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성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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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성이란 영어로 'synchronicity'이다. 이 영어를 파자하여 한자로 풀면 '同時性'이다. 이것은 어떤 두 사건이 비슷하거나 혹은 같은 의미를 가지고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즉 비인과적인 의미가 있는 어떤 두 개의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혹자는 이것을 두고 '의미가 있는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두 개의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는 synchronism  즉 공시성(共時性)과는 다르다.

동시성의 원리를 서양에서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은 칼 융이다. 그는 처음에 고전 점성술에서 언급되고 있던 객관적 순간(objective time moment) 즉 인간의 정신과 외부의 사건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이론을 수용하였다. 이 이론의 요점은 특정한 순간에 어떤 질적인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해당 순간에 일어난 모든 일들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그 순간의 성질을 가진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일상에서 우연의 일치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필연이 어떤 인과성을 전제로 한다면 우연은 어떤 인과성을 배제한다. 바로 이 인과성을 배제한 우연의 일치가 동시성의 원리를 보여주는 좋은 한 예이다. 그러므로 동시성이란, 인과성이 배제된 사건의 일치를 나타낸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여기서 '인과성이 없다'는 말을 두고 '의미가 없다'는 말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공시성은 두 사건 사이에 의미적 관련성이 없지만, 동시성은 두 사건 사이에 의미적 관련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성은 두 사건이 인과적 관계 없이 의미있는 사건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관찰자의 의식과 외부 사건이 어떤 한정된 공간 속에서 의미적 관련성을 가지고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말하지만, 때로는 관찰자가 존재하는 공간과 외부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이 다른 경우도 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스웨덴에 있으면서 땅이 갈라지는 것을 보았는데 동시에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런데 이 동시성은 관찰자의 꿈이나 의식 속에 갑자기 나타난 사건이 미래의 사건과 일치하는 것까지 확대되어 적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동시성의 이론은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재에 대한 관념을 바꾼다면, 즉 실체적 실재관을 '관계적 실재관', '유기적 실재관', '상대적 실재관' 등의 용어로 바꾼다면 상당히 다른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에는 '국소성의 원리(pinciple of locality)라는 것이 있다. 두 개의 물체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면 그 두 물체는 직접적으로 서로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이론이다. 이것은 두 물체 간에 어떤 영향을 주고 받으려면 중간에 어떤 매개자가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포돌스키 그리고 로젠과 함께 실험을 했는데,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 사람들은 이 실험을 세 사람의 이름 첫 글자를 딴 'EPR사고실험'이라고 불렀다.

그 실험은 멀리 떨어져 있는 두 공간에 있는 두 물체 간에 매개자가 없다면 상호 직접적인 영향이 없어야 하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물체 간에 매개자 없이 상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되었다. 즉 국소성의 원리를 증명하기 위하여 실험을 시작하였지만 비국소성의 원리가 진실임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 결과는 당시로써는 사고였지만, 1982년 아스페(Aspect)가 세 번의 실험을 하여 이것이 사실임을 다시 증명하였다.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공간에 있는 물체들 간에 상호작용이 있으며 상관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인과율로만 설명되지 않는 우주의 일체성 혹은 전체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것을 조금 확대 해석하면 세계는 유기적 관계를 가진 <유기체> 임을 암시하고 있다. 즉 세계는 어떤 알 수 없는 관계로 직조된 유기체이다. 


정리하자면 동시성의 이론은 비인과론적이며, 과학으로도 어느 정도는 증명이 된 이론이다. 그리고 그것은 무엇보다도 우주 또는 세계가 유기체적이며 상관적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는 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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