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이브 시절 유혹을 상징하는 것이 사과였고 문화의 도시 뉴욕의 상징도 사과이며 현대 IT문화를 이끌고 있는 것도 사과입니다. 사과는 인간에게 제1의 감각을 상징합니다. 제가 마지막 사과를 발견한 셈이지요.”
이 회장은 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스포츠에도 애정을 쏟고 있다. 대한카누연맹회장을 맡아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린다. ‘카사모(카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후원회를 만들어 카누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카누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스포츠입니다. 팀워크를 다지는 데도 아주 좋죠. 앞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쏟아질 겁니다.”
이처럼 바쁘게 살아가는 이 회장과 골프를 함께 한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지난 주말 이 회장과 레이크사이드CC에서 오랜만에 골프를 함께 했다. 모든 것에 열정적인 이 회장은 골프를 할 때만큼은 오히려 차분해진다. 평소 80에서 85타 정도의 실력이고, 스윙 폼도 아름답다. 내기를 해도 좀처럼 긴장하지도 않고 흥분하지도 않는다. 롱퍼팅이 들어가도, 짧은 퍼팅을 놓쳐도 빙그레 웃기만 한다. 이 회장의 골프관을 들어봤다.
“골프는 행복한 감정의 교감”
‘첫째, 골프는 자연과 어우러진 작품이다. 골프코스도 클럽하우스도 그리고 필드에서 골프를 하고 있는 플레이어도 하나의 작품이다. 나무도 바위도 야생화도 모두 작품이다. 그리고 나 자신도 그 작품 속의 한 존재다. 그래서 골프장에 나오면 마음이 넓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골프장은 감성충전소다. 둘째, 골프는 행복한 감정의 교감이다. 굿 샷도 좋고 나이스 샷도 좋다. 즐거운 감탄사가 있고 웃음이 있으니 행복하다. 공이 잘 맞든 안 맞든 내기에서 이기든 지든 중요한 것은 ‘행복한 마음’이다. 그래서 골프장에서는 내 주장을 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에 동의하고 기분까지 맞춰준다. 동반자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진다.’
이 회장의 베스트스코어는 80이라고 한다. 구력도 20년이 넘었고 노력하면 70대 중후반을 칠 것 같은데, 베스트스코어가 딱 80에 머물고 있는 이유가 있다. “평생 상대방을 접대하는 마음으로 골프를 하다 보니 상대방보다 내 스코어가 좋으면 오히려 불편해집니다. 앞으로도 베스트스코어는 80일 겁니다.” 이날도 이 회장의 스코어는 84타였다.
이 회장과 함께 있으면 모두 편안해지고 행복해진다. 자연과 예술을 닮은 그의 성품과 따뜻한 배려 때문일 것이다.
“이상하게 일이 안 풀리는 것을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고, 이상할 정도로 일이 잘 풀리면 샐리의 법칙이라고 하죠. 나는 다암의 법칙을 믿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공군장교 시절 그리고 사업을 하고 큰일을 벌일 때마다 특이할 정도로 일이 잘 풀려요. 춘천에 다암을 짓기로 결정했는데, 올해 춘천에서 월드레저총회가 열립니다. 그리고 교통을 포함해 모든 여건이 획기적으로 좋아졌어요. 모두 다암의 법칙 덕분이죠.”
요즘 이 회장을 만나면서 이런 질문을 떠올려보았다. ‘앞으로 사업가들이 궁극적 목표를 예술로 바꾸는 것은 아닐까?’ ‘예술과 사업이 결합되지 못하면 결국 사업은 생명을 잃는 것 아닐까?’ ‘앞으로 핵심적 사업은 예술 그 자체가 아닐까?’
내가 이 회장에게 디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 그가 한 대답을 듣고 나는 이 회장이 진짜 예술가로 변했다고 확신했다. “디자인이란 D(development) E(evil) S(spirit) I(into) G(good) N(nature)입니다. 이기적인 영혼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이지요.”
|
윤은기 ● 약력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경영학 박사,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회장 ● 저서: ‘時테크’ ‘스마트 경영’ ‘윤은기의 골프마인드, 경영마인드’ 외 다수 | |
골프는 산업이다. 골프는 스포츠다. 이제 골프는 올림픽 종목이다. 골프는 여가인프라다. 우리나라는 이미 골프강국이 되었다. 골프선수들이 선전하는 만큼 우리의 골프산업도 골프문화도 선진화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꿈은 크게, 실천은 작고 꾸준하게!’ 골프칼럼니스트로서 늘 가슴에 새겨두고 있는 나의 좌우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