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7, 미국)가 골프 역사에 또 하나의 위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4일 끝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2차전인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54만4,000달러의 상금을 추가, 미PGA투어 개인 통산 상금 1억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1억35만700달러로 통산 상금 2위인 비제이 싱(6,679만1,396달러)에 3,300여 만 달러 앞서고 있다. 투어 역사상 첫 1억달러 돌파이기도 한 이 기록은 현재 통산 순위 톱10에 올라 있는 선수들의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최소 10년, 아니면 상당 기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업적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우즈는 세계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여전히 그가 넘어야 할 산이 몇 개 더 있긴 하다. 통산 최다승, 통산 최다 메이저 우승 등... 물론 30대 중반을 넘기고 있는 우즈의 현 기량이 전성기 시절에 다소 못미치나 여전히 세계랭킹이나 투어 각 부문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하나씩 새로운 기록을 추가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통산 상금 1억 달러 돌파에 즈음해 우즈가 그간 세웠던 주요 기록과 향후 경신할 가능성이 있는 기록들을 정리한다.
1. 통산 승수 및 메이저 우승지난 96년, US주니어챔피언십과 US아마챔피언십 등 아마추어 내셔널 타이틀을 6년 연속 차지하는 전무한 대기록을 수립한 뒤 프로로 뛰어든 우즈는 이제껏 미PGA투어에서만 74승을 기록 중이다. 데뷔 첫 해인 96년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에서 프로 첫 승을 신고한 우즈는 같은 해 월트디즈니월드/올즈모빌클래식에서 또 다시 우승, 루키 시즌에만 2승을 올리며 통산 최다승을 향한 힘찬 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올해 AT&T내셔널에서 우승한 것 까지 17년 동안 통산 74승을 올렸다. 이는 잭 니클러스의 73승을 넘어 통산 2위 기록이며 최다승 1위인 샘 스니드의 82승에 8승차로 접근한 기록이다. 우즈가 올시즌 정도의 활약을 앞으로도 보여 준다면 3년 이내 통산 최다승 고지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현역 선수 중 우즈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기록중인 선수는 40승의 필 미켈슨이다.
우즈의 통산 74승 중에는 14회의 메이저 타이틀이 포함돼 있다. 우즈는 데뷔 이듬해인 97년 마스터스를 제패한 것을 시작으로 모두 14번의 메이저 우승을 기록했다. 2000년에는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을 잇달아 우승한 뒤 이듬해 마스터스까지 제패, 4대 메이저를 연속해서 우승함으로써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메이저 14승은 잭 니클러스의 최다 메이저우승 기록인 18승에 4승 못미치고 있는데 우즈가 2008년 이후 4년 여 동안 메이저 타이틀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잭 니클러스 기록 추월이 가능할 지 의견이 분분하다.
2. 통산 상금 1억달러의 위업데뷔 이듬해인 97년 투어 첫 상금왕에 올랐던 우즈는 올해까지 17년 중 모두 아홉차례 시즌 상금왕을 차지했다. 99년 부터 2002년 까지는 4년 연속 상금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고 2005년 부터 3년간도 상금왕을 독식했다. 2005년과 2007년에는 단일 시즌 상금 1천만달러 돌파라는 위업이 포함돼 있다. 단일 시즌 최다 상금은 2004년 비제이 싱(피지)이 기록한 1,090만5,166달러.
3. 연장 승부의 지존우즈는 이제껏 치른 20차례의 연장전(미PGA투어 및 유러피언투어 등 기타 투어와 이벤트대회 포함)에서 16승4패를 기록, 승률 80%를 보이고 있다. 큰 승부에 강한 우즈만의 강인한 멘탈을 입증하는 수치. 96년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에서 데이비스 러브3세를 연장 승부 끝에 제치고 우승, 자신의 투어 첫 승도 연장 승부 끝에 따낸 바 있다. 이후 우즈는 플레이오프 마다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승수를 추가했다. 미PGA투어만을 놓고 볼 때 연장 승패는 11승1패로 오히려 승률이 더 높다. 무려 91.6%. 98년 닛산오픈에서 빌리 메이페어에게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맞아 패한 것이 유일할 뿐 나머지는 모조리 승리로 이끌었다. 11승 중에는 2000년 PGA챔피언십(상대 밥 메이), 2005년 마스터스(상대 크리스 디마르코), 2008년 US오픈(상대 로코 미디에이트) 등 세차례의 메이저 대회 우승이 포함돼 있다. 98년 닛산오픈 패배 이후에는 현재까지 연장전서 9연승 중이다. 참고로 한국의 박세리는 통산 6차례의 연장전을 단 한번의 패배도 없이 전승을 거둬 미LPGA투어의 연장 지존으로 불리고 있다.
4. 가장 좋아하는 골프장우즈는 특정 코스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우즈는 모두 34개 코스에서 74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데 이 중 9개의 골프장에서 3승 이상을 올리며 44승을 수확했다. 가장 궁합이 맞는 코스는 토레이 파인스, 파이어스톤 남코스, 베이힐 등 3개 골프장으로 각각 7승씩을 거뒀다. 3개의 골프장에서 무려 21승을 집중한 셈이다. 그 다음은 5승씩을 올린 코그 힐과 뮤어필드 빌리지이며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에서만도 4승을 챙겼다. 3승씩을 거둔 골프장은 도랄과 나코스타 워윅힐스 등 3곳이며 페블비치 등 5곳의 골프장에서는 2승씩을 올렸다. '편식'이 심한 편이긴 하나 다른 많은 골프장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림으로써 특정 골프장에도 강하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도 강하다는 평가가 옳은 것 같다.
5. 그 밖의 진기록들-우즈는 4대 메이저대회 중 3개 대회의 최소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97년 마스터스에서 18언더파를 기록한 것을 필두로 2000년에는 브리티시오픈 19언더파, PGA챔피언십 18언더파(밥 메이와 공동)를 각각 기록했으며 2006년 PGA챔피언십에서도 18언더파를 다시 한번 세운 바 있다.
-또한 우즈는 경기 시작 초반 5개홀 최소타 기록도 가지고 있다. 2009년 뷰익오픈에 출전한 우즈는 2라운드에서 10번홀을 출발해 14번홀까지 버디-버디-이글-버디-버디를 잡아내 초반 5개홀에서 6언더를 치는 괴력을 보였다.
-우즈는 2000년 US오픈에서 2위인 어니 엘스에 15타 앞선 기록으로 우승, 이 부문 메이저대회 기록을 세웠다. 일반 대회 최다타수차 우승은 16타다.
-우즈는 모두 7차례에 걸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했다. 2000년과 2002년 US오픈, 2000년 NEC인비테이셔널, 2002년과 2006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 2003년 웨스턴오픈, 2005년 브리티시오픈 등이다.
-연속 경기 예선 통과 기록 역시 우즈의 몫이다. 98년 뷰익오픈 부터 시작된 우즈의 연속 컷오프 통과는 무려 7시즌 후인 2005년 와코비아챔피언십 까지 142경기 동안 계속됐다. 종전 기록은 바이런 넬슨의 113경기 연속 통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