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 박태환과 미국의 펠프스(위 좌우 사진)가 애용하는 헤드폰‘비츠’는 런던올림픽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 최고의 광고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아래 사진은 미국의 100m 허들 선수인 돈 하퍼가‘룰 40(Rule 40)’이 선수들의 입을 막고 있다는 뜻으로 트위터에 올린 자신의 항의 사진. /연합뉴스·트위터
런던올림픽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달 25일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는 유튜브에 60초 광고 동영상을 올렸다. 제목은 '당신의 위대함을 발견하라(Find Your Greatness)'. 무명의 남녀노소가 각종 운동을 즐기는 내용이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각 장면의 무대. 남아프리카의 '이스트 런던', 자메이카의 '리틀 런던', 홍콩의 '런던 플라자', 미국의 '오하이오 런던'…. 세계 25개국 각지 '런던'이란 이름을 가진 장소가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 다만 올림픽 개최지인 '영국 런던'만 없었다.
공식 올림픽 후원사가 아니면서 올림픽 이미지에 편승한 마케팅,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매복 마케팅)'의 신호탄이었다. 정작 런던올림픽 조직위에 거액을 낸 공식후원사인 아디다스는 경쟁사의 교묘한 광고 공세를 보고만 있어야 했다.
올림픽은 또 하나의 전장(戰場)이다. 선수들 간 메달 경쟁 외에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이 불꽃을 튀긴다. 올림픽조직위는 대회 때마다 올림픽 브랜드에 무임승차하려는 앰부시 마케팅과 일전을 벌인다. 조직위로서는 대회 돈줄이 공식 후원사들이고 이들의 독점권 보장이 계약 조건이기 때문이다. 런던 대회의 경우 코카콜라, 맥도날드, 비자, 아디다스, 파나소닉 등 11개 대기업이 각각 약 1억달러의 돈을 내고 올림픽 상표 사용권을 얻었다.
런던올림픽 조직위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단단히 별렀다. 상표 사용권과 관련해 새로 만들어 공지한 규정인 '룰 40(Rule 40)'은 대회 사상 가장 엄격한 방어장치로 꼽힌다. 대회 기간 중 선수가 비공인 후원사 광고에 나섰다가 적발될 경우 거액의 벌금에 출전자격 박탈까지 감수해야 한다. 트위터 같은 SNS에 비공식 후원사의 홍보성 메시지를 올리는 것도 단속 대상이다.
조직위는 각 경기장 500m 이내 '이벤트 존'을 설정하고 28곳에 단속반도 파견했다. 불법 광고물은 가차없이 차단되거나 철거된다. 화장실 휴지에 찍힌 브랜드 로고까지 검정테이프로 덮는다. 일부 양궁 선수들은 모자에 새겨진 로고마저 테이프로 가리고 나오기도 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이런 조치가 없으면 후원이 없을 것이고, 후원이 없으면 올림픽 또한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인생 최고의 광고 기회를 막는다"며 불만이다. 특히 개별 기업 후원이 많은 미국 육상 선수들은 트위터상에서 '룰 40' 완화를 요구하는 릴레이 캠페인에 나섰다. 베이징올림픽 100m 허들 챔피언인 미국의 돈 하퍼는 '룰 40'이라고 적은 테이프로 자신의 입을 막고 찍은 사진을 올려 항의를 표시했다.
격전의 사각지대에서 덕을 본 회사도 있다. 미국산 헤드폰인 '비츠(Beats)'는 공식후원사도 아니면서 최고의 광고 효과를 올리고 있다. 미국 랩 가수인 닥터 드레가 투자해 2006년 설립한 회사 제품으로 레이디 가가와 저스틴 비버 같은 팝가수들이 애용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상품이다. 그 뒤 한국의 박태환을 비롯해 중국의 쑨양,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 등 유명 수영 선수는 물론 최근엔 볼트 같은 육상 선수들까지 트레이드마크인 'b'가 적힌 헤드폰을 끼고 다니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제작사는 이번 대회에는 더 공세적으로 나섰다. 영국대표팀에 유니언잭 디자인을 넣은 제품을 선물하는 등 약 20개국 선수단에 무상 제공한 것. 전자제품 분야 공식 후원사인 파나소닉으로서는 속이 탈 일이다. 하지만 IOC 대변인 마크 애덤스는 지난 3일 "선수가 (특정상품) 로고가 찍힌 장비를 사용하는 것과 특정 상표를 광고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며 면죄부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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