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말할 것인가
카민 갤로 지음ㅣ유영훈 옮김ㅣ알에이치코리아ㅣ352쪽ㅣ1만6000원
말을 잘하는 것도 재주다. 많은 청중 앞에서도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듯 자연스럽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타고난 복(福)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통념을 반박한다. 말하기 능력은 ‘타고난 복’이 아니니 "너희도 연습하면 할 수 있어"라는 주장을 편다. 세계 최고의 강연자들이 공통으로 지닌 바로 그 기술만 제대로 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국내외에 불고 있는 강연 열풍의 진원지인 TED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TED는 기술(Technology), 교육(Education), 디자인(Design)의 줄임말이다. ‘세계 최고’ 연사들의 강연을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TED 강연 수백 편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고 말한다. 인기 있는 TED 강연자들을 직접 만나 얘기도 들었다. 세계적 리더와 기업 경영자들을 상대로 발표와 강연 요령을 지도했던 개인적 경험도 적었다.
우리가 아는 유명 인사를 비롯해 평범한 사람까지 수많은 강연자들이 TED 무대에 섰다. 스티브 잡스의 '죽기 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빌 게이츠의 '모기, 말라리아, 그리고 교육', 수전 케인의 '내성적인 사람의 힘' 등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이들은 유익한 콘텐츠와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으로 단 18분 만에 전 세계 수억 명을 감동시키고 행동에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이야기된다. TED를 가리켜 ‘세상을 바꾸는 18분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TED 강연자들이 처음부터 타고난 프레젠터였을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라고 단언한다.
저자는 TED 말하기의 비밀을 크게 세 가지 문장으로 압축한다. ‘가슴에 와 닿는다’ ‘새롭고 색다르다’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는 TED 강연자들의 사례를 들어가며 알기 쉽게 하나씩 설명한다. TED 강연자들의 연습 방식은 물론, 많은 이들이 발표와 대화 도중에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실수와 그것을 개선하는 방안도 제시한다.
가령, 꼼지락대기, 톡톡거리기, 짤랑거리기는 발표와 대화 중에 흔히 볼 수 있는 안 좋은 습관이다. 안절부절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없고 초조하고 준비가 안 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휴대용 캠코더나 스마트폰을 사용해 자신이 이야기하는 첫 5분 분량을 찍고 이것을 재생해서 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아무런 목적 없이 습관적으로 한 행동도 다 종이에 적어 본다. 코를 문지르고, 손가락으로 연단을 두드리고, 동전을 짤랑대는 것 같은 작은 버릇이나 행동만 돌아봐도, 그것이 상대에게 어떤 인상을 줄지 감이 잡힌다.
이 책은 뛰어난 강연자들에게는 공통된 말하기 방식이 있고, 이는 그들만의 전매특허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철저하게 TED 명강연의 대화 기술 뒤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기존의 ‘TED 프레젠테이션 따라잡기’ 류의 책과 다르다.
이 때문에 말하기에 자신없는 사람에게는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면서도 책에 등장하는 연사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말하기 능력은 쉽게 길러지는 능력은 아니겠다는 생각도 함께 커간다. 다만, 책을 읽고 나면 적어도 한가지는 실행에 옮길 수 밖에 없어진다. 컴퓨터를 켜고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같은 유명인의 TED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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