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이야, 갤러리야

골프장이 갤러리로 변신한다. 가구 전문 기업 넵스가 개최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2014'가 열리는 강원 홍천 힐드로사이 CC가 그렇다.

오는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서울문화재단에 소속된 신당창작아케이드 신진작가 10인이 만든 콜라보레이션 작품들이 골프장을 장식한다. 2009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6회를 맞이한 넵스 마스터피스측은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대중에게는 창의적이고 신선한 작품을 선보이고, 재능 있는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작품명: 버스(가제). 작가: 송진수. 설치위치: 18번홀

↑ 작품명: 발자국(가제). 작가: 송진수. 설치위치: 15번 홀

↑ 작품명: 선 긋기(가제). 작가: 송진수, 문석준. 설치위치: 10번홀

↑ 작품명: 민들레(가제). 작가: 노동식. 설치위치: 18번홀

이번 전시는 '흔적을 쫓아서(Tracing Traces)'를 주제로, 드넓은 골프장을 캔버스 삼아 대형 설치 작품들이 전시된다. 대회를 참관하는 갤러리들은 대회를 관람하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1) 작품명: 버스(가제). 작가: 송진수. 설치위치: 18번홀

송진수 작가의 특징인 자연스러운 선의 느낌이 그대로인, 마치 잔디 위에 그림이 그려진 듯한 대형 설치조각은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호숫가에 설치된 버스는 마치 KLPGA 투어에 참여하고 있는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버스 이동의 흔적이 남겨진 잔디 위의 바퀴 자국이 재미를 더한다.

2) 작품명: 발자국(가제). 작가: 송진수. 설치위치: 15번 홀

경사진 잔디 위에 마치 그늘을 따라 걷는 듯한 커다란 발자국 이미지의 설치 작품은 동화 속 거인국에 와 인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선수들과 갤러리들, 넵스 마스터피스와 함께한 사람들의 노력과 땀, 기쁨과 보람, 그 자취들이 녹색의 잔디 위 큰 발자국으로 표현된다. 큰 발자국과 자신의 발을 견주며 걷는 재미를 경험할 것이다.

3) 작품명: 선 긋기(가제). 작가: 송진수, 문석준. 설치위치: 10번홀

나무 줄기, 나무와 나무 사이를 천으로 감싸 연결한 설치 작품이다. 골프장을 캔버스 삼아 선을 그은 듯 불규칙하고 구불구불한 선들이 나무의 줄기를 가림과 동시에 드러낸다. 위로 뻗은 세로선들의 나무들 위로 자연스럽게 가로선을 채워 넣어 자연과 함께 완성된 작품이다.

4) 작품명: 민들레(가제). 작가: 노동식. 설치위치: 18번홀

작고 약한 민들레가 마치 나무처럼 크게 자란 모습은 갤러리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민들레 씨앗을 살짝 불어 날려 본 기억과 함께 선수들이 쳐낸 흰 골프 공을 쫓는다. 바람을 따라 힐드로사이의 언덕을 누비는 상상을 담은 작품이다.

총 상금 6억원(우승상금 1억 2000만원) 규모로 진행되는 넵스 마스터피스 2014에는 JLPGA 투어 니치레이 레이디스 우승자 신지애와 7월 현재 대상과 상금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효주, 넵스 소속의 고진영, 김다나, 박성현 등이 출전하여 치열한 우승컵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