有心之緩急 身有身之先後”
31) 송정모, 四象醫學의 原理와 哲學的背景에 대한 考察, , 사상의학회지4권 1호, 1992, pp.8~9.
32) 주33 참고
33) 東醫壽世保元四象草本卷, 原人․第三統, “健剛柔順 性理之四偏也 喜怒哀樂 情欲之四偏也”(박성식 역해, 東醫壽世保元四象草本卷(서울: 집문당, 2002), p.87.
34) 송일병, 李濟馬哲學의 學問的背景과 四象醫學의 成立에 대한 考察, 사상의학회지 3권1호, 1991,p.3.
35) 동의수세보원, 성명론 에서는 性命을 知行으로 설명하므로 天人性命을 天人知行으로 표현하기도한다.
36) 東武遺稿, 膀胱, “事卽天也. 物卽人也. 身卽命也. 心卽性也.”(이창일 역주, 東武遺稿(성남:청계, 1999), p.90.)
2. ‘四象人’이 지니는 체질론의 특징
체질이란 선천적인 인자에 후천적 요소가 결합된 몸의 특성을 의미하는데 병증,성격, 습관, 기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혼합되거나 또는 독립적으로 상용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체질이란 말은 인식하는 방법이나 관점에 따라 내포하는 의미가 달라진다.
여기서 사상의학에서 말하는 체질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37) 사상체질론의 원리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사상인 체질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臟腑大小에 의해 결정되며, 체질에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누구나 선천적으로 네 체질 중 어느 한 체질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다.38)
둘째, 한번 타고난 체질은 평생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39)
셋째는 체질 간에는 우열이 없다는 것이다. 사상체질에는 좋은 체질이나 나쁜 체질과 같은 차등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체질에는 다름만 있을 뿐이고, 심욕의 차이에서 聖人과 衆人의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고 본다.40)
또 넷째는 약물은 마땅히 체질에 따라 구분되어 사용되어야 한다는 藥物混用不可의 법칙을 말하기도 한다.41)
37) 실제 동의수세보원 원문에는 체질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지만, 그 내용을 파악하면 체질적인 의미가 있어 흔히 사상체질이란 말로 사용되고 있다. ‘사상체질의학회’도 처음 명칭은 ‘사상의학회’였는데 1999년부터 이름을 바꾸어 사용하고 있다.
38)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人稟臟理 有四不同 肺大而肝小者 名曰太陽人 肝大而肺小者 名曰太陰人
脾大而腎小者 名曰少陽人 腎大而脾小者 名曰少陰人”
39)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太少陰陽之臟局短長 陰陽之變化也 天稟之已定 固無可論 天稟之已定之外 又有短長而不全其天稟者 則人事之修不修而命之傾也 不可不愼也”,
“太少陰陽之臟局短長 四不同中 有一大同 天理之變化也 聖人與衆人 一同也 鄙薄貪懦之心地淸濁 四不同中有萬不同 人欲之闊狹也 聖人與衆人 萬殊也”
40)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太少陰陽之短長變化 一同之中有四偏 聖人所以希天也 鄙薄貪懦之淸濁闊狹 萬殊之中有一同 衆人所以希聖也”,
“聖人之臟四端也 衆人之臟亦四端也 以聖人之一四端之臟 處於衆人萬四端之中 聖人者 衆人之所樂也 聖人之心無慾也 衆人之心有慾也 以聖人之一無慾之心 處於衆人萬有慾之中 衆人者 聖人之所憂也”,
“然則天下衆人之臟理 亦皆聖人之臟理而才能 亦皆聖人之才能也 以肺脾肝腎聖人之才能而自言曰我無才能云者 豈才能之罪哉心之罪也”
41) 이을호, 이을호전서 7 사상의학과 생명의학론(서울: 예문서원, 2000), pp.462~464. 이을호는 類型不變의 法則, 例外不許의 法則, 藥材混用不許의 法則을 四象類型成立의 三大法則이라 하였다.
사상의학에서 체질의 결정이 선천적이며 후천적으로 변하지 않는 특징을 지닌다고 하여 운명결정론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사상의학의 기본 정신은 ‘정해진 체질대로 살아야 한다’는 숙명론에 있지 않고, 후천적인 수양에 있다. 그러므로 사상의학의 본뜻은 완성된 인격자로서 성숙한 삶(仁聖)을 이루어 가는데 목적을 두고, 실천의 방법으로 체질별 심욕의 특성을 파악하여 수양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상의학은 숙명론이라기보다는, 실천적인 수양에 중점을 둔 知行論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제마는 知行을 가까이 일상생활에서 찾는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 생활의 지적(정신적)인 부분을 慧覺이라 하고, 경제적(물질적)인 부분을 資業이라 하여 여기에서 지행이 나온다고 하였다.
나아가 혜각은 仁義禮智와 같은 정신적인 측면을, 자업은 士農工商과 같은 물질적인 측면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혜각에서 德이 나오고 자업에서 道가 나온다고 하였다.
또 성명도 하늘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善을 좋아하면서 나 또한 선을 아는 것이 지극한 성의 덕이요, 다른 사람의 惡을 싫어하면서 내가 악을 행하지 않는 것이 正命의 도라 하였다. 그러므로 지행이 쌓이면 도덕이 되고 도덕이 이루어지면 인성仁聖이 된다고 하여 도덕이 다름아니라 바로 지행이며, 성명이 다름 아니라 지행이라고 하였다.42)
그러므로 사상의학에서 사상인 체질론이 지니는 참 뜻은 체질에 따르는 숙명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행을 중심으로 한 실천 수양론이 중심이 되는데, 세부적인 실천방법으로 체질특성이 활용된다고 할 수 있다.
42) 東醫壽世保元, 性命論,
“天生萬民 性以慧覺 萬民之生也 有慧覺則生 無慧覺則死
慧覺者 德之所由生也 天生萬民 命以資業 萬民之生也 有資業則生 無資業則死 資業者 道之所由生也
仁義禮智忠孝友悌 諸般百善 皆出於慧覺 士農工商田宅邦國 諸般百用 皆出於資業
…… 好人之善而我亦知善者 至性之德也 惡人之惡而我必不行惡者 正命之道也
知行積則道德也 道德成則仁聖也 道德非他 知行也 性命非他 知行也”
3. 사상인 장부대소의 결정과 性情
이제마는 사상인 체질은 장부대소에 의해 결정되는데 喜怒哀樂이란 성정이 사상인 장부대소가 형성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태양인은 슬퍼하는 성이 멀리 흩어지고 노하는 정이 촉급하니 슬퍼하는 성이 멀리 흩어지면 기운이 폐에 몰려서 폐가 더욱 성하여지고, 노하는 정이 촉급하면 기운이 간에 부닥쳐서 간이 더욱 깎이므로 태양의 장국은 그 형성이 폐가 크고 간이 작다.
소양인은 노하는 성이 넓고 크며 슬퍼하는 정이 촉급하다. 노하는 성이 넓고 크면 기운이 비에 몰려 비가 더욱 성하여지고, 슬퍼하는 정이 촉급하면 기운이 신에 부닥쳐서 신이 더욱 깎이므로 소양의 장국은 그 형성이 비가 크고 신이 작다.
태음인은 기뻐하는 성이 널리 퍼지고 즐겨하는 정이 촉급하니 기뻐하는 성이 널리 퍼지면 기운이 간에 몰려서 간이 더욱 성하여지고, 즐겨하는 정이 촉급하면 기운이 폐에 부닥쳐서 폐가 더욱 깎이므로 태음의 장국은 그 형성이 간이 크고 폐가 작다.
소음인은 즐겨하는 성이 깊고 굳으며 기뻐하는 정이 촉급하니 즐겨하는 성이 깊고 굳으면 기운이 신에 몰려 신이 더욱 성하여지고, 기뻐하는 정이 촉급하면 기운이 비에 부닥쳐서 비가 더욱 깎이므로 소음의 장국은 그 형성이 신이 크고 비가 작다."43)
43)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太陽人 哀性遠散而怒情促急 哀性遠散則氣注肺而肺益盛 怒情促急則氣激肝而肝益削
太陽之臟局 所以成形於肺大肝小也
…… 少陰人 樂性深確而喜情促急 樂性深確則氣注腎而腎益盛 喜情促急則氣激脾而脾益削
少陰之臟局所以成形於腎大脾小也”
이와 같이 사상의학에서 희노애락의 성정은 체질을 결정하는 요인만이 아니라, 사상인의 심성의 특징과 장부의 생리적 병리적 상황을 초래하는 이유로도 설명한다.
성정은 구체적으로 사상인에 따른 심성을 설명하는 기본적인 개념으로 性氣와 情氣의 특징으로 제시되기도 하며,44) 장부의 기운을 돕거나 손상시키는 기운으로 작용하는데 성은 順動하는 기운으로 장부를 돕고, 정은 逆動하는 기운으로 장부를 상하게 한다고 하였으며,45) 희노애락의 성정은 음양의 대대적 속성을 가지면서도 양은 양끼리 음은 음끼리 서로 이루고 돕는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설명한다.46) 그러므로 사상의학에서 희노애락 성정에 대한 개념은 기존 황제내경의 七情이나 성리학의 四端七情論과는 다른 독창적인 개념이라고 본다.
44) 東醫壽世保元, 擴充論,
“太陽之性氣 恒欲進而不欲退 少陽之性氣 恒欲擧而不欲措
太陰之性氣 恒欲靜而不欲動 少陰之性氣 恒欲處而不欲出”,
“太陽之情氣 恒欲爲雄而不欲爲雌 少陰之情氣 恒欲爲雌而不欲爲雄
少陽之情氣 恒欲外勝而不欲內守 太陰之情氣 恒欲內守而不欲外勝”
45)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哀氣直升 怒氣橫升 喜氣放降 樂氣陷降
哀怒之氣上升 喜樂之氣下降 上升之氣 過多則 下焦傷 下降之氣 過多則 上焦傷……
哀怒之氣逆動則暴發而竝於上也
喜樂之氣逆動則浪發而竝於下也
上升之氣 逆動而竝於上則肝腎傷”
46)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哀怒相成 喜樂相資 哀性極則怒情動 怒性極則哀情動 樂性極則喜情動 喜性極則樂情動”
Ⅲ. 사상의학과 불교의 관련성에 대한 검토
1. 이제마의 삶과 불교
이제까지 이제마의 학문적 연원이나 삶, 사상의학의 이론 분야에 이르기까지 불교의 직접적 영향을 언급한 경우는 없다. 하지만 이제마는 그의 나이 13세 때에 가출하여 소련, 만주, 의주 등으로 방랑하게 된다.47)
이제마가 가출하는 13세 때는 자기를 아껴준 할아버지와 진사進士인 아버지가 모두 사망하는 해이다. 집안에서 서자 신분인 이제마의 위치를 고려할 때, 버팀목으로 작용하였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죽음은 그를 방황하게 하였을 것이며, 사춘기의 예민한 나이에 겪은 죽음은 자기 신분과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어린 시기에 겪은 죽음과 신분에 대한 문제의식은 그를 가출로 이끌 이유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에서 동무는 어린시기에 佛法을 접했을 수도 있다.48) 비록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일찍이 경험한 삶과 죽음의 문제와 가출이란 정황적인 여건을 고려하면 이제마의 성장 과정에서 불교를 접하였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추측한다.
한편 사상의학에 미친 불교의 영향에 대해서 중국 연변의 사상의학자 孫永錫은 “이제마에게 의학을 가르친 분이 스님이다. 그러나 이제마 선생이 불교를 숭상한 불교 신도였다는 이야기는 없다. 다만 이제마 선생이 젊어서 러시아와 중국을 거쳐 義州洪氏부자집에 머물면서 공부를 했는데, 자기를 가르친 스님을 찾아 중국 瀋陽의 千山에 있는 아주 큰 절에서 장기간 체류하다가 鞍山의 湯崗子를 거쳐 吉林省四平市에 있는 작은 절에 까지도 있었다.”고 말한다.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이제마가 불교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에 대한 정황적 근거가 된다.49)
47) 拙稿, 東武李濟馬의 家系와 生涯에 대한 硏究, 사상의학회지 8권 1호, 1996, pp.17~32.
48) 이창일, 사상의학 몸의 철학 마음의 건강, 앞의 책, pp.18~20. 이창일은 이제마의 학문적 바탕이 유학사상임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동무가 이 시기에 불법의 진리에 접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또 동무의 글에서 종교적 구원이나 열정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49) 이 내용은 저자가 손영석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다. 손영석은 그의 스승인 김구익이 함흥에가서 이제마의 직계 제자인 崔謙鏞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손영석에게 전해 주었다고 한다.
그때 김구익은 이 이야기를 듣고 함흥에서 연변으로 바로 오면 빠른 데도 불구하고, 이제마의 발길을 따라 의주 홍부자집을 거쳐 중국으로 돌아왔다고 손영석은 전한다. 그에 의하면 이제마의 스승은 스님이 분명한데 현재 이름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스님을 찾아 중국 심양 천산의 아주 큰 절과 사평에 있는 작은 절에 까지도 와서 머물렀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또 그도 불교의 地水火風과 사상의학을 연결시켜 보려하지만 쉽게 풀리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손영석은 이제마 - 최겸용 - 김구익으로 필사된 동의수세보원사상초본권 手抄本을 한국에 전해준 인물이다. 최겸용은 이제마 선생이 돌아가신 후 다음 해에 동의수세보원 初版에 참여한門徒(栗洞契)의 한 사람이다. 이런 정황을 볼 때 그의 말은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본다.
2. 사상의학의 연원과 불교의 영향
이제마에게는 뚜렷한 사상적 연원을 찾을 수 있는 師承관계가 분명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이제마가 사상의학을 창안하게 된 계기를 그의 저서를 통해 추측해 볼 수 있다.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 의원론 에서 “나는 의약경험이 있은지 5, 6천년 후에 태어나서 옛 사람들이 저술한 의서를 통하여 우연히 사상인 臟腑性理를 얻게 되었다. 이에 한 권의 책을 저술하니 이름하여 수세보원이라 한다”50)고 하여 사상의학이 탄생하게 된 과정을 밝히고 있으며, 또 “대개 신농․황제 이후 진한 이전의 病證藥理는 장중경이 전하였고, 위진 이후 수당 이전의 병증약리는 주굉이 전하였고, 송원 이후 명 이전의 병증약리는 이천, 공신, 허준 등이 전하였다.”51)고 하여 병증약리라는 측면에서 의학의 전승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이제마가 우연히 얻게 되었다는 사상인 臟腑性理와 病證藥理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52)
이제마는 의학적인 내용은 병증약리를 중심으로 기존 의가들의 醫論을 모아 자신의 견해로 정리한 사상인 병증약리를 펼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상인 장부성리는 앞 사람들의 책에서 우연히 얻었다고만 표현하고 있어 계기가 되는 책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에 장부성리를 얻게 된 계기에 대한 견해가 몇 가지 있다.
먼저 한의학의 원전으로 알려진 황제내경에 연원을 두는 견해이다.53) 그러나 이제마는 황제내경에 대해서 “영추에 태소음양오행인론이 있긴 하지만 대략 외형만 알고 있고, 장리는 알지 못했으며, 대개 태소음양인은 옛날에도 약간 알고는 있었지만 정밀히 알지는 못하였다”54)고 하였고, “의학의 종주로서 인정은 하지만 그 견해를 모두 따를 수는 없다”55)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50) 東醫壽世保元, 醫源論, “余生於醫藥經驗五六千載後 因前人之述 偶得四象人臟腑性理 著得一書 名曰壽世保元”
51) 東醫壽世保元, 醫源論, “蓋自神農黃帝以後秦漢以前 病證藥理張仲景傳之 魏晋以後隋唐以前 病證藥理 朱肱傳之 宋元以後明以前 病證藥理 李梴龔信許浚傳之”
52) 臟腑生理가 아닌 臟腑性理로 표현한 것도 東武의 고유한 용어이며, 또 기존의 의학을 논하면서 病證藥理라고 붙여서 표현한 부분도 東武이전에는 없던 표현이다.
53) 백상룡, 東武李濟馬의 醫學思想에 대한 硏究,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 13권 1호, 2000,p.36. 백상룡은 “동무가 의학자로서 체질론의 뿌리를 황제내경에 두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동의수세보원의 전체맥락을 고려하면 황제내경을 연원으로 삼긴 어렵다.
54) 東醫壽世保元, 四象人辨證論, “靈樞書中 有太少陰陽五行人論 而略得外形 未得臟理 蓋太少陰陽人
早有古昔之見 而未盡精究也”
55) 東醫壽世保元, 醫源論,
“論曰 靈樞素問 假托黃帝 異怪幻惑 無足稱道 方術好事者之言 容或如是 不必深責也 然此書亦是古人之經驗而五臟六腑經絡鍼法病證修養之辨 多有所啓發 則實是醫家格致之宗主 而苗脈之所自出也 不可全數其虛誕之罪而廢其啓發之功也 蓋此書 亦古之聰慧 博物之言 方士淵源修養之述也 其理 有可考 而其說 不可盡信”
다음은 유학사상에서 연원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56) 그러나 이제마의 철학은 유학사상의 성리학과는 喜怒哀樂의 性情을 이해하는 개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57)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보면 희노애락 성정의 개념은 이와 같이 체질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고,58) 사상인에 따른 심성을 설명하는 기본적인 개념으로 性氣와 情氣의 특징을 제시하며, 59) 性은 순동하는 기운으로 장부를 돕고 情은 역동하는 기운으로 장부를 상하게 한다고 하였고,60) 희노애락의 성정이 음양의 대대적 속성을 가지면서도 양은 양끼리 음은 음끼리 서로 이루고 돕는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설명한다.61) 사상의학에서 성정을 栗谷의 성정과 같은 논점을 지니고 있다는 견해62)도 있지만, 이와 같은 여러 이유에서 황제내경의 칠정七情이나 성리학의 四端七情論과는 다른 독창적인 개념이라고 본다.
56) 여기에 대한 설명은 이미 사상의학의 이론체계로서 ‘사상’이 지니는 의미에 관해 事心身物의 四象을 중심으로 언급하였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57) 이병채, 東武李濟馬四象醫學의 哲學的意義, ,한국종교 33집, 2009, pp.157~178. 성리학과의 차이에 대해서 이병채는 “유학적이지만 성리학의 理氣論적 세계관이이나 性則理적 인간관을 취하지 않고 大學과 中庸의 내용만을 주로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갔다”고하였다.
58)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太陽人 哀性遠散而怒情促急 哀性遠散則氣注肺而肺益盛 怒情促急則氣激肝而肝益削
太陽之臟局 所以成形於肺大肝小也
少陽人 怒性宏抱而哀情促急 怒性宏抱則氣注脾而脾益盛 哀情促急則氣激腎而腎益削
少陽之臟局所以成形於脾大腎小也
太陰人 喜性廣張而樂情促急 喜性廣張則氣注肝而肝益盛 樂情促急則氣激肺而肺益削
太陰之臟局所以成形於肝大肺小也
少陰人 樂性深確而喜情促急 樂性深確則氣注腎而腎益盛 喜情促急則氣激脾而脾益削
少陰之臟局所以成形於腎大脾小也”
59) 東醫壽世保元, 擴充論,
“太陽之性氣 恒欲進而不欲退 少陽之性氣 恒欲擧而不欲措
太陰之性氣 恒欲靜而不欲動 少陰之性氣 恒欲處而不欲出”,
“太陽之情氣 恒欲爲雄而不欲爲雌 少陰之情氣 恒欲爲雌而不欲爲雄
少陽之情氣 恒欲外勝而不欲內守 太陰之情氣 恒欲內守而不欲外勝”
60)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哀氣直升 怒氣橫升 喜氣放降 樂氣陷降 哀怒之氣上升 喜樂之氣下降
上升之氣 過多則 下焦傷 下降之氣 過多則 上焦傷……
哀怒之氣 逆動則暴發而竝於上也
喜樂之氣 逆動則浪發而竝於下也
上升之氣 逆動而竝於上則肝腎傷”
61)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哀怒相成 喜樂相資 哀性極則怒情動 怒性極則哀情動 樂性極則喜情動 喜性極則樂情動”
62) 백상룡, 東武李濟馬의 醫學思想에 대한 硏究, 앞의 논문, p.145.
이외에 이제마의 ‘사상’이 주역에서 원용되었지만 내면적 속성은 태극 양의 사상팔괘로 변화 발전하는 주역의 의미보다는 서양의 四元素說에 가까운 사원구조의 입장을 취한다고 보는 견해63)도 있다.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의 사원소설은 土, 水, 氣, 火의 네 가지 원소와 각 원소가 지니는 寒, 熱, 燥, 濕의 성질의 발현으로 자연계의 변화를 설명하는 논리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었지만, 18세기말 19세기 초의 조선의 사회적 분위기는 서학의 교리만큼이나 사원소설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서학을 연구하고 천주교를 신봉한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사원소설이 깊이 수용되고 논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64)
또 이제마가 살았던 당시 조선에는 서양의학을 역술한 漢譯의서들이 많이 수입됨에 따라 서양의학적 지식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되었던 시기이면서도, 종래부터 전해오던 한방의학은 그대로 계승되었다65)는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 분위기에서 實學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이제마보다 한 세대 앞선 사람인 茶山丁若鏞(1762~1836)과의 관련성을 제기한다.66)
정약용과의 관련성을 철학적 측면에서는 이제마의 인간관을 중심으로 정약용의 인간관을 비교하여 설명하기도 한다.67) 그러나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정약용이 그의 저서 醫零에서 제기한 한․열․조․습의 ‘四情’은 서양의 사원소설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이는 전통적인 한의학의 오행이론을 비판하는데 사용되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단방위주의 처방만을 제시하고 있어 전통적인 한의학에 대한 비판적인 측면이 강하지, 처방을 새롭게 재구성할 수 있는 이론적 체계를 세운 것은 아니라고도 하였다.68)
그러므로 이 시기에 고대 그리스로부터 기인한 서양의 4 체액설이 소개된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경향이 이제마에게 어떤 자극을 주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고 단지 이제마는 이런 여러 가지 조건을 참고하여 그 나름의 이론을 세워 나간 것으로 보는 견해69)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제까지 사상의학의 연원에 대한 연구들로서는 이제마가 사상의학의 기본 이론인 사상인 장부성리를 발견하고 사상인의 성정론을 형성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 부분을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이유도 사상의학과 불교의 관계를 검토해 볼 필요를 제기한다.
63) 정우열, 東武李濟馬의 哲學과 醫學思想, 동의병리학회지 9권, 1994, pp.153~170.
64) 전용훈, 서양 사원소설에 대한 조선 후기 지식인들의 반응 , 한국과학사학회지 제31권 제2호, 2009, p.435.
65) 김두종, 한국의학사(서울: 탐구당, 1981), p.455.
66) 이을호는 “茶山과 東武가 한결같이 그들의 우주론적 역리의 근거를 음양론에 두었고, 오행설에 의한 상생상극의 순환법칙은 이를 부인 또는 불문에 붙였다”고 하였다.(이을호, 茶山學의 理解(서울: 현암사, 1979), p.358.) 또 허훈은 “정약용이 오행이론을 거부한 데에는 서양의 사원소 이론이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동무의 사상이 여기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를 추측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였다. (허훈, 동무 이제마의 철학사상-심성론과 수양론-(서울: 심산출판사, 2008), p.50.)
67) 최대우, 이제마의 철학, 앞의 책, pp.0~33.
68) 김대원, 정약용의 의학론 , 계간 과학사상, 2000년 여름호, pp.35~152.
69) 박성래, 한국사에도 과학이 있는가(서울: (주)교보문고, 2001), p.145.
3. 불교의 四大說과 사상체질
불교와 한의학의 관계는 일찍부터 시작된다. 한국의 의학에서 불교의 영향은 신라 시대 전래, 고려시대 왕성, 조선시대 쇠퇴로 설명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김두종은 “한국의학은 삼국시대 중기인 4세기의 후반기경에 들어서면서 불교의 수입과 함께 인도의학설과의 관계를 갖게 되었다.
인도의학은 원래 이집트의학과 같이 승려의학에 속한 것이므로 박학고승들이 대개는 醫方에 통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불교의 보살들이 반드시 배워야 되며 또는 통달하여야 되는 五個處의 지식인 國明중에는 의방을 응용케 하는 醫方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70)라고 하였다. 또 그는 “삼국 시대 중기 이후로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인접대륙의 漢醫方과 함께 印度醫說이 상당히 유포되었으리라고 믿어진다. 그러나 근세조선에 들어서는 崇儒排佛의 정책에 따라 佛典의 의방도 차차로 이용되지 못하게 되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71)고 한 바와 같이 불교의학은 조선을 거치면서 점차 쇠퇴하였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고려시대에는 의료제도를 확립해 가는 기간에도 사회적으로 질병치료자의 역할을 담당한 것은 불교의학이었다. 그러다가 고려후기 성리학의 수용은 질병에 접근하는 인식의 문제에도 변화를 가져왔는데, 성리학을 수용한 사대부들은 질병에 대한 불교적인 대처방식에 대해서도 斥佛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배척하였다는 것이다.72)
그러나 불교의학의 쇠퇴에 대하여 수행 중심이라는 불교의 종교적 특징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남진각은 “불교의 궁극적인 이념은 의학만이 아니어서 의업에 종사하는 僧醫는 점차 투약이나 침구에 의한 의학적 치료수단보다 佛菩薩의 가피를 기원하고 독경이나 주문 등 의학 외적인 수단으로 治病을 시도하여 종교적인 정신요법에 편중되어 불교의학은 의학으로서 완전한 체계를 정립하지 못하고 현재에 전해지고있다.”73)고 하였고, 또 “불교는 수행위주의 종교이고 불교의학도 크게는 불교에 속하므로 약물이나 침구를 이용한 물리적 방법보다는 정진, 설법, 진언, 참회, 정신적요법 등이 선행되었으며, 일부의 약물 등 물리요법이 진행되었다 하여도 궁극적으로는 불도의 수행을 위한 것이었으므로 질병치료만을 위주로 한 현대적 의미의 藥物學으로 발돋움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귀결”74)이라 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특징을 지닌 불교의학의 이론에는 사대설이 토대가 된다. 불교의 사대설이 한의학에 수용되는 과정에 대하여 김진무는 “불교의 중국 전래가 황실을 중심으로 하여 道敎계통의 黃老道와 결합하여 이루어지는데, 특히 중국불교의 대가인 天台智者大師로부터 남조의 陶弘景, 王燾, 巢元方, 孫思邈등을 통하여 사대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중국의 四氣, 陰陽五行등과의 결합을 통하여 완전하게 한의학으로 수용되었다”75)고 보았다.
70) 김두종, 한국의학과 인도의학의 관계 , 한국과학사학회지 1권 1호, 1979, p.108.
71) 김두종, 한국의학과 인도의학의 관계 , 위의 논문, p.108.
72) 강도현, 고려후기 성리학 수용과 질병 대처 양상의 변화 , 도시인문학연구 1권 1호, 2009, pp.139~166.
73) 남진각, 불교의학의 기본원리(서울: 불교통신교육원, 2004), pp.29~30.
74) 남진각, 불교의학의 기본원리, 위의 책, p.120
75) 김진무, 불교의 사대설과 한의학의 수용에 대한 고찰 , 한국형상의학회지 6권 1호, 2005,pp.234~258.
또 불교가 한의학에 영향을 준 근거는 동의보감에서도 직접 확인 할 수 있다. 허준은 동의보감, 집례에서 인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허준의 인체관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신이 삼가 사람의 몸을 살펴 보건대, 안으로는 오장육부가 있고 밖으로는 근과 골, 기와 육, 혈과 맥, 그리고 피부가 있어서 그 형체를 이룬다. 그런데 정기신이 또한 장부와 백체의 주가 되니, 그렇기 때문에 도가의 삼요와 불교의 사대가 모두 이를 말하는 것이다."76)
76) 허준 저, 동의과학연구소 역, 동의보감 제1권 내경편(서울: 휴머니스트, 2002), p.67.東醫寶鑑, 集例, “臣謹按 人身內有五藏六府 外有筋骨肌肉血脈皮膚以成其形 而精氣神又爲藏府百體之主 故道家之三要 釋氏之四大 皆謂此也”
이는 허준이 생각하는 인체는 안으로는 오장육부가 있고 밖으로는 근․골․기육․혈맥․피부가 있어 형체를 이루게 되는데 이를 통괄하는 인체의 주인은 정기신 삼요가 된다고 하면서, 불교의 사대도 인체의 주인에 해당하는 것이라 하였다.
또 허준은 동의보감, 내경․신형장부도 에서 사람의 몸은 천지와 상응하는 이치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손진인은 “우주 안에서 사람이 가장 귀하니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고 발이 모난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늘에 사시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사지가 있고, 하늘에 오행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오장이 있으며, 하늘에 육극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육부가 있고,
…… 땅에 샘물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혈맥이 있고, 땅에 초목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모발이 있고, 땅에 금석이 있듯이 사람에게는 치아가 있다.
이 모두는 四大와 五常을 품부 받아 그것을 빌려 합하니 잠시 형체를 이룬 것이다”77)
77) 허준 저, 동의과학연구소 역,동의보감 제1권 내경편, 위의 책, p.99~1.東醫寶鑑, 內景․身形藏府圖,
“孫眞人曰 天地之內 以人爲貴 頭圓象天 足方象地 天有四時 人有四肢 天有五行 人有五藏 天有六極 人有六府天有八風 人有八節 天有九星 人有九竅 天有十二時 人有十二經脉 天有二十四氣 人有二十四兪 天有三百六十五度 人有三百六十五骨節 天有日月 人有眼目 天有晝夜 人有寤寐 天有雷電 人有喜怒 天有雨露 人有涕泣 天有陰陽 人有寒熱 地有泉水 人有血脉 地有草木 人有毛髮 地有金石 人有牙齒 皆稟四大五常 假合成形”
여기서 오상은 仁義禮智信으로 유교 심성론의 근본이 되는 덕목이며, 사대는 오상을 담고 있는 육체에 해당하므로, 인체의 구성은 도덕적 품성인 유교의 오상과 물질적 요소인 육체가 임시로 화합하여 존재한다는 불교의 사대설이 수용되어 있다고 보았다.78) 결국 허준은 사람의 몸은 사대와 오상을 받아 임시로 형체를 이룬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78) 이기운, 동의보감의 四大說수용과 三敎會通思想, 불교학보 제53집, 2009, p.282.
나아가 허준은 동의보감, 내경」四大成形에서 구체적으로 불교의 사대설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인체를 설명하고 있다.
"석가는 지수화풍이 서로 화합하여 사람을 이룬다. 근골과 기육은 땅에 속하고, 정․혈․진액은 물에 속하며, 호흡과 체온(溫暖)은 불에 속하고, 정신(靈明)활동은 바람에 속한다. 그러므로 바람이 그치면 기가 끊어지고, 불이 없어지면 몸이 차가워지고, 물이 마르면 피가 없어지며, 땅이 흩어지면 몸이 갈라진다79)
79) 허준 저, 동의과학연구소 역,동의보감 제1권 내경편, 위의 책, p.107.東醫寶鑑, 內景․身形․四大成形,
“釋氏論曰 地水火風和合成人 筋骨肌肉 皆屬乎地 精血津液 皆屬乎水 呼吸溫煖 皆屬乎火 靈明活動 皆屬乎風是以風止則氣絶 火去則身冷 水竭則無血 土散則身裂
○上陽子曰 髮齒骨甲 假之于地 涕精血液 假之于水 溫煖燥熱 假之于火 靈明活動 假之于風 四大假合而生也 地之盛也 骨如金 水之盛也 精如王 火之盛也 氣如雲 風之盛也 智如神”
이와 같은 내용에 근거하여 동의보감은 불교의 사대설을 기반으로 하여 인체의 구조를 해명하고 사대의 부조화에 의해 질병이 생기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이기운은 “동의보감은 불교의 사대를 기초로 한 儒彿道三敎의 회통사상을 보여주고 있다”80)고 한다. 이처럼 동의보감에는 불교와 도교적 내용이 저변에 깔려있다.
시대적으로 사상의학은 불교가 쇠퇴하였던 조선에서 탄생하였다. 1894년 동무 이제마가 동의수세보원을 저술하면서 시작된 사상의학은 유학사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매우 독창적인 사상체계를 갖고 있다. 비록 조선 말기라 하더라도 나라에 관직을 가졌던 이제마81)에게서 불교보다 유교적 색채가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제마는 동의보감의 내용을 중심으로 醫案을 선택하여 동의수세보원을 저술하였고,82) 의학에 대한 허준의 공로를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83) 이는 동의보감에 나타난 허준의 의학사상이 이제마에게 깊이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러므로 동의보감에 나타난 불교의 사대설이 이제마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불교의 사대설은 교의의 출발점인 十二處說과 인간 존재의 구조를 밝힌 五蘊說에서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적인 요소로 불교가 중국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함께 전해져 중국의 의학 속에 융화되어 한의학에 수용되었다고 본다.84) 중국의 의서들을 많이 참고하는 동의보감은 인도의 불교사상이 중국의학에 융화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동의보감을 많이 참고한 이제마가 의학적인 측면에서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허준으로 전해진 불교의 사대설을 접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불교의 身體論은 오온설로 설명되는데, 근본불교에서는 色蘊으로서의 사대는 인연에 의해 이루어지는 존재이므로 생로병사의 苦를 겪게 되고, 따라서 불교적인 입장에서는 진실한 我가 아니고 무상하다 하여 假의 四大, 實의 四大로 나누기도 한다.85)
여기서 假四大는 물질의 최소 단위로 地水火風의 4종을 의미하고, 지의 極微에는 堅性, 수의 극미에는 濕性혹은 濕潤性, 화의 극미에는 熱性혹은 溫暖性, 풍의 극미에는 行動性혹은 流動性이 갖추어져 있다고 본다. 여기서 견성, 습성, 열성, 행동성이라는 성질이 실다운 實四大를 의미하므로, 불교 생리학적 관점은 실사대가 조화적으로 작용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건강체인가 아닌가를 확인할 수 있다.86)
80) 이기운, 동의보감의 四大說수용과 三敎會通思想, 앞의 논문, pp. 277~302.
81) 이제마는 40세에 武威別選軍官을 거쳐 武威將이 되었고, 50세에 鎭海縣監을 지냈으며, 61세에 高原郡守를 지냈다.
82) 박성식․송일병, 四象醫學의 醫學的淵源과 李濟馬學問思想에 관한 硏究, 사상의학회지 5권 1호, 1993,
pp.7~39.
83) 東醫壽世保元, 醫源論, “若以醫家勤勞功業論之則當以張仲景朱肱許浚爲首而李梴龔信次之”
84) 김진무, 불교의 사대설과 한의학의 수용에 대한 고찰 , 앞의 논문, p.255.
85) 이기운, 동의보감의 四大說수용과 三敎會通思想, 앞의 논문, p.283.
86) 川田洋一저, 朴慶壎역, 佛敎와 醫學(서울: 弘法院, 1993), pp.61~63.
사대설에 따르면 지수화풍은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의 4대 기본 요소로서, 각각 堅,濕, 暖, 動의 4종 속성을 갖추었으며, 持, 攝, 熟, 長의 4대 작용을 하고 있다. 이 네가지는 마땅히 기능상에서 그의 존재를 인식 감지하여야 하며, 그 형상은 특정하게 지정하지 못한다. 佛儀중에서는 그것을 能造四大라고 한다. 표현되는 바의 형질은 視觸角등을 통해 그것을 감지한 것인데 그것은 바로 所造四大이다. 4종 원소는 세계를 창조할 수 있으며, 당연히 인체형태도 또한 구성할 수 있다. 사대이론은 불교 圓寂理論의 의탁처가 되고, 동시에 의학의 생리, 병리, 치료이론으로 작용하므로 사대설은 불교의학 이론의 總綱이 된다.87)
그런데 불교의 사대설과 그리스의 사원소설은 같은 내용이라 할 수 있다.88) 현재 의사학계에도 인도의 사대설과 희랍의 사원소설과의 상호 관계에 대해서는 정설이 없지만,89) 서기전 327년에 알렉산더대왕의 인도원정을 계기로 하여 인도와 그리스사이에는 군사적 관계 이외에 사상적으로 어떤 연락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인도 철학자들 사이에서는 알렉산더대왕 원정 이전에도 양자 사이의 사상적 교섭이 있어 왔다고 하였다.90)
고대 그리스 철학의 사원소설은 토․수․기․화의 네 가지 원소와, 각 원소가 지닌 한․열․조․습의 성질, 그리고 이들 원소들의 결합으로 조합된 성질의 발현으로 자연계의 변화를 설명하는 매우 논리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91) 사원소설은 서양의 의학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서양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우주가 물, 불, 흙, 공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고대 자연철학을 의학에 적용시켰다. 그는 이 원소들을 각각의 성질에 따라 몸속에 들어 있는 네 가지 체액에 대응시켰는데, 우리의 몸은 공기에 대응하는 뜨겁고 축축한 혈액, 물에 대응하는 차갑고 축축한 점액, 흙에 대응하는 차갑고 건조한 흙담즙, 불에 대응하는 뜨겁고 건조한 황담즙으로 구성되었다는 4 체액설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로마시대의 다혈질, 점액질, 담즙질, 흑담즙질의 4 기질설을 주장한 갈레노스(Galenous)를 통하여 체액설이 중심이된 의학체계를 완성하게 되었고, 16-17세기에 근대적 해부학과 생리학이 발달할 때까지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 진리로 여겨져 1500년간 유럽의학의 주요이론으로 자리 잡았다.92)
87) 馬伯英, 高晞, 洪中立著, 鄭遇悅譯, 中外醫學文化交流史(서울: 전파과학사, 1997), pp.163~166.
88) “원시불교시대의 4대론과 그리스시대의 4원소설은 같다. 4대론은 기원전 6-8세기경에 완성되어 불교이론가들에 의해 더욱 발전되었다. 한편 그리스는 기원전 4세기경에 4원소설을 완성하는데 알렉산더의 동방원정이 3세기경이므로 그 이후부터 인도와 그리스의 학문교류가 있었을 것이다.”
(박순달, 고대 그리스 물질관 - 4원소론 , http//blog.daum.net/jidam55/13692027)
89) 정우열, 동무 이제마의 철학과 의학사상 , 앞의 논문, p.162.
90) 金斗鍾, 우리 과학사상과 佛敎의 地水火風四大說, , 法施 통권 210호, 1982년 10월호,pp.26~29.
91) 전용훈, 서양 사원소설에 대한 조선 후기 지식인들의 반응 , 앞의 논문, p.435.
92) 강신익, 몸의 역사 몸의 문화(서울: 휴머니스트, 2007), pp.39~42.
한․열․조․습으로 표현되는 사원소의 네 가지 성질은 사상의학의 이론적 배경과도 유사하다.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에서 肺․脾․肝․腎장부의 大小에 의해 체질이 결정되는데, 장부의 기능을 크게 水穀의 기운과 氣液의 기운으로 구분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람이 장을 타고나는 데 네 가지 같지 않은 것이 있으니, 폐가 크고 간이 작은 것을 태양인이라 하고, 간이 크고 폐가 작은 것을 태음인이라 하고, 비가 크고 신이 작은 것을 소양인이라 하고, 신이 크고 비가 작은 것을 소음인이라고 한다.93)
93)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人稟臟理 有四不同 肺大而肝小者 名曰太陽人 肝大而肺小者 名曰太陰人 脾大而腎小者 名曰少陽人 腎大而脾小者 名曰少陰人”
폐로써 내쉬고 간으로 들이쉬니 간과 폐라는 것은 기와 액체를 호흡하는 문호이며, 비로써 받아들이고 신으로서 내보내니 신과 비라는 것은 물과 곡식을 출납하는 창고이다."94)
94)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肺以呼 肝以吸 肝肺者 呼吸氣液之門戶也 脾以納 腎以出 腎脾者 出納水穀之府庫也”
이와 같이 사상의학에서 폐와 간은 호흡작용을 하여 氣液代謝를 주관하고, 비와 신은 출납작용을 하여 水穀代謝를 주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내쉬는 기운을 주관하는 폐가 크고 들이쉬는 기운을 주관하는 간이 작은 태양인은 燥해지기 쉬운 속성이 있고, 반대로 들이쉬는 기운을 주관하는 간이 크고 내쉬는 기운을 주관하는 폐가 작은 태음인은 濕해지기 쉬운 속성이 있다. 또 음식물(水穀)을 받아들이는 기운을 주관하는 비가 크고 내보내는 기운을 주관하는 신이 작은 소양인은 熱해지기 쉬운 속성이 있고, 반대로 음식물을 내보내는 기운을 주관하는 신이 크고 받아들이는 기운을 주관하는 비가 작은 소음인은 寒해지기 쉬운 속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제마의 사상의학이 그리스의 사원소설에 바탕을 둔 서양의학의 4체액설에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95)도 이러한 이유에서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이제마가 천주교와 함께 전래된 사원소설을 접하였는지, 불교의 사대설을 접하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이제마가 사상체질의학을 처음으로 창안한 동의수세보원을 저술할 때 醫家의 醫藥經驗을 동의보감을 중심으로 선택하였던 것을 고려한다면,
이제마가 불교의 사대설에 좀 더 친숙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사상의학의 연원에는 기존에 알려진 주역이나 유학사상 이외에도 불교의 사대설에 의한 영향도 마땅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편 불교의 사대와 사상의학의 사상을 같은 것으로 보아 四大四象체질론을 주장하기도 한다.96) 사대사상 체질론에서는 이제마의 사상체질론과 달리 복합체질론을 인정하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지만, 불교의 사대와 사상의학의 사상을 같은 개념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95) 馬伯英, 高晞, 洪中立著, 鄭遇悅譯, 中外醫學文化交流史, 앞의 책, p.62.
96) 이의원, 인간, 세상 그리고 체질의학(서울 : (주)삼화출판사, 1996), p.26.
4. 이제마의 저서에 언급된 불교
이제마에게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불교적인 내용은 많지 않다. 격치고에서 불교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을 두 곳에서 찾을 수 있는데, 儒家의 사상과 비교하여 평하는 내용으로 언급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뜻을 부연하여 말하기를 佛家에서 말하는 性은 아는 것을 끊고 意를 寂滅케 한 것이며, 告子가 말하는 心은 物을 배제하고 마음을 견고히 한 것이다. 천박한 선비들은 심히 망령스럽게 자기 몸을 높이며, 어리석은 백성들은 나라를 잊고 제 집만을 이롭게 하나니 이 네 가지는 심신과 국가를 패망하게 만드는 함정이다. 맹자가 “진실로 확충하지 않으면 족히 부모를 섬길 수 없다”라고 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97)
97) 格致藁, 儒略․天時, “衍義曰 佛氏之性 絶知寂意 告子之心 拒物堅心 淺士之身 苛妄尊身 愚民之家 忘國利家 此四者敗亡之陷穽也 孟子曰 苟不充之 不足以事父母此之謂也”
이는 격치고 , 유략 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으로, 儒家的이상인 성인의 경지에 상반되는 내용으로 몰가치, 부도덕, 허망한 것의 대표로 불가와 고자, 천박한 선비, 어리석은 백성의 네 유형을 들고 있는 내용이다.98)
또 격치고, 반성잠 에서는 “소인의 간사한 계산과 속이려는 계획을 소인에게서 매일 얻을 수 있다면 군자의 큰 덕과 큰 도는 반드시 군자에게 매일 쌓일 것이다”99)라는 내용에 이어서 다음과 같은 질문 대답이 이어진다.
98) 지규용, 格致藁譯解, 앞의 책, p.140.
99)格致藁, 反誠箴․兌箴下截, “小人之詭計詐謀 若能每日得之於小人 君子之大德大道 必也 每日積之於君子”
"어떤 사람이 묻기를, “군자의 술책이 이러하다면 이것은 속임수를 쓰는 것이 아닌가요?” 동무가 대답하기를, “천하의 소인들은 그 수가 억만이라 엄청나게 많아서 가라고 호령해도 가는 법이 없고 오라고 불러도 오는 법이 없다. 군자가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체득하여 그들을 거느릴 수가 없으니 속임수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곧 誠에서 明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상앙은 형법으로 다스리려 하고 佛家는 자비로 다스리려 하며 楊朱는 爲我로 다스리려 하고 묵가는 겸애로 다스리려 하며 왕안석은 명률로 다스리려 하고 노자는 무위로 다스리려고는 하였으나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러한 誠과 明의 도리를 위반하면서 다스릴 수 있었던 사람들이 과연 있었던가?”
…… 상앙의 형법과 佛家의 자비, 양주는 위아, 묵가는 겸애, 왕안석의 명률, 노자의 무위 등도 모두 속임수를 살피지 않고 스스로 속임수를 행하며 남이 가진 재주를 싫어하고 남이 가진 속임수를 좋아하며 어려운 것을 싫어하고 쉬운 것을 잡으려 하는 데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格物과 致知가 모두 속임수를 살피는 데 있고 성의, 정심,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도 모두 속임수를 살피는 데 있으며, 반대로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하는 것은 반드시 속임수를 살피지 않은 데 있고, 도를 배반하고 덕을 망치는 것도 반드시 속임수를 살피지 않는데 있다.”100)
100) 格致藁, 反誠箴․兌箴下截,
“或曰 君子之術 如是則無乃用譎耶 曰 天下小民 其數億萬 林林蔥蔥 麾之莫往 招之莫來 不如是 莫可體而帥之也 非用譎也 乃誠明之道也
商鞅 欲以刑法治之 佛氏 欲以慈悲治之 楊氏 欲以爲我治之 墨氏 欲以兼愛治之 王安石 欲以名律治之 老氏 欲以無爲治之 從古及今 反此誠明而能治之者 有之乎
…… 商鞅之刑法 佛氏之慈悲 楊氏之爲我 墨氏之兼愛 王安石之名律 老氏之無爲 都出於不察詭詐 而自行詭詐惡人有技而倖人有詐 厭於其難而獵於其易之故也
是故 格物致知 都在於察乎詭詐 誠意正心 都在於察乎詭詐
修身齊家 都在於察乎詭詐 治國平天下 都在於察乎詭詐 而怨天尤人 必在於不察詭詐 反道敗德 必在於不察詭詐也”
이는 이제마가 도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하면서 군자는 소인들의 잔꾀와 속임수까지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商鞅이하의 여러 학파들이 성명의 도를 따르지 않고 자기의 독단만을 주장하며 소인들의 생각과 속임수를 철저하게 분석하지도 않고, 또 그들이 오히려 소인을 기만하기까지 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도를 배반하고 덕을 망치는 무리들이라 규정하였다.101)
101) 지규용, 格致藁譯解, 앞의 책, p.250.
또 동의수세보원에서도 이제마는 불교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두 곳에서 언급하는데, 먼저 사단론 에서는 성인의 무욕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성인의 마음에 욕심이 없다는 것은 노자나 불교의 청정적멸한 무욕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한다.
"성인의 마음에 욕심이 없다는 것은 청정, 적멸하여 노자나 석가의 욕심 없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다. 성인의 마음은 천하가 다스려지지 않은 것을 깊이 근심하기 때문에 다만 욕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자기 한 몸의 욕심을 생각할 겨를도 없는 것이니 천하가 다스려지지 못하는 것을 깊이 근심하여 자기 한 몸의 욕심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곧 성인에게 사욕이 없다는 것이다. 추호라도 자기 한 몸에 대한 욕심이 있으면 요순의 마음이 아니요, 잠시라도 천하를 근심하는 마음이 없으면 공맹의 마음이 아니다."102)
102)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聖人之心無慾云者 非淸淨寂滅如老佛之無慾也聖人之心深憂天下之不治故 非但無慾也 亦未暇及於一己之慾也 深憂天下之不治而未暇及於一己之慾者 必學不厭而敎不倦也
學不厭而敎不倦者 卽聖人之無慾也 毫有一己之慾則非堯舜之心也 暫無天下之憂則非孔孟之心也”
이와 같이 이제마의 저서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불교에 대한 내용은 絶知寂意, 慈悲, 淸淨寂滅등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모두 유가적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비교하는 측면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의수세보원에서는 실제 질병을 치료할 때 불교의 수양정신을 따를 필요가 있음을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소양인에서 吐血병의 치료는 佛法의 수양법과 같이 調養하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소양인이 토혈하는 때에는 반드시 강퍅(剛愎)하고 편벽되고 급한 성질과 남과 더불어 나란히 달려서 경쟁하는 것을 씻어 버리고 음식을 담백하게 먹고 복약하며 수양하기를 불교도 사람들과 같이 하면 100일이면 조금 나을 것이고 200일이면 많이 나을 것이며 1년이면 완전하게 나을 것이고 3년이면 가히 그 수명을 보존할 수 있다."103)
103) 東醫壽世保元, 少陽人泛論, “少陽人 吐血者 必蕩滌剛愎偏急 與人並駈爭塗之 淡食服藥 修養如釋道一百日則可以少愈 二百日則可以大愈 一周年則可以快愈 三周年則可保其壽”
이는 重한 병에 속하면서도 재발하기 쉬운 소양인의 토혈은 조리와 섭생을 잘 해야 하는 데 그 방법으로 불교의 수양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마의 저서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불교에 대한 언급은 이와 같은 내용이 전부이다. 결국 이제마는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는데 불교를 유학사상과 비교하는 내용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실제적인 질병 치료 부분에서는 불교의 수양법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Ⅳ. 맺음말
이 연구는 사․심․신․물의 사상설을 중심으로 한 사상체질론의 이론적 특징과 이제마의 학문적 연원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사상의학의 저변에 불교적 영향이 있는가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그 결과 사상의학은 황제내경, 동의보감, 주역, 맹자를 중심으로 한 유학사상, 서양의 4 체액설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일정 부분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어느 한 사상에 연원을 정하기에는 사상의학이 너무나 독창적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사상인 체질의 특성이 불교의 地水火風四大와 관련시킬 수 있는데,태양인은 風, 태음인은 地, 소양인은 火, 소음인은 水의 성질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보았다.
또 성리학을 국시로 한 조선이란 시대적 상황에서 이제마를 주자朱子의 해석을 따르지 않고 경서를 해석 하려는 탈주자학적 조선성리학자라 할 수 있다고도 하는 반면, 오행설을 부정하고 성性을 희노애락에 연결시킨 점에서 보면 조선성리학이 아니라 북학파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하였다.104) 한편으로는 이제마가 浩然之氣에 상응하는 浩然之理라는 개념105)을 제시할 정도로 주자학의 사유체계를 따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106)고도 하였다. 이처럼 이제마의 학문적 계통은 다양한 측면으로 볼 수 있어 어느 한쪽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희노애락의 성정의 차이로 나타나는 사상인의 심리적 특성은 황제내경의 七情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여기에는 반드시 유학적인 심성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제마의 심성론을 이해하는 데에는 심성론이 꽃을 피웠다는 조선의 성리학적인 측면과는 다른 부분이 나타난다. 성性은 인간의 본성을 지칭하는데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이제마는동의수세보원에서 사상인의 性氣와 情氣를 구분하여 설명한다.107)여기서 ‘性氣’라는 표현은 성리학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개념이다.
또 이제마는 격치고에서 ‘性’을 ‘意’와 관련하여 설명하는데 “생각(意)은 본성(性)의 주재자요, 본성은 생각의 집이며, 생각은 날마다 얻는 것이고, 성품은 날마다 쌓는 것”108)이라 하였다. 이 내용도 ‘性卽理’라는 성리학적 입장에서는 이해되기 어려운 인성론 개념이다.109)
104) 김종덕 외, 이제마평전, 앞의 책, pp.328~329. 김종덕 등은 “이제마를 탈주학적 조선성리 학자라 하면서도 북학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또 “조선 후기의 북학파 중에는 천주교보다 당시 화엄학파의 변화에 연결되어 오히려 불교에 심취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북학파에 영향을 받은 개화파들이 천주교 신자가 아닌 불교신자가 많은 것에서도 확인된다”고 하였다.
105) 東醫壽世保元, 四端論, “浩然之氣 出於肺脾肝腎也 浩然之理 出於心也 仁義禮智四臟之氣 擴而充之則浩然之氣 出於此也 鄙薄貪懦一心之慾 明而辨之則浩然之理 出於此也”
106) 허훈, 동무 이제마의 철학사상 -심성론과 수양론-, 앞의 책, p.65.
107) 東醫壽世保元, 擴充論, “太陽之性氣 恒欲進而不欲退 少陽之性氣 恒欲擧而不欲措 太陰之性氣 恒欲靜而不欲動 少陰之性氣 恒欲處而不欲出” “太陽之情氣 恒欲爲雄而不欲爲雌 少陰之情氣 恒欲爲雌而不欲爲雄少陽之情 氣恒欲外勝而不欲內守 太陰之情氣 恒欲內守而不欲外勝”
108) 格致藁, 儒略․天時, “意 性之主宰也 性 意之宅室也 意 日有所得也 性 日有所積也”
109) 금장태, 동무 이제마의 사상 , 철학과 현실통권 14호, 1992년 가을호, p.202.
이제마의 철학 사상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문자적인 해석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비록 많은 용어가 주역과 맹자, 중용, 대학에서 유래되었음이 분명하여도 단지 인용되었다는 이유로 유학사상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는 이제마가 표현한 내용들은 모두 경전의 해석을 위한 시도가 아니라 자신의 철학을 경전과 연결시키는 작업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110) 그러므로 이제마의 철학이나 의학 모두에서 인용된 구절이 어디에 출처를 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학문의 맥을 어디에다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곤란하다. 이제마를 朱子的이라 하던지 脫朱子的이라 구분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유학사상의 범주 내에서의 이야기이므로, 사상의학이 지닌 독창적인 면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동의수세보원에는 소양인의 토혈을 치료하기 위해 불교의 수양법을 강조하기도 하므로 좀 더 시각을 확대하여 불교적 입장에서도 이제마를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상의학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표현은 비록 유교적이라 하더라도 실제 그 이면에는 불교적 견해가 내포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性氣와 情氣로 대표되는 사상인의 심성을 파악하는데 불교적 심성론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의학 중에서 특히 심성론을 강조하고 있는 사상의학과 불교의 마음챙김이 연결되어 좀 더 새로운 모습으로 생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10) 금장태, 동무 이제마의 사상 , 위의 논문, p.202. 금장태는 “그의 ‘사상’철학은 경전의 주석체계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철학을 경전으로 입증시킨 것이다. 그는 주역 뿐만 아니라 사서를 중심으로 풍부하게 경전 구절과 개념을 끌여들이고 있지만, 어느 것도 경전의 해석을 위한 시도가 아니라 자신의 철학을 경전과 연결시키는 작업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가 인용한 경전 구절은 ‘사상’철학으로 조명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며, 따라서 그의 창의적인 경학세계도 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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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Dongmu Lee Jema's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and Buddhist Influence on It
Park, Seong-Sik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SCM) is generally known as an area of oriental medicine, but it is an indigenous Korean medicine possessing a unique theoretical system different from the existing oriental medicine. The originator of the SCM, Dongmu Lee Jema, made division of man's physical constitution into four categories-namely, So-yangin (SY Type), So-eumin (SE Type), Tae-yangin (TY Type) and Tae-eumin (TE Type)-and he stated that each constitutional type is different in its inclination to get certain diseases and in its medicinal treatments.
While most of the researches relating to the SCM have emphasized the SCM's uniqueness based on the science of medicine and Confucianism, there has been no investigation on the SCM's relevance to Buddhism until now. The present paper attempts to examin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SCM and Buddhism while focusing on how Lee found out the SCM and also on the characteristics of the SCM's theoretical system.
Psychological aspects of the four-type constitutions, which arise from different natures and emotions like happiness, anger, sorrow and pleasure, are difficult to explain by means of the seven passions described in the Yellow Emperor's Inner Classic (Huangdi Neijing, 黃帝內經); instead, they need to be accounted for on the basis of the Confucian theory of mind and nature. However, even this Confucian philosophy is not sufficient to clarify all the theories of the SCM's psychology. Lee uses in his writings the words and phrases originating from the four Confucian books such as the Great Learning (大學), Doctrine of the Golden Mean (中庸), Mencius (孟子), and The book of Changese (周易). As he merely quoted these books, however, it is difficult to conclude that his SCM is based on the Confucian philosophy. After all, he made use of those quotations for explaining his own philosophy rather than interpreting the existing Confucian philosophy.
On the surface, Lee mentioned Buddhism mainly in comparison with Confucianism, but inside he might have accepted Buddhism judging by his emphasis on some exercises similar to those of the Buddhists.
This paper investigates the characteristics of four constitutions in relation to the Four Great Elements (四大) in Buddhism, which are the earth, water, fire and wind, so that Tae-yangin may be similar to the wind element; Tae-eumin to the earth; So-yangin to the fire; and So-eumin to the fire respectively. Lee's SCM is too creative to associate it with one of the particular philosophies including Confucianism, medicine, the Humor theory, and the like. Therefore, about the topic of the influence of Buddhism on the SCM further investigations are needed from a wide perspective.
•Key words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SCM), Buddhism, Lee Jema, The Four Great Elements, Sasang Constitutions
논문접수일: 2011년 1월 17일, 심사완료일: 2011년 2월 7일,
게재확정일: 2011년 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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