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PGA 수석

     

    재수 끝에 퀄리파잉스쿨 아시아 선수 첫 단독 1위
    비법은 이미지 트레이닝 - 훈련 마치고 매일 밤 자기 전 머리속으로 3~4시간 플레이
    "軍생활 하며 봉사에도 눈 떠" 상금 일부 복지시설 등에 기부

     
    4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이동환(25·CJ오쇼핑)은 매일 밤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에 들었다.

    대회 코스 가운데 공략이 까다로운 홀들을 코스의 바람 소리, 캐디와의 대화까지 상상해 가면서 마음속으로 미리 쳐보면 다음날 실제 코스에 섰을 때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선명한 이미지가 그려졌다.

    1타차로 천당과 지옥이 갈릴 정도로 워낙 경쟁이 치열해 '지옥문'이라고도 불리는 퀄리파잉스쿨 6라운드 대회는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골프장 니클라우스 코스(파72)와 스타디움 코스(파72)를 번갈아 가면서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 오른쪽에 워터 해저드가 있어 위협적인 니클라우스 코스 18번 홀과 최종일 경기가 열린 스타디움 코스 9번 홀은 특히 마음속으로 수십번씩 플레이했다. "제가 공 끝이 오른쪽으로 살짝 도는 페이드 구질이어서 자칫 티샷이 물에 빠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공을 떨어뜨리고 싶은 위치의 풀이 누워 있는 모양을 생생하게 그리면서 몸을 얼마나 회전해줄지까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결정했어요."

    2008년 12월부터 25개월간 경남 사천 공군 부대에서 복무하던 시절 매일 밤 갈고 다듬었던 이미지 트레이닝 실력이 '지옥문'을 통과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일본 투어를 뛰다 입대한 그는 당시 매주 일본 투어가 열릴 때마다 상상 속에서 함께 플레이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경기를 하듯 이시카와 료, 김경태 등 동료 선수들과 대화하는 모습까지 그려가며 서너 시간씩 '플레이'했다. 이동환은 "혼자 그러고 있다 보면 '내가 미친놈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제 골프 인생에 엄청난 재산이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 전성기를 맞은 스포츠 선수들이 꺼리는 군 복무 기간에 클럽을 잡을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비장의 무기를 장착하게 된 것이다.
     
    이동환은 화려한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을 보냈지만 프로 생활을 일본에서 시작해 국내 팬에게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다.

    2003년 국내 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대회인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에서 우승한 데 이어 2004년에는 일본아마추어선수권에서 최연소(17세3개월) 우승했다. 2006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최연소 신인왕에 오른 그는 2007년 미즈노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지만 2008년 12월 자진 입대했다.

    2007년 처음 치른 미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33위를 차지해 이듬해 PGA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뛰면서 너무나 부족한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자꾸 군 복무를 미루기보다는 떳떳하게 마친 다음에 제대로 제2의 골프 인생을 설계하자'고 결심했다. 그는 공군 부대 스포츠센터 관리병으로 군사훈련 외에 청소와 음식물 찌꺼기 버리는 일을 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는 매년 상금의 일부를 사회복지 시설인 은평천사원과 공군에 기부하고 있다.

    '늘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믿었던 이동환은 일본 투어 복귀 8개월 만인 2011년 도신골프토너먼트에서 우승했다. 올해 하루 36홀을 도는 지역 예선을 거쳐 참가했지만 컷 탈락했던 US오픈은 그에게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우는 소중한 계기였다. 당시 연습 라운드를 함께하면서 최경주는 "미국에서 뛰려면 우선 비거리를 더 늘려야 하고, 한 가지 구질로만 코스를 공략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꿈 같은 퀄리파잉스쿨 1위를 차지하고는 "늘 기도해주시는 부모님과 중학교 때 이미지 트레이닝법을 가르쳐 주시고 이후에도 많은 가르침을 주신 송삼섭 프로님과 후원사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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