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이란 무엇이며, 그 기능과 역할은, 그리고 이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전략에는 어떤 것 들이 있는지에
관해 체계적으로 접근한 개설서(槪說書)이다.
논의의 대상이 되는 회복탄력성의 사전적 의미는 「원래의 제자리로 돌아가는 힘」이다.
그러나 심리학에는 이를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 또는 시련과 역경을 성숙한 경험으로 바꾸는 능력”으로
심리적 건강성을 반영하는 말(term)로 통용된다. 마음의 잔병치레를 막아주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신비한 실체로,
우리들의 인생 앞에 놓여있는 수많은 장애를 가뿐히 뛰어 넘는 내면의 힘이란 것이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짜여 있다. 제1부는 회복탄력성의 개념적 기초에 대해, 이를 「마음의 근력」과 연결하여 설명하는
것으로 채워졌다. 제2부는 회복탄력성 지수(RQ)에 관해 심도 있게 분석한 다음, 제3부와 제4부에서는 회복탄력성의
주요 구성요소인 「자기조절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에 관해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끝으로 제5부에서는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관해 접근했다. 예컨대 긍정적 태도의 형성과 행복의 기본수준을
높이는 문제, 그리고 자신의 대표강점을 발견하는 문제와 규칙적인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전략적∙처방적 차원에서 논한 것이 그것이다.
전문영역의 저서에 속하는 책이지만, 독자가 큰 부담 없이 너끈히 읽을 수 있음은
김주환 교수의 간결한 필력의 덕일 것이다. 문제의 본질과 현상에 대한 설명이 실증적 증거를
앞세워 이루어질 뿐 아니라 짜임새 있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감 있게 묘사되어 있어
관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가볍게 이 책에 매료될 수 있다. 책 읽는 재미에 빠지게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이 책에 흐르는 주된 논지(論旨)와 함께,
우리들의 기억 속에 차곡차곡 담아야 할만한 글들만 골라 여기에 정리한다. 참고하길 바란다.
1. 최초로 회복탄력성의 개념을 정립한 학자는 에미 워너(E. Werner)다.
그는 ‘삶의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힘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 회복탄력성이라고 정의하고
그 핵심적 요인으로 인간관계(人間關係)를 들고 있어 주목된다.
2.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시련과 역경을 만나 맥없이 무너지고 굴복하는 사람들은
「깨지기 쉬운 사람들」(fragile group)이라고 지칭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실수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되, 결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3. 자기조절 능력, 대인관계 능력, 긍정성 세가지 점수의 총합(總合)이 당신의 회복탄력성의지수다.
이 중에 제일 중요한 요소가 긍정성이다. 긍정성을 강화하면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성을 습관화하면 누구나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
긍정성을 습관화 하는 것은 우리의 뇌를 긍정적인 뇌로 바꾼다는 것이다.
4. 심리학자이면서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다니엘 캐니만(D. Kahneman)에 따르면,
한 인간에게는 경험자아(experiencing self)와 기억자아(remembering self)라는 뚜렷이 구분되는
두 존재가 공존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을 살아 가는데 있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억자아」라고 한다.
그것은 기억자아가 자신의 경험에 대해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텔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5. 습관을 들이는 과정을 우리는 훈련 혹은 연습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지식에는 두 종류가 있다.
배움을 통해 얻어지는 명시적(explicit)지식과 익힘을 통해 얻어지는 암묵적(implicit) 지식이다.
명시적 지식은 머리로 배우는 것이고, 암묵적 지식은 몸으로 익히는 것이다. 명시적 지식은 암기해야 내 것이 되지만,
암묵적 지식은 습관을 들여야 내 것이 된다. 연습과 훈련을 통해 몸으로 체득해야만 하는 것이다.
6. 회복탄력성을 구성하는 첫 번째 요소인 「자기조절능력」이란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하고 그것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자신을 이해하는 힘이며 이 능력은 크게 감정조절능력, 충동통제력 그리고 원인분석력으로 나눌 수 있다.
7. 회복탄력성을 구성하는 두 번째 요소인 「대인관계능력」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는 능력으로 뛰어난
사회성을 반영한다. 이 능력은 소통능력, 공감능력 그리고 자아확장력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여기에서 말하는 자아확장력은 ‘얼마나 자기자신이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가’라고 느끼는 정도에 의해
가름된다. 이렇게 볼 때 자아확장력의 바탕에는 긍정적 정서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8. 산에 오르는데, 정상(頂上)에 오르는 것만이 목적인 사람은 정상에 오르기까지 한 걸음 한 걸음이 고통으로 다가온다.
모든 발걸음이 참아야 할 괴로움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두기는 하되,
내 딛는 발걸음 하나하나를 즐기면, 즉 과정을 즐기면 힘들이지 않고 정상을 향해 갈 수 있다. 인생 자체도 그렇다.
「성공한 사람이 행복하기 보다는 행복한 사람이 성공한 것이다.」
9. 에리히 프롬(E. Fromm)이 「사랑의 기술」에서 누누이 강조하듯이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가 꼭 배우고 키워야 할 능력이며, 또 마틴 세리그만(M. Seligman)이
그의 저서 「진정한 행복」에서 강조하듯이 ‘사랑 받을 수 있는 능력’도 행복과 긍정적 정서를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다.
이처럼 사랑하고 사랑 받을 수 있는 능력이 곧 대인관계능력이며,
이러한 능력을 키워야 사회적 연계성(social connectedness)을 내면화하게 되어 강한 회복탄력성을 지니게 된다.
10. 일상생활에서 원만한 대인관계를 원한다면 우선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방의 말을 밝은 표정으로 잘 들어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에는 말하는 사람의 표정을 그대로 따라 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라.
이를 공감적 경청이라고 한다.
11. 행복의 기준을 높이고 낙관적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자신의 약점보다 먼저 자신의 강점(强點)을 발견하고,
그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보강하고 발휘해야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즐거움과 성취와 보람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자신만의 고유한 강점을 발휘하는 삶을 통해서 우리는 행복의
기본수준(the baseline of happiness)을 끌어올릴 수 있다.
12. 긍정적 정서는 확장된 자아(expanded self)를 유발시킴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
긍정적 정서는 보다 폭넓은 사유와 깊고 풍성한 마음을 갖게 해준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부정적 정서는
심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가져온다. 스스로 불행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더 평가절하하고, 편견에 사로잡혀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게 한다.
13. 일이 즐거움의 대상이 아니라 고통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성취도, 성장도 없다.
자신이 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마지못해 하고 있다면 크게 잘못된 것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고통 없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생각은 틀린 것이다.
오히려 고통 없이 현재를, 지금 이 순간을, 오늘 하루를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야 더 많은 성취를 얻을 수 있다.
현재를, 미래를 위한 투자로만 생각하면 영원히 불행해 진다.