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흥미를 가지고 있는 두 분야다. 신체활동 그리고 뇌과학!

언젠가부터 뇌의 호르몬이 날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내 성격과 습관과 생활과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울함이 극에 달했을 때 나를 구원해준 건 의료적 처치와(이건 뭐 배제하도록 하고 ㅋ) 운동이었다.

배드민턴 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정말 몸이 지치고 마음도 지칠 때는 운동복 갈아입을 힘도 의지도 없다. 나가고 싶은 마음이 1도 없는 상태에서 중력의 무서움을 절실히 느끼며 무거운 다리를 질질 끌며 집을 나선다. 하지만 운동이 끝나고 집에 돌아올 때는 늘 엔돌핀이 충만한 상태이다. 땀에 절고 숨이 턱 밑까지 차고 근육이 아파오지만,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면 천국이 따로 없다.

신체활동이 우리의 기분을 좌우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힘겨운 운동이 기분을 좋게 해주는 걸까? 신체활동은 우리 뇌에 어떤 마법을 부리는 걸까? 그것이 궁금하다!

실험실에 갇혀 살던 중년 뇌과학자의 엉뚱하고 유쾌한 셀프 두뇌 실험기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 웬디 스즈키 지음 / 북라이프

아인슈타인도 사는 게 복잡할 땐 몸을 움직였다고 한다.

Healthy Brain, Happy Life.

640만명의 삶을 뒤 흔든 TED 화제의 강연

화제의 강연이니 안 보신 분은 한번 보시는 것도... 아참 꿀팁을 알려드리자면, 자막이 안 나오는 외국 영상도 자막을 볼 수 있다. (최근까지 몰랐다 ㅠㅠ)

자막을 클릭하면 됨.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를 살펴보자.

<신경과학 분야 최신 연구로 밝혀낸 '운동하는 뇌'의 비밀>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아마존 독자 서평 中

뇌를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훌륭한 과학 입문서 ★★★★

과학적으로 인생을 바꾸는 데 훌륭한 도구가 되어주는 책 ★★★★★

웬디 스즈키

뉴욕 대학교 신경과학센터 신경과학 및 심리학 교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일본계 미국인이다. 일본계 미국인으로서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아시아계 학생들 특유의 집념과 명석함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훌륭한 업적들을 쌓아간다. 하지만 일에 열중한 만큼 자기자신에게 소홀해지고 만다. 실험실에 갇혀 살던 중년 뇌과학자가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는데....

심연 속의 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이었다. 더 많은 출판물과 수상 경력,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 이렇게 10년을 더 보내고 50세에 문득 잠에서 깨어나 인생의 공허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나는 더 많은 것을 원했다.

나도 가끔 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20년을 더 내고 퇴직을 하고 문득 잠에서 깨어나 '과연 내가 60 평생을 살아온 삶이 무슨 의미가 있었던가?'하는 공허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 이렇게 20년을 더 살고나면 분명 후회할 것이다. 이것은 확실하다. 나는 더 많은 것........은 아니고 다른 것을 원한다. 내가 주인인 삶을 살고 싶다. 현재의 나는 세상의 부품일 뿐이다.

신체의 변화를 보고 느끼는 것은 마법 같은 경험이었다. 유년 시절 이후 처음으로 육체적인 자신감을 느꼈다. 이전보다 강해진 느낌이었고 약간은 섹시하게 느껴지기도 했으며, 운동을 하면 할수록 더 환상적인 기분이 들었다. 내 몸은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었고 뇌도 그것을 좋아했다!

운동을 해본 사람은 다 안다. 운동 후 느껴지는 육체적인 자신감이 곧 자존감과 직결된다는 사실. 운동은 운동을 부른다. 운동의 긍정적인 효과는 더 활발한 운동으로 이어지게 되고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목차

제1장 괴짜 소녀는 어쩌다 뇌와 사랑에 빠졌을까?

제2장 기억의 미스터리 풀기

제3장 치매에 걸리면 새로운 기억은 무의미할까?

제4장 새로운 자극이 잠든 뇌를 깨운다.

제5장 아이디어의 탄생

제4장까지는 저자 본인의 성장과정 및 이 책을 쓰게 된 계기, 그리고 뇌과학에 대한 기초적인 학문적 설명이 써있다. 초반의 작가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다가 기억, 뉴런, 후두엽, 해마, 편도체 어쩌구 하면서 부터 뇌에 과부하가 오기 시작한다. 뇌를 공부하려니 뇌가 아프다. 지루하거나 어렵거나 하면 살짝 스킵해도 좋다. 독서는 ,1페이지부터 끝까지 다 읽는 것이 아니다. 단 한구절이라도 의미있는 구절을 찾고 마음에 새기면 그것이 진정한 독서다. 완독하는 것도 좋지만 스킵도 독서의 기술이다.

제6장 강의실의 쫄쫄이

제7장 뇌과학자의 뇌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제8장 뇌를 웃게 만드는 법

제9장 걷기만 해도 아인슈타인이 될 수 있다

제10장 우울과 명상의 과학

다이아몬드 교수는 쥐들의 뇌 크기 차이가 거주 환경의 특징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뇌의 크기와 기능은 어떤환경에서든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인지적으로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신경과학자들이 말하는 뇌가소성은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를 변화시키는 뇌의 능력을 의미한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뇌가소성"이다. 우리는 흔히 어른이 되고 나며 머리는 굳고 뇌는 발전하지 않고 오로지 퇴화만 한다고 생각한다. 뇌의 새로운 부위를 개발할 수 있다거나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접게 된다. 하지만 '뇌가소성'을 믿는 신경과학자들은 나이를 먹어서도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뇌의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뇌가소성을 부정하게 되면 이 책은 의미가 없어진다. 신체활동을 통해 뇌 구조나 생리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즉 신체활동과 두뇌 발전의 상관관계)이 바로 저자 웬디 스즈키의 주장인데 뇌가소성이 부정되면 이 가설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뇌가소성 실험에서 얻은 통찰을 독자와 혹은 강연을 듣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한다. 그리고 자신이 갖출 수 있는 보다 나은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는 그때의 통화 내용을 이렇게 자세히 기억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아주 부정적이거나 또는 긍정적인 감정은 기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측두엽의 해마 바로 앞에 있는 편도체라는 뇌 구조물은 강렬한 감정으로부터 선명한 기억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주 부정적인 감정, 아주 긍정적인 감정은 기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말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다. 아주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이라는 것은 극단적인 감정을 말하는 것이고 그런 극단적인 감정은 당연히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런데 그 수많은 감정들 중에 유독 극닥적인 감정, 강렬한 감정이 더 오래 가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당연한 것에도 이유는 있다. 뉴턴이 중력을 발견하기 전까지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지만 뉴턴이 중력을 발견하고 나서는 그 당연함에 이유를 제공했다. 강렬한 감정이 선명한 기억으로 남는 것은 측두옆의 해마 바로 앞에 있는 편도체 때문이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강렬한 감정이 오래 남는 것도 이유가 있었다.

살다 보면 종종 습관이나 일상을 바꿔 건강해지기로 결심하게 되는 결정적 순간이 찾아온다. 건강염려증, 동창회, 적나라한 사진 같은 것들이면 충분할 것이다.

예전엔 나보다 분명 못나 보였던 동창이 매끈하고 탄탄한 몸매로 동창회에 나타났을 때.... 거울 속 내 모습이 나라고 믿어지기 싫어질 때... 옆구리를 찌르는 듯한 통증에(사실은 누구나 종종 겪는 이유없는 그런 통증) 왠지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엄습했을 때.... 우리는 건강해지기로 결심하곤 한다.

일반적으로 엔도르핀은 몇 가지 운동 유형과 관련된 황홀감의 원인으로 여겨지지만,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사실 수년간 신경과학계는 엔도르핀과 소위 러너스 하이라는 현상의 연관성에 대해 격렬한 논쟁을 벌여왔다. 실제로 말초혈관에서 엔도르핀 분비가 증가했다는 증거를 찾기는 했지만 운동이 러너스 하이를 유발할 수 있는 엔도르핀의 분비를 변화시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최근 들어서야 독일의 한 연구팀에 의해 달리기가 인간의 뇌에서 엔도르핀 시스템을 활성화하며 러너스 하이의 강도가 높을수록 활성화도 활발해진다는 증거가 발견되었다. 그러므로 신경과학은 운동이 기분 또는 황홀감과 관계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증가키며 파티 기분을 야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운동은 뇌에서 엔돌핀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결국 기분을 좋게 해준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그렇게 가기 싫던 운동도 다녀오고 나면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이타적인 4분 브레인 핵스를 이용하여 보상체계를 활성화하라

길거리에서 만난 낯선 사람을 도와주라

모르는 사람에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라

싫어하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라

길거리나 해변에서 쓰레기를 주워라

누군가에게 감사편지를 써라

누군가에게 지식을 나누어주어라

어쩌면 별 거 아닌 일일 수도 있지만 4분의 시간동안 이타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어찌보면 나도 요즘 노력하고 있는 것들이다. 아이와 함께 동네 산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고, 위험한 지형지물들을 정리한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이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가 대견하며 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생각을 하면 뿌듯하다.

아무래도 뇌과학에 관한 전문용어가 나오면 조금 어렵기도 하지만, 평소에 막연하게 생각하고 쉬 지나쳤던 건강과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풀어낸 책이라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이 있다.

오늘은 웬디 스즈키의 셀프 두뇌 실험기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를 소개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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