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수 식 관(數息觀)

 

 본격적인「집중」을 위한 사전 준비 운동격으로 「호흡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숨을 세는 법(수식관)」과「단순히 고요하게 숨을 따르는 법」,「들숨과 날숨을 관찰하는 법」이렇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중에 현재 「간화선」을 수행법으로 하는 곳에서 본격적인 화두수행에 들어가기 전에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숨을 세는 법(수식관)」입니다. 그런데 「수식관」도 가르치는 사람에 따라 방법이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스승이 있다면 스승이 시키는 것을 그냥 그대로 따라 하면 됩니다. 어느 것이 맞냐 틀리냐? 또는 어느 것이 더 좋으냐? 하는 따위의 의문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본 게임을 하기위한 준비단계이지 「수식관」자체가 목적이 아니므로 스승이 시키는 것에 단순하게「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숨을 세는 법(수식관)」은 우선 「좌선의」 자세를 바르게 하고 자연스럽게「숨」을 들이 쉽니다. 들여 마신 「숨」을 자연스럽게 내 뱉으면서 「하나…」다시 반복하여 「둘…」「셋…」이렇게 하여 「열」까지 셉니다.

여기서부터 가르치는 사람마다 방법이 조금씩 틀려지는데, 숫자를 다시 거꾸로 내려오면서 세기도 하고, 호흡하는 것이 비교적 잘된다 싶으면 숫자를 더 크게 늘려 나가기도 합니다.

지금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숫자를 계속해서 「하나」에서 「열」까지 반복하며 세는 것입니다. 숨을 세는 도중에 숫자가 생각나지 않으면 다시 처음부터 숫자를 세기 시작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 앉고 안정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쓸모없는 생각이 일어나면 「아… 또 망상을 지었구나」 이렇게 그냥 알아채고 다시 조용히 호흡을 시작하면 됩니다.

일어나는 망상을 일부러 없애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망상이 일어날 때 그것을 망상으로 알아차리고, 다시「호흡」에 집중하게 되면 망상은 저절로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그것이 바로 「수식관」을 잘하는 비결입니다.

어느 정도까지 「수식관」을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수식관」을 하는 동안 시간을 잊고 푹 빠져 들어 더 이상의 망상이 피어 오르지 않고 오로지「숫자 세는 것」만 지속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져서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시간 가는 것을 모르는 때가 되면 됩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잊으십시오. 하다 보면 때가 이릅니다. 우선은 자세를 바르게 하고 앉아 자연스럽게 호흡하면서 「숫자를 세는 것」에만 「집중」또 「집중」하다 보면 저절로 그때는 반드시 오게 됩니다.

- 수식관(數息觀) 이란?

모든 수행의 기본이자, 화두선을 시작하기 전 단계의 수행 방법으로,
자신의 숨을 관조하는 것(1. 숨길 바라보기, 2. 숨수 헤아리기)을 공부하는데
이는 나중의 화두 공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수식관의 방법은?

1. 자세는 결가부좌 혹은 반가부좌(오른발을 왼발 밑으로), 허리는 바르게
펴고 혀는 말아 윗 이빨의 뿌리 부분에 가볍게 대고 입을 다문다.

손은, 손가락을 모으고 오른손바닥 위에 왼손바닥을 포개 얹고
양 엄지 손가락을 가볍게 마주 대어 둥그렇게 살려서 단전에 둔다.

2. 숨을 들이쉬면서 코부터 시작해서 가슴, 배, 아랫배(단전)까지의 숨길을
세밀히 관한다(바라본다, 느낀다). 내쉬는 숨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랫배, 배, 가슴, 코... 들숨보다는 날숨을 약간 더 길게 한다.
호흡은 길수록, 숨이 들고 나는 것이 고르고 미세할수록 좋다.

3. 들숨과 날숨은 반드시 입이 아닌 코로 한다.

4. 숨길을 관하는 것이 잘 느껴지면 매 숨마다 날숨에서 번호를 매긴다.
들이쉬었다가 내쉴 때 날숨에서 "하나아...", 들이쉬었다가 내쉴 때
날숨에서 "두울...", 들이쉬었다가 내쉴 때 날숨에서 "세엣..." 하고 센다.
숫자를 하나... 둘... 셋... 순차적으로 세어가는 것을 순관(順觀)이라 하고 열... 아홉... 여덟... 처럼 거꾸로 세어 내려오는 것을 역관(逆觀)이라 한다.

처음에는 일단 열 번까지만 해 보자.
열 번까지 숨 수를 헤아렸으면 이제 거꾸로 센다.
들이쉬었다가 내쉴 때 날숨에서 "여얼..." 들이쉬었다가 내쉴 때
날숨에서 "아홉..." 들이쉬었다가 내쉴 때 날숨에서 "여덟..."
이렇게 하나까지 역으로 내려간다.

이렇게 열 번의 호흡 즉 "하나, 두울, 세엣... 여얼, 아홉, 여덟... 하나"가 잘 되면 이번에는 스무 번까지 해 본다. 즉 "하나, 두울, 세엣...
스물, 열아홉, 여덟... 하나", 스무 번이 잘 되면 서른 번, 서른 번이 잘 되면 마흔 번... 이렇게 해서 백 번까지 올라갔다가 하나까지 헷갈리지 않고 다시 내려오게 되면 (사람에 따라 다르나, 대략 1시간 내외)
수식관을 마치고 화두를 들게 된다.

5. 수는 반드시 '일, 이, 삼' 이 아닌 '하나, 두울, 세엣'으로 세어야 한다.
나중에 화두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해서...


- 주의할 점

1. 순관 중이건 역관 중이건, 몇 번째의 숨인지 숫자가 헷갈리면 하나부터
다시 시작한다.

2. 수식관중 잡념이 일어나면, 잡념이 일어났다는 것을 느끼면 그만이다.
'왜 이렇게 안될까' '오늘은 잘 되네' 등 그 잡념에 간섭하지 말고
단지 잡념이 일어난 것을 느끼기만 하면 잡념은 사라져 간다.

3. 반드시 눈을 뜨고 해야 한다.
눈을 한번 감았다 떴을 때 가장 편안한 상태, 즉 반개(半開)상태여야 한다.

4. 호흡이 거칠어질 때도 있고 불안정해질 때도 있다.
불안정하면 불안정한대로 거칠면 거친 대로 현재의 자신의 상태를 뚜렷이 인지하도록 한다. 그러다 보면 호흡은 다시 안정되고 미세해진다.

5. 수식관 수행중 때로는 기감이 느껴진다고 해서 그 느낌에 잡혀 따라가면 안된다. 기감에 잡혀 생각을 일으키고 그 생각에 끄달리는 것은
역대 조사님들이 금기시 하신 일이다.


- 좌선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말할 때는 자신의 말을 자신이 들어야 하고,
걸어갈 때는 걷고 있는 자신을 뚜렷이 느껴야 하고,
음악을 들을 때는 음악에 빠지지 말고 음악을 듣고 있는 자신을 뚜렷이 느껴야 하고, 망상이 피어 오를 때는 망상이 피어오름을 뚜렷이 알아차려야 합니다.

조용히 앉아서 좌선을 할 때는 또렷하게 수식관을 하고
그 외 일상 생활에서는 언제나 마음으로 자신의 현재 상태를 살핍니다.
마음에 두려움이 일어나면 두려워하고 있는 자신의 상태를 또렷이 관찰하고,

기뻐하고 있으면 기뻐하고 있는 상태를 또렷이 관찰합니다.
깨어 있는 마음이 아니면 끝없이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 무척 힘이 들지만,
점차 자신의 마음이 또렷이 깨어나 현재의 나의 마음과 몸, 행위 등을 관찰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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