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첼리스트 도완녀 대표(54)는 한때 독일 브람스음악원에서 강사로 활동할 만큼 장래성이 유망한 연주자였다. 하지만 1993년 학승이던 돈연 스님과 결혼하면서 직접 가꾼 콩으로 메주를 쑤는 등 무공해 청정원료와 전통적인 제조방법으로 된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무공해제품에 대해 별다른 개념이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돈연 스님과 도완녀 대표는 복잡해지고 있는 산업환경에서 청정 무공해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전통된장 만들기에 힘을 쏟았다. 일찍부터 웰빙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예감한 것.

산골에서 스님과 첼리스트가 된장을 빚는다고 하니 소문은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듯 금세 퍼졌다. 특히 한우를 키우거나 채소를 재배할 때 음악을 틀어주는 것에 착안해 콩을 재배하거나 메주를 쑬 때, 항아리에서 숙성시킬 때도 첼로를 항상 연주하며 고객들의 관심을 유발했다. 부부의 공장에는 장류를 구입한다는 명분으로 그녀의 연주를 감상하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고 두메산골에서 10여개의 장독으로 시작한 사업이 현재는 장독 수가 무려 5200여개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

메주와 첼리스트의 항아리들은 장을 담근 날짜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항아리마다 담근 날짜가 표시돼 있으며 가장 오래된 된장은 20여년, 간장은 42년 전 것도 있을 만큼 장인의 정성이 묻어난다.

도완녀 대표의 목표는 메주와 첼리스트의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한 만큼 앞으로 양질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유기농 클러스터’를 구축,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메주와 첼리스트의 제품을 꾸준히 사랑해 준 25만명의 회원과 제품을 체험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을 위해 홈쇼핑 채널 방송, 전문 온라인마켓 개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멜라민 파동으로 무공해·유기농 천연제품이 각광받게 되고 메주와 첼리스트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올해 매출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완녀 대표는 “최고의 된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좋은 재료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내”라며 “된장은 최소 2년 이상 숙성을 거쳐야 다양한 효소가 어우러진 오묘한 맛을 낸다. 최근 먹을거리 시장이 이래저래 말도 많지만 우리 제품을 먹는 소비자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 정도의 기다림은 오히려 즐거운 것”이라며 기다림의 지혜를 강조했다.

도완녀 대표는 첼리스트에서 메주와 첼리스트의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 후 강원도 농민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메주와 첼리스트’ ‘된장을 연주하는 여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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