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은 투자..한국인은 쉴 때를 잘 몰라"

세계적 명상스승 아잔 브라흐마 방한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피곤할 때 단 5분의 명상을 하는 것은 투자입니다. 아주 피곤할 때 명상하면 1시간 동안 할 일을 15분 만에 끝낼 수 있게 되죠."

세계적인 명상 스승으로 불리는 아잔 브라흐마 스님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오는 16일까지 동국대에서 열리는 '세계 명상 힐링 캠프'를 위해서다.

그는 10일 캠프에 앞서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무엇을 위해 명상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뜸 앞에 놓인 물컵을 들어 보였다.

 

"컵을 오래 들고 있을수록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팔이 아파 컵을 편안하게 들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죠? 내려놔야 합니다. 30초만 쉬었다가 다시 물컵을 들면 훨씬 가볍고 쉽죠. 이게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내려놓고 명상할 줄 모른다면 다들 피곤해집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물리학도 출신인 그는 "구할 수 있는 종교 책은 다 구해 읽고 불교가 가장 나한테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대학 때 처음 명상을 배웠는데 솔직히 말해 여자친구와 섹스를 한 것보다 명상이 더 좋았다"고 출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물리학이 모든 것을 실험을 통해 알아가듯 명상도 마찬가지"라며 "과학과 불교가 같이 갈 수 있는 여지가 많아서 굳이 과학을 버릴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명상에세이 '성난 물소 놓아주기'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등의 저서로도 잘 알려진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유명한 태국의 고승 아잔 차의 수제자이기도 하다.

"때로는 웃음이나 행동, 존재 자체만으로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있죠. 케임브리지대에 있을 때 노벨상 수상자도 여러 명 봤지만 그들보다 (아잔 차가) 더 똑똑하고 지혜롭다는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잔 차의 가르침을 받은 그는 이후 호주로 건너가 남반구 최초의 사찰을 세웠다. 호주 불교의 산실인 보디니야나 수행센터를 통해 그의 명상수행법은 호주를 넘어 전 세계로 전파됐다.

그는 "서구에서는 불교와 건강의 관계에 대해 굉장히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고 몸과 마음의 건강에 불교가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입증한 상태"라며 "명상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예를 든 것은 머리에 당근을 매단 당나귀.

"당나귀는 계속 당근을 따라가지만 아무리 빨리 가도 당근은 머리 앞에 있죠. 인생의 성공과 쾌락을 좇는 게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당나귀가 갑자기 멈추면 당근은 반동 때문에 앞으로 갔다가 다시 가까이 오게 된다"면서 "당나귀는 아무것도 안 하고 돌아오는 것을 기다려 입만 벌리고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든 기아차든 중요한 건 목적지에 다다르는 것이죠. 내가 그 차를 어떻게 운전하느냐가 좋은 차인지 나쁜 차인지를 만듭니다. 명상도 어떤 종류의 명상을 하느냐보다 내가 어떻게 명상을 하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어떤 명상을 하든 평화롭고 친절하고 스스로에게 관대하라"고 말한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을 향해 "지금 타이핑하는 노트북이 설사 다운되더라도 관대하게 대하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이번 힐링 캠프에서 참가자들에게 '선정(禪定) 체험과 실제 깨침'을 주제로 직접 명상 지도를 할 예정이다.

"올챙이는 개구리가 돼서 뭍으로 나와야 늘 있던 무언가, 즉 물이 없다는 걸 알게 되고 처음으로 물이 뭔지 이해하게 됩니다. 선정은 깊은 명상 경험으로 세상을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게 해줍니다. 깨달음을 위해 필요한 단계죠."

그렇다면 '세계적인 명상 스승'이 생각하는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현대인은 가만히 고요하게 있는 법을 몰라요. '빨리빨리'만 있고 '천천히'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서둘러 일을 하려다 보면 실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갈수록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요. 그러면 스트레스도 적고 더 오래 살 수 있죠."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중요한 것은 일을 열심히 해야 할 때는 열심히 하고 쉴 때는 쉬는 것을 아는 것"이라며 "한국 사람은 일하는 것은 잘 아는데 쉴 때는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자비심으로 가슴을 열고 기다리고 있으면 됩니다. 멈춰 서는 게 명상의 중요한 부분이죠. 가만히 있으면 행복과 기쁨이 우리에게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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